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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驥子]~기자[寄資]~기자[企者]~기자[嗜炙]


기자[驥子]  기자는 천리마(千里馬) 새끼라는 뜻으로 남의 훌륭한 자제를 일컫는다. 중국 후위(後魏)의 배선명(裵宣明)의 두 아들인 경란(景鸞)과 경홍(景鴻)이 모두 뛰어난 재주가 있어 경란을 기자(驥子), 경홍을 용문(龍文)이라 이른 데서 유래하였다. 북사(北史) 권38 배연준열전(裴延儁列傳)에 “연준(延儁)의 종형 선명(宣明)은 화주자사(華州刺史)로 혜정(惠政)을 베풀었고, 시호는 간(簡)이다. 선명의 두 아들 경란(景鸞)과 경홍(景鴻)이 남다른 재질을 지녀 하동(河東)에서 경란은 기자(驥子)로 부르고 경홍은 용문(龍文)으로 불렀다.[延俊從父兄宣明, 位華州刺史, 有惠政, 諡曰簡. 二子景鸞・景鴻, 並有逸才, 河東呼景鸞為驥子, 景鴻為龍文.]”라고 하였다. 두보(杜甫)의 둘째 아들인 종무(宗武)도 어렸을 때 기자로 불렸다.

기자[驥子]  기자는 두보(杜甫)의 차자(次子: 둘째아들)인 종무(宗武)의 아명(兒名: 어렸을 때 이름)이다. 두보(杜甫)의 시(詩) 득가서(得家書)에 “웅아는 다행히 아무 탈이 없고, 기자 그녀석이 가장 어여쁘구나.[熊兒幸無恙 驥子最憐渠]”라고 하였다. <杜少陵詩集 卷5>

기자[寄資]  송대(宋代)에 근신(近臣)에게 미리 녹봉을 지급하던 것을 말한다. 사마광(司馬光)이 저술한 왕중정제일차자(王中正第一劄子)에 “근세 이래로 좌우의 신하가 이미 권세에 연연하고 또 녹위(祿位)를 탐한 나머지, 암암리에 품계의 순서를 만들어 미리 봉급을 지급하면서, 이를 기자(寄資)로 명목을 붙여 외부의 사람을 기만하고 있으니, 이것이 어찌 조종(祖宗)의 뜻이겠습니까?[近歲以來, 左右之臣既戀權勢, 又貪祿位, 遂求闇理資序, 豫支俸給, 名曰寄資, 以欺誑外人, 此豈祖宗之意邪?]”라고 하였다.

기자[企者]  노자(老子) 도덕경(道德經) 제24장에 “까지발로 서는 자는 오래 서있지 못하고, 겅중겅중 걷는 자는 멀리 걸어가지 못한다.[企者不立, 跨者不行.]”라고 하였다. 하상공본(河上公本)은 ‘跂者(기자)’로 되어 있고, 백서본(帛書本)은 ‘吹者(취자)’로 되어 있다. 백서본(帛書本)의 경우 ‘吹(취)’는 두 가지 해석이 있는데, 하나는 고대 도인술(導引術)의 한 가지 동작으로 보는 견해와 다른 하나는 ‘吹噓(취허: 과장하다)’의 뜻으로 보는 견해이다.

기자[嗜炙]  구운 고기를 즐김. 맹자(孟子) 고자편(告子篇)에서 맹자(孟子)가 고자(告子)의 의외(義外)설을 반박할 때 사용한 비유이다. 고자가 “나의 아우는 사랑하고 진나라 사람의 아우는 사랑하지 않는다. 이는 ‘나’를 기쁨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기 때문에 안이라고 말한다. 초나라 사람의 어른을 어른으로 대접하고, 또한 우리의 어른을 어른으로 대접한다. 이는 ‘어른’을 기쁨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기 때문에 밖이라고 말한다.[吾弟則愛之, 秦人之弟則不愛也. 是以我爲悅者也, 故謂之內. 長楚人之長, 亦長吾之長. 是以長爲悅者也, 故謂之外也.]”는 이론을 주장하니, 이에 대하여 맹자는 “진(秦) 나라 사람이 만든 불고기[炙]를 즐기는 것이나 내가 만든 불고기를 즐기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대의 이론대로 하면 같은 불고기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불고기를 즐김[嗜炙]도 밖에서 결정되는 것인가?[嗜秦人之炙, 無以異於嗜吾炙. 夫物則亦有然者也. 然則嗜炙亦有外歟?]”고 반문하였다. 기자(嗜炙)는 음식의 욕망이다. 불고기[炙]는 밖에 있는 것이지만 그것을 즐기[嗜]는 것은 안에 있는 음식 욕망 때문이다. 고자는 “식색은 천성이다.[食色性也]”고 하였으니, 즐김[嗜]이 안에 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게 된다. 그렇다면 나이 먹은 것[長]은 비록 밖에 있는 사실이지만, 어른 대접하는 것[長之]은 내 마음으로 하는 것이요 반드시 바깥 사실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의(義)도 안에 있는 것이요, 밖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이것이 맹자의 의내(義內)설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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