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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내지 않고 살아본 후에야 드러남의 고달픔을 안다 <채근담>


낮은 곳에서 살아본 뒤에야

높은 곳에 오름이 위태함을 알게 되고

드러나지 않는 곳에 살아본 뒤에야

밝은 곳으로 나감이 고달픔을 알 것이며

고요하게 살아본 뒤에야

움직이기 좋아함이 수고로움을 알게 되고

조용하게 살아본 후에야

말 많음이 시끄러움을 알게 된다.


居卑而後知登高之爲危,  處晦而後知向明之太露.
거비이후지등고지위위,  처회이후지향명지태로.
守靜而後知好動之過勞,  養默而後知多言之爲躁.
수정이후지호동지과로,  양묵이후지다언지위조.

<菜根譚채근담/明刻本명각본(萬曆本만력본)/前集전집>


  • 거비[居卑]  낮은 데 거함. 맹자(孟子) 만장 하(萬章下)에 “높은 자리를 사양하고 낮은 자리에 처하며 부를 사양하고 가난한 데 처하려면 어떤 자리가 마땅한가? 포관과 격탁이 좋다.[辭尊居卑, 辭富居貧, 惡乎宜乎? 抱關擊柝.]”라고 하였다. 포관격탁(抱關擊柝)은 관문을 지키고 딱따기를 치며 순찰을 도는 낮은 관리를 가리키는 말로, 벼슬에 욕심이 없는 현자(賢者)가 부모를 봉양하기 위해 부득이 벼슬을 할 경우 맡을 수 있는 낮은 직책을 의미한다.
  • 처회[處晦]  어두운 곳에 거함. 자신을 드러내지 않음. 소식(蘇軾)의 조사부정주론사장(朝辭赴定州論事狀)에 “옛날 성인(聖人)들은 장차 큰 일을 하려고 하면 반드시 어두운 곳에 처하여 밝은 곳을 관찰하고 고요한 곳에 처하여 동(動)하는 것을 살펴보았으니, 이렇게 하면 만물의 실정이 다 앞에 드러납니다.[古之聖人, 將有為也, 必先處晦而觀明(光), 處靜而觀動, 則萬物之情, 畢陳於前.]”라고 하였다.
  • 태로[太露]  까발려짐. 지나치게 드러남.
  • 수정[守靜]  청정함을 지킴. 수정(守靜)은 청정(淸靜)하게 살며 세상에 욕심이 없는 것이다. 노자(老子) 도덕경(道德經) 제16장에 “텅 빔의 극치에 이르고 고요함을 돈독하게 지켜라.[致虛極, 守靜篤.]”라고 하였다.
  • 양묵[養默]  침묵을 지킴. 침묵을 수양함.

【譯文】  居安思危,  處亂思治.
處於卑微然後知道攀登高處的行爲危險,  處在晦暗然後知道面向光明的狀態明顯  ;  執守淸靜然後知道喜好活動的過於辛勞,  養晦沉默然後知道多言多語的行爲躁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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