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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과 미움을 받아도 지조를 바꾸거나 발끈하지 마라 <취고당검소/채근담>


담박한 사람은 반드시 호사로운 자의 의심을 받고

엄격한 사람은 흔히 방자한 자의 미움을 받는다.

군자는 이러한 상황에 처하여도

지조와 행실을 조금도 바꾸어서는 안 되고

또한 엄격한 서슬을 지나치게 드러내서도 안 된다.


澹泊之士,  必爲濃艶者所疑.
담박지사,  필위농염자소의.
檢飭之人,  多爲放肆者所忌.
검칙지인,  다위방사자소기.
君子處此,  固不可少變其操履,  亦不可太露其鋒芒.
군자처차,  고불가소변기조리,  역불가태로기봉망.

<채근담菜根譚/명각본明刻本(만력본萬曆本)/전집前集>

❈ 취고당검소(醉古堂劍掃: 소창유기小窓幽記)에는 “澹泊之士, 必爲穠豔者所疑 ; 檢飾之人, 必爲放肆者所忌.”라고만 되어 있다.


  • 담박[澹泊]  담박하다. 욕심이 적고 꾸밈이 없음. 욕심이 없고 마음이 깨끗하다. 명리를 좇지 않다. 재물·명예·사랑·미움 등에 끌리지 아니하는 담담하고 소박한 마음. 맛이나 빛이 산뜻함. 공명(功名)과 이록(利祿)을 탐하지 않아 마음이 평안하고 고요한 것을 가리킨다. 참고로, 제갈량(諸葛亮)의 계자서(誡子書)에 “군자의 행동은 고요함으로써 몸을 닦고 검약함으로써 덕을 기르니, 담백한 마음이 아니면 뜻을 밝힐 수 없고, 편안하고 고요한 마음이 아니면 먼 데 이를 수 없다.[夫君子之行 靜以修身 儉以養德 非澹泊無以明志 非寧靜無以致遠]”라고 하였다.
  • 청렴[淸廉]  성품이 고결(高潔)하고 탐욕(貪慾)이 없음. 성품과 행실이 맑고 깨끗하며 재물 따위를 탐하는 마음이 없음.
  • 염담[恬淡]  욕심(慾心)이 없고 담백(淡白)함. 이익(利益)을 탐내는 마음이 없음. 청정하고 담박함. 명리에 열중하지 않음. 세상 물욕이 없다. 평안하고 고요하다. 무사태평하고 명예나 이익을 탐내지 않다. 사리사욕이 없다. 고요하고 평안한 마음. 명리에 집착하지 않는 것을 가리킨다. 도덕경(道德經) 제31장에 “담담하고 맑은 것을 으뜸으로 한다.[恬淡爲上.]”고 하였고, 장자(莊子) 천도(天道)에 “허정과 염담, 적막과 무위는 하늘과 땅의 기준이며 도덕 수양의 최고 경계라서 고대의 제왕과 성인들이 모두 이 경계 위에 머물렀다.[夫虛靜恬淡, 寂寞無爲者, 天地之平而道德之至也, 故帝王聖人休焉.]”라고 하였다.
  • 염담[恬澹]  명리(名利)를 멀리하여 담박함.
  • 농염[濃艶]  화사하리만큼 아름다움. 한껏 무르익은 아름다움. 화려하다. 호사스럽고 시끄럽게 즐기기를 좋아하다. 아주 화려함. 요염함. 참고로, 이백(李白)의 양귀비(楊貴妃)의 아름다움을 찬양한 시(詩) 청평사(淸平詞) 기이(其二)에 “꽃 한 송이 요염하고 향기에 이슬 어렸는데, 무산의 구름과 비는 부질없이 창자만 끊는구나. 여보게나 한(漢) 나라 궁중에 누구와 비슷하려나, 귀엽게도 조비연의 새 단장 말쑥하구려.[一枝濃艶露凝香 雲雨巫山枉斷腸 借問漢宮誰得似 可憐飛燕倚新妝]”라고 한 데서 보인다.
  • 검칙[檢飭]  자세히 검사하여 잘못을 바로잡음. 점검하여 단속함. 점검하여 바로잡음. 몸가짐을 엄격히 함. 규정대로 시행되지 않은 행정 조치를 조사하여 규정에 따르도록 단속함.
  • 방사[放肆]  제멋대로 구는 것. 거리낌 없이 제멋대로 하여 어려움성이 없음. 방자하다. 제멋대로 하다. 난폭하다. 참고로, 주자어류(朱子語類) 권95에 주희(朱熹)가 “아무 일이 없을 때에는 존양(存養)을 하는 도리가 그 속에 있으니, 자신을 일깨우고 각성시켜 방자하게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요, 강습하거나 응접할 때에 이르러서는 의리를 생각하고 헤아려야 할 것이다.[無事時 且存養在這裏 提撕警覺 不要放肆 到講習應接時 便當思量義理]”라고 하였다.
  • 조리[操履]  조(操)는 지조이고 이(履)는 행실이다. 몸가짐과 마음가짐. 지조를 지켜서 실행하는 것. 마음으로 지키는 지조(志操)와 몸으로 행하는 행실. 소행. 품행(品行).
  • 봉망[鋒芒]  칼끝. 예봉. 서슬. 창날의 끝. 겉으로 드러난 재간. 사소한 일. 참고로, 왕희지(王羲之)의 필경(筆經)에 “세상에 전하는 말에 의하면, 장지와 종요가 서수필을 사용했는데, 서수필은 붓끝이 아주 강강하여 칼끝 같은 것이 있었다고 한다.[世傳張芝鍾繇用鼠鬚筆, 筆鋒勁强有鋒芒.]”라고 한 데서 보이고, 송(宋)나라 당경(唐庚)이 지은 내전행(內前行)이라는 부(賦)의 서문에 “들소 꼬리 모양의 혜성이 어젯밤에 창문을 환히 비추더니, 오늘 밤엔 칼끝 같은 그 빛이 몽당 빗자루처럼 되었네. 이튿날 아침에 변하여 단비가 내리니, 관가는 훌륭한 재상 얻음을 기뻐한다오.[旄頭昨夜光照牖 是夕鋒芒如禿箒 明朝化作甘雨來 官家喜得調元手]”라고 한 데서 보인다.

【譯文】  操履不變,  鋒芒勿露.
恬淡寡欲的人,  必然爲權貴勢利的人所懷疑  ;  謹言愼行的人,  大多爲放縱肆意之輩所忌恨.  君子處在這樣的環境,  所以不可稍許改變自己的操守志向,  也不可顯露自己的才華銳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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