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贈峻上人二十首[其二]증준상인20수2 / 송화가루 산허리에 / 金時習김시습

翩翩一錫響空飛[편편일석향공비]   펄펄 석장 하나 허공 울리며 나는데

五月松花滿翠微[오월송화만취미]   오월 송화 가루 산허리에 가득하네

盡日鉢擎千戶飯[진일발경천호반]   종일 바리때 들고 천 집의 밥을 얻고

多年衲乞幾人衣[다년납걸기인의]   여러 해 얻어 기워 몇 사람의 옷인가

心同流水自淸淨[심동류수자청정]   마음은 흐르는 물 저절로 청정하고

身與片雲無是非[신여편운무시비]   몸은 조각구름이라 시시비비 없다네

踏遍江山雙眼碧[답편강산쌍안벽]   강산 두루 밟고 다녀 두 눈이 푸르게

優曇花發及時歸[우담화발급시귀]   우담화 피었을 적에 때맞춰 돌아왔네

<贈峻上人二十首[其二]증준상인202 / 준상인에게 주다 / 金時習김시습>

※  매월당집(梅月堂集)에 실려 있다. 속동문선(續東文選)에는 무제삼수(無題三首) 중 한 수(首)로 소개되어 있다.


  • 김시습[金時習]  조선 세종(世宗)에서 성종(成宗) 때의 학자이자 문인. 본관은 강릉(江陵). 자는 열경(悅卿). 호는 매월당(梅月堂), 동봉(東峯), 청한자(淸寒子), 벽산(碧山) 등을 썼다. 법호는 설잠(雪岑)이고 시호는 청간(淸簡)이다. 생육신(生六臣)의 한 사람으로 주기론적(主氣論的) 입장에서 불교와 도교를 비판, 흡수하여 자신의 철학을 완성시켰다. 한양의 성균관 부근에서 태어났으며 어려서부터 신동으로 이름이 높았다. 세 살 때 맷돌에 보리를 가는 것을 보고 “비도 안 오는데 천둥소리 울리고, 노란 구름 여기저기 사방으로 흩어지네.[無雨雷聲何處動 黃雲片片四方分]”라고 시를 읊어 신동으로 이름을 날렸고, 다섯 살 때 궁으로 들어가 세종을 알현하였다. 열다섯 살 때 모친을 잃고 외가에 의탁하였으나 3년 뒤 외숙모마저 세상을 뜨자 다시 상경했을 때는 부친도 중병을 앓고 있었다. 연속되는 가정의 불우 속에서도 결혼을 하고 공부를 하던 중, 수양대군이 단종을 몰아내고 왕위에 올랐다는 소문을 듣고 읽던 책을 불태워버리고 출가하여 승려가 되었고, 이후 십 년 가까이 전국을 유랑하였다. 여러 차례 세조의 부름을 받고도 응하지 않고 금오산실(金鰲山室)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소설 금오신화(金鰲新話)를 썼다. 상경하여 잠시 성동에 살기도 하였으나 다시 서울을 떠나 방랑하다가 충남 부여의 무량사(無量寺)에서 세상을 떴다. 일생 절개를 지키며 유불(儒佛)을 포섭한 사상과 뛰어난 문장으로 일세를 풍미하였다. 정조 때 이조판서에 추증되었고 영월에 있는 육신사(六臣祠)에 배향되었다.
  • 편편[翩翩]  동작이 경쾌한 모양. 새가 가볍고 날렵하게 나는 모습. 가볍게 나부끼거나 훨훨 나는 모양. 풍채가 풍류(風流)스럽고 좋은 모양. 건축물이 번듯하고 웅장하고 화려한 모양. 거들거리는 기색이 있는 모양. 경솔한 행동. 펄펄 날다. 훨훨 날다. 나풀나풀 날다.
  • 석장[錫杖]  승려가 짚고 다니는 지팡이로 선장(禪杖)이라고도 한다. 막대에 육환(六環)의 금석(金錫)이 달려 있기 때문에 석장(錫杖)이라 칭하였다. 석장을 날린다[飛錫]는 것은 곧 옛날 고승(高僧) 은봉(隱峰)이 오대산(五臺山)을 유람하고 회서(淮西)로 나가서는 석장을 던져 공중으로 날아서 갔다는 고사에서 온 말로, 전하여 승려들이 사방으로 행각(行脚)하는 것을 이른다. 또, 진(晉) 나라 손작(孫綽)의 유천태산부(游天台山賦)에 “진정한 도인은 석장을 날려 허공을 밟고 다닌다.[應眞飛錫以躡虛]”라는 말이 있다.
  • 석장[錫杖]  승려가 짚고 다니는 지팡이를 이른다. 밑 부분은 상아나 뿔로, 가운데 부분은 나무로 만들며, 윗부분은 주석으로 만든다. 탑 모양인 윗부분에는 큰 고리가 있고 그 고리에 작은 고리를 여러 개 달아 소리가 나게 되어 있다. 보살이 두타행(頭陀行)을 닦을 때, 또는 길을 갈 때 독사나 독충 따위를 쫓거나 걸식할 때 소리를 내서 그 뜻을 알리거나 노인을 만나면 부축하는 데에 썼다.
  • 비석[飛錫]  양 무제(梁武帝) 때에 보지법사(寶誌法師)와 백학도인(白鶴道人)이 서로 서주(徐州)의 잠산(潛山)에서 제일 절승한 산록(山麓)을 점령하려 하므로, 무제가 그들로 하여금 각기 물건으로 그 땅에 표지(標識)를 하는 자에게 주겠다 하였다. 도인의 학이 날아와서 장차 산록에 이르려고 하는데 문득 공중에서 석장(錫杖) 나는 소리가 나더니 그 땅에 먼저 꽂혔다.
  • 비석[飛錫]  석장을 날리다. 나공원(羅公遠)은 당나라 도사(道士)로, 악주(鄂州) 사람이다. 나공원이 중추절에 계수나무 석장을 공중에 던져 은빛 다리를 만들어, 현종과 함께 이 다리를 타고 월궁(月宮)에 올라 선녀들의 춤을 구경하고 예상우의곡(霓裳羽衣曲)을 들었다. 음율에 밝은 현종이 이 곡조를 몰래 기억하였다가 뒤에 예상우의곡을 지었다고 한다. <說郛> <古今事文類聚 前集 卷11 銀橋升月宮>
  • 취미[翠微]  산기슭. 산의 중턱. 산의 중허리. 먼 산에 엷게 낀 푸른 빛깔의 기운. 산기운이 푸르러서 아롱아롱하게 보이는 빛. 청록(靑綠)빛의 산색(山色). 청산(靑山). 먼 산에 아른아른 보이는 엷은 푸른 빚. 산 중턱의 옥빛처럼 푸른 산기(山氣). 이백(李白)의 시 증추포유소부(贈秋浦柳少府)에 “흰구름 바라보며 붓 휘두르고, 발 걷어 푸른 산 빛 마주 대하네.[搖筆望白雲 開簾當翠微]”라고 하였다.
  • 납의[衲衣]  승복(僧服). 승려(僧侶)가 입는 검은색의 법의(法衣). 납(衲)은 기웠다는 뜻으로 세상 사람들이 내버린 여러 가지 낡은 헝겊을 모아 누덕누덕 기워 만든 옷이라는 뜻이다.
  • 안벽[眼碧]  눈동자가 파랗다는 것은 본디 서역(西域) 출신의 고승(高僧)인 달마대사(達磨大師)를 벽안호승(碧眼胡僧)이라 일컬었던 데서 온 말로, 전하여 승려를 가리키고, 또 불경(佛經)에 “여래의 눈동자는 감청색 같은 빛이 난다.[如來瞳子如紺靑色]”라고 하였다.
  • 우담화[優曇花]  불교에서 말하는 인도의 상서로운 꽃 우담발라(優曇跋羅)의 준말이다. 꽃이 꽃턱[花托] 속에 숨어 있다가 한번 피고 나면 곧바로 오므라들어서 사람들이 쉽게 볼 수 없기 때문에 무화과(無花果) 꽃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불교 전설에 의하면, 이 꽃은 3천 년에 한 번 피는데, 그때 전륜성왕(轉輪聖王)이 이 세상에 나오거나 부처가 출현하여 설법을 한다고 한다. 세상에 흔히 나지 않는 것을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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