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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 천상병千祥炳


점심을 얻어먹고 배부른 내가

배고팠던 나에게 편지를 쓴다.

옛날에도 더러 있었던 일

그다지 섭섭하진 않겠지?

때론 호사로운 적도 없지 않았다.

그걸 잊지 말아주길 바란다.

내일을 믿다가

이십년!

배부른 내가

그걸 잊을까 걱정이 되어서

나는

자네한테 편지를 쓴다네.

<천상병千祥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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