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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遣자견 / 스스로 시름을 달래다 / 羅隱나은


得即高歌失即休[득즉고가실즉휴]   득의하면 노래하고 실의하면 쉬면서

多愁多恨亦悠悠[다수다한역유유]   근심 많고 한 많아도 느긋하게 살리라

今朝有酒今朝醉[금조유주금조취]   오늘 아침 술 있으면 오늘 아침 취하고

明日愁來明日愁[명일수래명일수]   내일 당할 근심일랑 내일 근심하리라

<自遣자견 / 스스로 마음을 달래다 / 羅隱나은>


  • 나은[羅隱]  만당(晩唐)의 문학가로 자는 소간(昭諫)이고 강동생(江東生)이라는 자호를 썼다. 여향(餘杭: 지금의 저장성浙江省 여항餘杭) 사람인데 신등(新登: 지금의 저장성浙江省 강동려江桐廬) 사람이라는 설도 있다. 본명이 횡(橫)이었지만 스무 살 때 처음 치른 진사시험에서 낙방한 뒤 은(隱)으로 이름을 바꿨다. 벼슬길에 나아가지 못하고 대량(大樑), 회(淮), 윤(潤) 등을 돌아다니며 일을 찾았으나 구하지 못하였다. “재주를 믿고 다른 사람을 깔보았으므로 사람들이 모두 싫어하고 미워했다.[恃才忽睨, 衆頗憎忌.]”는 평가가 있었다. 당 희종(僖宗) 3년(887) 강동(江東)으로 돌아와 궁핍한 세월을 보내다가 55세가 되어서야 나중에 오월국(吳越國)을 세운 전류(錢鏐)의 막료(幕僚)가 되어 전당령(錢塘令), 진해군장서기(鎭海軍掌書記), 절도판관(節度判官), 염철발운부사(鹽鐵發運副使), 저작좌랑(著作佐郎)을 거쳐 사훈랑(司勳郎)이 되었다. 오만한 성격을 끝내 고치지 못했으나 전류는 그런 그를 밉게 보지 않았다. 후량(後梁)을 세운 주전충(朱全忠)이 간의대부 자리를 주며 등용하려 하였으나 거절하고 나아가지 않았다. 그러나 나소위(羅紹威)가 후량(後梁)에 귀부한 뒤, 나은을 적극 추천하여 그를 후량의 급사중(給事中)으로 삼았고, 이때 주군인 전류도 이미 주온(朱温)에게 신하를 칭하고 있었기에 나은도 할 수 없이 받았다고 한다. 급사중(給事中)이 된 지 오래지 않아 전당(钱塘)에서 숨을 거뒀고, 후인들이 그를 나급사중(羅給事中)라 불렀다. 저작으로 강동갑을집(江東甲乙集), 회남우언(淮南寓言)과 참서(讖書), 후집(後集) 등을 남겼다. 나은의 시는 영사(詠史), 즉 역사를 읊은 것이 많았는데, 당재자전(唐才子傳)에는 나은의 글을 평해 “시문(詩文)은 무릇 풍자하고 비꼬는 것을 주로 삼아 오래된 사당의 목상이라 해도 피해갈 수가 없었다.[詩文凡以譏刺為主, 雖荒祠木偶, 莫能免者.]”라고 하였으며, 그 시풍(詩風)은 만당(晚唐)의 한 파에 속했고, 민간에 나도는 구어(口語)를 다듬는 데 뛰어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 자견[自遣]  나쁜 감정 따위를 스스로 풀다. 우울한 기분을 스스로 풀다. 자기 스스로의 마음을 위로함. 자위(自慰). 소견(消遣)하다. 기분 전환을 위해 희비(喜悲)와 관련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 스스로를 위로하고 달래는 것을 가리킨다. 자책하다. 스스로를 꾸짖다.
  • 득의[得意]  일이 뜻대로 이루어져 만족해하거나 자랑스러워함. 바라던 일이 이루어져서 뽐냄. 뜻을 이루어 자랑함. 자기의 뜻대로 행동함. 뜻을 얻다. 일이 마음먹은 대로 되어 가다. 마음에 들다. 의기양양하다. 포조(鮑照)의 글 학고(學古)에 “인생은 뜻을 얻는 것을 귀히 여긴다.[人生貴得意]”는 글귀가 있다.
  • 실의[失意]  어떤 일을 행하거나 이루려는 의지나 욕구를 잃어버림. 뜻을 이루지 못하다. 뜻대로 되지 않다. 실망(失望).
  • 유유[悠悠]  한적하다. 한가로이 노닐다. 침착하고 여유가 있다. 한가하다. 유유하다. 여유 있다. 느긋하다. 느리다.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다. 한가하여 긴요함이 없다. 유연자득(悠然自得). 유유자적하다. 마음에 여유가 있고 차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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