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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詩二十七首고시27수[01] / 종잡을 수 없는 삶 / 丁若鏞정약용


安坐十年前[안좌십년전]   편안히 앉아 살던 십년 전에는

商量十年事[상량십년사]   십년간 할 일 미리 생각하고

行藏與道揆[행장여도규]   행장의 도리를 헤아려 따라

田園整位置[전원정위치]   전원에 정연히 자리 잡았지

鑿鑿有條理[착착유조리]   하는 일 모두 조리에 맞아

中宵欣不寐[중소흔불매]   밤에도 기뻐 잠 못 들었는데

今年一計誤[금년일계오]   올해에 계획 하나 어그러지고

明年一事値[명년일사치]   이듬해 한가지 일 당하고 보니

變幻如浮雲[변환여부운]   종잡을 수 없는 변화 뜬구름 같아

神怪出不意[신괴출불의]   괴이한 일 뜻밖에 튀어나오네

拙棋對高手[졸기대고수]   하수 바둑 고수를 상대하자니

安能測詭祕[안능측궤비]   비밀한 속임수 어찌 가늠하랴

恍忽未暇應[황홀미가응]   넋이 빠져 응수할 겨를이 없고

瞢騰似沈醉[몽등사침취]   멍하니 술에 흠뻑 취한 것 같아

自古賢達人[자고현달인]   예로부터 현명하고 통달한 이도

以玆逢顚躓[이자봉전지]   이런 일을 당하여 다 거꾸러졌지

<古詩二十七首고시27[01] / 종잡을 수 없는 삶 / 丁若鏞정약용 : 茶山詩文集다산시문집>


  • 정약용[丁若鏞]  조선 후기의 실학자(實學者). 자는 미용(美鏞). 호는 다산(茶山)・사암(俟菴)・여유당(與猶堂)・채산(菜山). 근기(近畿) 남인 가문 출신으로, 정조(正祖) 연간에 문신으로 사환(仕宦)했으나, 청년기에 접했던 서학(西學)으로 인해 장기간 유배생활을 하였다. 그는 이 유배기간 동안 자신의 학문을 더욱 연마해 육경사서(六經四書)에 대한 연구를 비롯해 일표이서(一表二書: 經世遺表경세유표・牧民心書목민심서・欽欽新書흠흠신서) 등 모두 500여 권에 이르는 방대한 저술을 남겼고, 이 저술을 통해서 조선 후기 실학사상을 집대성한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 안좌[安坐]  편안히 앉다. 다른 사람에 빌붙어 먹고살다[安坐而食]. 정좌(靜坐)하다. 부처를 법당(法堂)에 모심.
  • 상량[商量]  헤아려 잘 생각함. 상의하다. 의논하다. 흥정하다. 헤아린다는 것은 마치 서로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말한다. 두보(杜甫)의 강반독보심화칠절구(江畔獨步尋花七絶句)에 “죽고 싶도록 꽃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꽃이 다하면 늙음이 재촉해 올까 염려해서라네. 번성한 가지는 쉽게 어지러이 떨어지고, 부드러운 꽃부리는 헤아려 세세히 피누나.[不是愛花卽欲死 只恐花盡老相催 繁枝容易紛紛落 嫩蘂商量細細開]”라고 하였다.
  • 행장[行藏]  군자가 세상에 나가 도(道)를 행함과 물러나서 도(道)를 간직함을 뜻한다. 행장은 용사행장(用舍行藏)의 준말이다. 자신의 도를 펼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거취를 결정하여 조정에 나아가기도 하고 은퇴하기도 하는 것을 말한다. 논어(論語) 술이(述而)에, 공자가 안연(顔淵)에게 “쓰이면 나아가 도를 행하고, 버림을 받으면 물러가 숨는 일을 오직 나와 너만이 할 수 있다.[用之則行, 舍之則藏, 惟我與爾有是夫.]”라고 한 구절에서 나온 것으로, 출처(出處)나 행지(行止)를 가리킨다. 즉 진퇴(進退)를 말한다.
  • 행장[行藏]  용행사장(用行舍藏)의 준말로 처신(處身), 출처(出處)와 같은 의미이다. 자신의 도를 펼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거취를 결정하여 조정에 나아가기도 하고 은거하기도 하는 것을 말한다. 논어(論語) 술이(述而)에 공자(孔子)가 안연(顔淵)에게 “써 주면 도(道)를 행하고 써 주지 않으면 은둔하는 것을 오직 나와 너만이 이것을 지니고 있을 뿐이다.[用之則行, 舍之則藏, 惟我與爾有是夫.]”라고 말한 구절에서 유래한 것이다.
  • 도규[道揆]  도규(道揆)는 의리로써 사물을 헤아려 그 마땅한 것을 제정하는 것이다.
  • 위치[位置]  사물이 일정한 곳에 자리를 차지함. 자리나 처소. 장소. 사회적인 신분. 지위. 사람이나 물건이 자리잡고 있는 곳.
  • 착착[鑿鑿]  차근차근 조리가 있는 모양. 확실하다. 명확하다. 선명하다. 말이나 일이 조리에 맞아 분명하다.
  • 조리[條理]  말이나 글 또는 일이나 행동 따위가 앞뒤가 들어맞고 체계가 서는 갈피. 일을 하여 가는 도리(道理). 일의 경로(經路) 또는 가닥. 두서(頭緖). 생활·작업 따위의 질서. 법률 또는 계약의 내용을 결정함에 있어서 그 표준이 되며 또한 재판의 준거가 되는 사회생활의 도리.
  • 변환[變幻]  변환하다. 종잡을 수 없다. 별안간 나타났다 없어졌다 하여 생각으로 미루어서는 알 수 없는 변화(變化). 종잡을 수 없이 빠른 변화(變化).
  • 신괴[神怪]  신선(神仙)과 요괴(妖怪). 신비(神祕·神秘)하고 괴상(怪常)함. 기괴하다. 황당무계한 일. 불가사의하다.
  • 불의[不意]  미처 생각하지 못한 뜻밖의 일이나 상황. 뜻밖에. 상상외에.
  • 궤비[詭秘]  은밀하여 내막을 알기 어려움. 몰래 속이다. 몰래 숨기다.
  • 몽등[瞢騰]  멍하게 있는 모양. 정신이 흐릿한 모양. 반쯤 취한 모양.
  • 침취[沈醉]  술이 몹시 취(醉)함. 술에 잔뜩 취함. 술에 몹시 취하다. 대취(大醉)하다. 도취하다. 심취하다. 휩싸이다.
  • 현달[賢達]  현명하고 사리에 통달한 사람. 재능·덕행·성망(聲望)을 겸비한 사람. 현명하고 사물의 이치에 통하여 있음. 또는 그런 사람.
  •  전지[顚躓]  거꾸러지다. 엎드러지고 미끄러짐. 고꾸라져 넘어지다. 비틀비틀 걷다. 곤란하다. 궁하다. 좌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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