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和答元明黔南贈別화답원명검남증별 / 형님이 이별하며 준 시에 답하다 / 黃庭堅황정견


萬里相看忘逆旅[만리상간망역려]   만 리 먼 길 서로 보며 여정 힘듦 잊었는데

三聲淸淚落離觴[삼성청루낙리상]   원숭이 울어 이별 잔에 맑은 눈물 떨어지네

朝雲往日攀天夢[조운왕일반천몽]   아침구름처럼 하늘에 오르려던 지난날의 꿈

夜雨何時對榻涼[야우하시대탑량]   어느 밤비 내리는 때 침상 마주하고 식힐까

急雪脊令相併影[급설척령상병영]   급하게 퍼붓는 눈에 척령 그림자 아우러지고

驚風鴻雁不成行[경풍홍안불성행]   바람에 놀란 기러기는 행렬을 이루지 못하네

歸舟天際常回首[귀주천제상회수]   돌아가는 수평선 배에서 돌아보고 계셨겠죠

從此頻書慰斷腸[종차빈서위단장]   이제는 잦은 편지로나 슬픔을 달래야겠네요

<和答元明黔南贈別화답원명검남증별 / 원명 형님이 검남에서 이별하며 준 시에 화답하다 / 黃庭堅황정견>


  • 황정견[黃庭堅]  북송(北宋)의 시인이자 사인(詞人)이며 화가이고 서법가(書法家)로, 자(字)는 노직(魯直)이고 호(號)는 산곡(山谷)이다. 만년에는 부옹(涪翁)이란 호를 쓰기도 했다. 홍주(洪州) 분녕(分寧: 지금의 강서성江西省 구강九江 수수현修水縣) 사람이다. 소식(蘇軾)에게 배워 장뢰(張耒), 조보지(晁補之), 진관(秦觀)과 함께 소문사학사(蘇門四學士)로 불리고, 소식(蘇軾)과 병칭하여 소황(蘇黃)으로도 불렸다. 그의 시는 고전주의적인 작풍을 지녔으며, 학식에 의한 전고(典故)와 수련을 거듭한 조사(措辭)를 특색으로 하며, 강서시파(江西詩派)를 열었다. 서법가로서도 이름이 높아 소식(蘇軾), 미불(米芾), 채양(蔡襄)과 함께 북송(北宋) 4대가(四大家)의 한 사람으로 일컬어진다. 글씨는 단정하지만 일종의 억양(抑揚)을 지녔으며, 활력있는 행초서(行草書)에 뛰어났다. 지극한 효성으로 부모를 공양하여 이십사효(二十四孝) 중 한 사람으로도 꼽힌다. 강서시파(江西詩派)의 문을 열었다. 불교를 독실하게 신봉했고 차를 좋아하여 20년 넘게 술 대신 차를 마셨다. 홍주쌍정차(洪州雙井茶)는 황정견의 추천으로 높은 이름을 얻어 결국에는 황실에 진상되는 명품이 되었다고 전한다. 정치적으로는 송 영종(宋英宗) 치평(治平) 4년(1067)에 진사(進士)에 급제한 후 국자감 교수(國子監敎授)를 거쳐 각지의 지방관리를 역임하였다. 1086년에 비로소 중앙관직에 취임, 교서랑(校書郞)이 되어 국사편찬(國史編纂)에 종사하였다. 1095년 왕안석(王安石)의 신법당(新法黨)이 부활되자 구법당(舊法黨)인 그는 신법을 비난하였다는 죄목으로 검주(黔州: 사천성四川省 팽수현彭水縣)에 유배되었다. 1100년에 사면 복직되었으나, 1102년에 다시 무고를 당하고 의주(宜州: 광서성廣西省 의산현宜山縣)에 유배되어, 그 곳에서 병사하였다. 저작으로는 예장황선생문집(豫章黃先生文集), 산곡금취외편(山谷琴趣外篇)을 남겼다.
  • 원명[元明]  황대림(黃大臨). 황정견(黃庭堅)의 장형(長兄) 황대림(黃大臨)의 자(字)가 원명(元明)이다. 형제는 서로 수족처럼 정이 깊었다 한다.
  • 검남[黔南]  귀주성(貴州省)의 별칭이다. 귀주(貴州)의 옛 이름이 검(黔)이었다. 황정견(黃庭堅)이 오랫동안 검주(黔州)에 안치(安置)되어 있었다.
  • 증별[贈別]  작별의 정을 담은 시나 노래를 지어 주고 헤어짐. 떠나는 사람에게 정표(情表)로 시나 노래 따위를 지어 주면서 작별함. 헤어질 때 서로에게 물품이나 시문 등을 주는 것을 가리킨다.
  • 이별[離別]  서로 오랫동안 만나지 못하고 떨어져 있거나 헤어짐. 서로 갈리어 떨어짐.
  • 작별[作別]  서로 인사를 나누고 헤어짐. 또는 그 인사.
  • 상간[相看]  서로 보다. 주시하다. 대하다. 대우하다. …(으)로 보다. 직접 보다. 맞선 보다.
  • 역려[逆旅]  여점(旅店). 객사(客舍). 여관(旅館). 오랫동안 객지에 머물다. 하룻밤 묵고 가는 여관방처럼 인생의 덧없음을 이른다. 이백(李白)의 시 춘야연도리원서(春夜宴桃李園序)에 “천지는 만물의 여관이요, 광음은 백대의 길손이다.[夫天地者 萬物之逆旅 光陰者 百代之過客]”라고 하였다.
  • 삼성[三聲]  군호(軍號)를 말한다. 옛날에 군중(軍中)에서 소리로 명령을 전하던 고(鼓), 가(笳), 탁(鐸). 즉 북, 피리, 목탁(또는 요령)을 이른다.
  • 삼성[三聲]  세속에 전하는 이른바 인가(人家)에 있어야 할 세 가지 소리로서 글 읽는 소리, 베 짜는 소리, 아기 우는 소리를 가리킨다.
  • 삼성[三聲]  원숭이 울음소리를 이른다. 고악부(古樂府) 파동삼협가(巴東三峽歌)에 “파동의 삼협 중에 무협이 가장 긴데, 원숭이 울음 세 마디에 눈물이 옷깃을 적시네.[巴東三峽巫峽長 猿鳴三聲淚沾裳]”라고 하였다. 수경주(水經注)에도 보인다. 또, 두보(杜甫)의 시 추흥(秋興) 8수 가운데 둘째 수에 “잔나비 울음소리 세 번에 참으로 눈물을 흘리고, 사명을 받들어 팔월의 뗏목을 타지는 못하였네.[聽猿實下三聲淚 奉使虛隨八月槎]”라고 하였다. 무협(巫峽)은 장강삼협(長江三峽) 중의 하나로, 지금의 사천성(四川省) 무산현(巫山縣) 동쪽에 있다. 삼협(三峽)은 구당협(瞿塘峽), 무협(巫峽), 서릉협(西陵峽)을 이른다. 수경주(水經注)에서는 삼협을 광계협(廣溪峽), 무협(巫峽), 서릉협(西陵峽)으로 기록하고 있다.
  • 이상[離觴]  이별의 술잔. 헤어질 때 마시는 술을 가리킨다. 이함용(李咸用)의 시 송별(送別)에 “헤어지는 그 속을 말로 다할 수 없고, 술잔에 담긴 뜻도 말로 하기 어렵네.[別意說難盡 離杯深莫辭]”라고 하였다.
  • 조운[朝雲]  전국 시대 초 회왕(楚懷王)이 일찍이 고당(高唐)에서 낮잠을 자는데, 꿈에 한 여인이 나타나 말하기를 “첩은 무산의 여자로서 고당의 나그네가 되었습니다. 임금께서 고당을 유람하신다는 소문을 듣고 왔으니, 침석을 받들게 해주소서.[妾巫山之女也, 爲高唐之客. 聞君遊高唐, 願薦枕席.]”라고 하였다. 이에 그와 같이 하룻밤을 잤더니, 이튿날 아침에 그 여인이 떠나면서 말하기를 “첩은 무산의 양지쪽 높은 구릉의 험준한 곳에 사는데, 매일 아침이면 아침 구름이 되고 저녁이면 내리는 비가 되어 아침마다 저녁마다 양대 아래에 있습니다.[妾在巫山之陽, 高丘之岨, 旦爲朝雲, 暮爲行雨, 朝朝暮暮, 陽臺之下.]”라고 하였다는 고사가 전하는데, 여기에서 온 말이다. <文選 卷19 情 高唐賦>
  • 조운[朝雲]  초양왕(楚襄王)이 송옥(宋玉)과 함께 운몽지포(雲夢之浦)에서 노닐 때, 고당(高唐)의 경관을 보았다. 그런데 구름의 모습이 매우 독특하여 곧게 올라갔다가 순식간에 모습을 바꾸는 등 변화가 무궁했다. 왕이 물었다. “무슨 기운이 이러한가?” 송옥이 답했다. “조운(朝雲)이라 부릅니다.” 왕이 다시 물었다. “어째서 조운이라 하는가?” 송옥이 말했다. “옛날에 선왕께서 고당을 유람하셨는데 피곤하여 대낮에 잠이 드셨습니다. 그런데 꿈 속에서 한 여인이 말했습니다. ‘저는 무산의 여인입니다. 듣자니 임금께서 고당에 유람을 오셨다니 원컨대 이곳에서 주무시도록 하십시오.’ 왕이 다행으로 여겼는데. 여인이 떠나면서 말했습니다. ‘다음부터는 날마다 아침에는 구름으로 저녁에는 비로 오겠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그 말과 같았고, 이에 왕께서 사당을 세우고 조운朝雲이라 부르게 했습니다.”라고 하였다. <昭明文選 高唐賦>
  • 왕일[往日]  지난 날
  • 반천[攀天]  하늘을 더위잡다. 하늘을 잡고 오르다. 자기보다 지위가 높은 사람과 친분 관계를 맺다.
  • 야우[夜雨]  당(唐) 나라 이상은(李商隱)이 촉(蜀) 땅에서 지은 시 야우기북(夜雨寄北)에 “돌아갈 날 묻는다만 기약을 할 수 있나, 파산의 밤비 소리 가을 못에 넘쳐나네. 언제쯤 창문 아래 등불을 켜고 함께 앉아, 파산의 밤비 얘기 나누어 볼꼬.[君問歸期未有期 巴山夜雨漲秋池 何當共剪西窓燭 卻話巴山夜雨時]”라는 표현이 있다. 또, 소식(蘇軾)이 동생 소철(蘇轍)과 헤어지고 나서 그에게 부친 ‘신축십일월십구일……(辛丑十一月十九日……)’ 시에 “찬 등불 아래 마주하고 떠올린 옛날의 일, 밤비 내리는 어느 때에 소슬한 소리 들어볼까.[寒燈相對記疇昔 夜雨何時聽蕭瑟]”라고 나오는데 “일찍이 야우대상(夜雨對牀)의 얘기를 했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嘗有夜雨對牀之言 故云爾]”라는 자주(自註)가 붙어 있다. <蘇東坡詩集 卷3> 야우대상은 당(唐)나라 위응물(韋應物)의 시전진원상(示全眞元常)에 나오는 “어찌 알았으랴 비바람 몰아치는 밤에, 다시 여기서 침상 마주하고 잘 줄을.[寧知風雨夜 復此對牀眠]”이라는 구절을 말한다.
  • 척령[鶺鴒]  척령(脊令)과 같은 말로, 할미새를 가리는데 형제간의 우애(友愛)를 뜻한다. 할미새는 걸어다닐 때에 항상 꽁지를 위아래로 흔들어 화급한 일을 고하는 것 같으므로, 이는 형세가 급난한 때를 당해서 서로 돕는 비유로 쓰인다. 시경(詩經) 상체(常棣)의 시경(詩經) 소아(小雅) 상체(常棣)에 “상체의 꽃이여, 악연히 빛나지 않는가. 무릇 지금 사람들은, 형제만 한 이가 없느니라. 사상의 두려운 일에, 형제간이 매우 걱정하며, 언덕과 습지에 시신이 쌓였을 때, 형제간이 찾느니라. 할미새가 언덕에 있으니, 형제가 급난을 당하였도다. 매양 좋은 벗이 있으나, 길이 탄식할 뿐이니라.[常棣之華, 鄂不韡韡? 凡今之人, 莫如兄弟. 死喪之威, 兄弟孔懷, 原隰裒矣, 兄弟求矣. 鶺鴒在原, 兄弟急難. 每有良朋, 況也永歎.]”라고 하였는데, 그 전(箋)에 “척령은 수조(水鳥)로서 원(原)에 있으니 그 있을 곳을 잃어버려서 날고 울고 그 동무를 찾는 것이 형제가 어려운 일을 당하여 도움을 구하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 아무리 급난한 때를 당하더라도 형제만이 서로 도울 수 있는 것이고, 아무리 좋은 친구라 하더라도 친구는 탄식만 할 뿐 도와줄 수는 없음을 의미한다. 隻令(척령)으로도 쓴다. 두보(杜甫)의 시 사제관부남전취처자도강릉희기(舍弟觀赴藍田取妻子到江陵喜寄)에 “기러기의 그림자는 협곡 안에 연하였고, 할미새는 급히 날아 백사장에 이르렀네.[鴻雁影來連峽內, 鶺鴒飛急到沙頭.]”라고 하였다. <杜少陵詩集 卷21>
  • 홍안[鴻雁]  기러기. 큰 것이 홍(鴻), 작은 것이 안(雁)이다. 형제를 비유하는 말이다. 예기(禮記) 왕제(王制)에 “길에서 남자는 오른쪽으로 걷고, 여자는 왼쪽으로 걸으며, 수레는 가운데로 간다. 아버지 연치인 사람은 뒤에서 따라가고, 형의 연치인 사람은 옆에서 기러기가 날듯이 조금 뒤처져 따라가며, 친구와 동행할 때는 앞뒤를 다투지 않는다.[道路: 男子由右, 婦人有左, 車從中央. 父之齒隨行, 兄之齒雁行, 朋友不相踰.]”라고 하여, 형제간을 기러기의 서열(序列)에 비유하였다. 진호(陳浩)는 안행(雁行)에 대해 “안행이란 함께 가면서 조금 뒤에 서는 것이다.[雁行并行而稍後也]”라고 하였다. 이후 홍안행(鴻雁行)이 형제를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참고로 두보(杜甫)의 시 견흥(遣興)에 “내가 오늘 밤중까지 근심하는 건, 아우들이 모두 다른 지방에 있어서인데. 고개 들어 구름 속 기러기 떼 바라보자니, 새들도 형제가 있어 함께 다니네.[我今日夜憂 諸弟各異方 仰看雲中雁 禽鳥亦有行]”라고 하였다. 또, 홍안(鴻雁)은 서찰을 전하는 전고로 사용되기도 한다.
  • 천제[天際]  하늘의 끝. 눈으로 볼 수 있는 하늘과 땅이 맞닿은 곳을 가리킨다. 사조(謝朓)의 시 지선성출신림포향판교(之宣城出新林浦向板橋)에서 “하늘가에 배 한 척 보일락 말락, 구름 속에 강가 나무도 보일락 말락.[天際識歸舟 雲中辨江樹]”이라 하였다.
  • 빈서[頻書]  빈번하게 자주 서찰을 주고받아 소식이 끊이지 않는 것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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