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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발소, 염색


“막내도 머리가 허옇구나.”

“채희 할아버지다.”

늙은 엄니, 어린 딸의 마음으로 염색을 했다.

그렇게 세월 지나 미간에 골만 깊고

“짧게 깎아 주시고, 염색은 하지 마시구요.”

세월가는 대로 늙어가는 대로 살자.

검은 머리 이마에 골 파지 말고, 흰머리에 웃으며 살자.

많이 컸구나. 아들도,

의자 팔걸이에 판자 깔고 앉더니, 그냥 의젓이 앉아 깎고 있구나.

머리 감고 나니 옆머리가 허옇다.

나이만큼 살아가자. 늙는 대로 살아가자. 검은 머리 말고 웃는 것이다.

이발사만큼 늙은 이발소 네온이 뱅글뱅글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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