반백半百
백발은 소리 없이 담 넘어 오고 총기는 붙잡아도 문을 나가네 – 뻔히 이리 올 줄 알면서도 복권을 여비 삼아 걸어…
백발은 소리 없이 담 넘어 오고 총기는 붙잡아도 문을 나가네 – 뻔히 이리 올 줄 알면서도 복권을 여비 삼아 걸어…
무심히 꽃이 피나 무심한 꽃이 피나 – 나는 너를 유심히 바라보는데 너는 나를 보기나 하는 것인지 – 봄꽃은 떨어지고 가을꽃은…
병마용갱兵馬俑坑이다. 나름 정연히 줄지어 서 돌아가기 위해 떠나기 위해 유리벽을 향해 저마다 불 켜진 홀笏을 받들고 머리를 조아리고 있다. 허락으로…
버스가 싣고서 가자는데도 싫다고 싫다고 달릴수록 뒤로 내달리누나 – 고향이라고 찾아왔는데 천만산해 떠돌다 이제 왔는데 왜 가야하냐고 내어빼누나 – –…
밭 귀퉁이 풀섶에 나름 다복한 덩굴 순 내고 파 버려진 고구마 낸 순들 여기저기 재식 보내고 울퉁불퉁 근육처럼 연분홍 새살…
창턱에 살짝 걸린 빌딩 사이 느티나무 잎들이 바람에 소곤댄다. – 가야지 너도 가야지 가까이는 가물하고 멀리는 또렷하니 가야지, 처음 있던…
밤늦어 자려니 서늘한 바람이 든다. – 거실 창문을 닫다가 E.T인가 둥글고 큰 얼굴에 목 긴 앉은뱅이가 나무의자에 앉아 있다. –…
아무도 모른다네 우리의 추억 별이 알고 달이 알고 바람이 알고…
가고 가다보면 언젠가는 가지겠지 가고 가서보면 아쉬움도 생기겠지 퐁퐁 샘을 파면 하늘 내려 놀다가고 노루도 멧돼지도 어슬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