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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과 권세의 불길이 스스로를 사른다[富貴如火  必將自焚] <채근담>


부귀한 집안에서 나고 자란 사람은

기호와 욕망이 사나운 불길 같고

그 권세가 세찬 불꽃과 같다.

만약 조금이라도

맑고 냉정한 기미를 지니지 않는다면

그 불꽃이 남을 태우지는 못하더라도

반드시 자기 자신을 살라버릴 것이다.


生長富貴叢中的,  嗜欲如猛火,  權勢似烈焰.
생장부귀총중적,  기욕여맹화,  권세사열염.
若不帶些淸冷氣味,  其火焰不至焚人,  必將自爍矣.
약부대사청랭기미,  기화염부지분인,  필장자삭의.

<채근담菜根譚/명각본明刻本(만력본萬曆本)/전집前集>


  • 생장[生長]  생물이 나서 자람. 또는 그런 과정. 그곳에서 나서 자란 사람. 생물체의 원형질(原形質)과 그 부수물(附隨物)의 양이 늘어나는 일.
  • 총중[叢中]  한 떼의 가운데. 떼를 지은 뭇사람. 많은 사람이 있는 그 가운데. 여럿 있는 가운데. 참고로 소식(蘇軾)의 시 답진술고(答陳述古)에 “봉오리 터지는 복사꽃 봄을 이기지 못하는 듯. 기녀(妓女)들 모인 속에, 첫째 가는 인물 있네.[小桃破萼未勝春 羅綺叢中第一人]”라고 한 데서 보인다. <蘇東坡詩集 卷13 答陳述古>
  • 기욕[嗜欲]  기욕(嗜慾). 기호(嗜好)와 욕망(欲望). 신체의 감각기관을 통해 느끼고 누리기를 탐하는 욕망. 향락을 탐내는 것. 음식이나 남녀 관계 등의 정도를 넘어선 욕망. 먹고 마시는 것을 포함하는 육체적 욕구를 즐기는 것, 또는 즐기려는 욕심(慾心)을 이른다. 정욕(情欲)을 가리키기도 한다. 순자(荀子) 성악(性惡)에서 “처자식이 생기면 부모에 대한 효심이 약해지고, 기호와 욕망이 채워지면 벗과의 믿음이 줄어들게 되며, 자리가 높아지고 봉록이 많아지면 임금에 대한 충성심이 약해진다.[妻子具而孝衰於親, 嗜欲得而信衰於友, 爵祿盈而忠衰於君.]”라고 하였고, 장자(莊子) 대종사(大宗師)에 “기욕(耆欲)이 깊은 사람은 천기(天機)가 얕다.[其耆欲深者, 其天機淺.]”고 하였다.
  • 기호[嗜好]  무엇을 즐기고 좋아하는 일. 또는 그런 취미. 참고로, 여씨춘추(呂氏春秋) 우합(遇合)에 “몸에서 대단한 악취가 나는 사람이 있어 친척, 형제, 아내, 친지 등 그 누구도 그와 함께 거처할 수가 없게 되자, 스스로 고민 끝에 홀로 바닷가에 가서 살았는데, 그 바닷가에 사는 한 사람이 유독 그 냄새를 좋아하여 밤낮으로 그를 따라다녀서 그의 곁을 떠날 수 없었다.[人有大臭者 其親戚兄弟妻妾知識無能與居者 自苦而居海上 海上人有說其臭者 晝夜隨之而不能去]”는 기호(嗜好)가 아주 괴벽(怪僻)한 사람의 이야기가 나온다.
  • 맹화[猛火]  세차게 타는 불. 서경(書經) 하서(夏書) 윤정(胤征)에 이르기를 “불이 곤륜산을 태우면 옥과 돌이 다 함께 불타고, 임금이 덕을 잃으면 사나운 불보다 더 무섭다.[火炎崑岡, 玉石俱焚, 天使逸德, 烈于猛火.]”라고 하였다.
  • 권세[權勢]  권력(權力)과 세력(勢力)을 아울러 이르는 말.
  • 열염[烈焰]  맹렬한 화염(불길).
  • 기미[氣味]  기분과 취미. 맛과 냄새. 마음과 취미. 일이 되거나 안 되는 모양. 약의 효능이나 성질을 판단하는 기준. 참고로, 송나라 소식(蘇軾)이 해남(海南)으로 귀양 갈 때 황정견(黃庭堅)이 자첨적남해(子瞻讁南海)라는 시를 지어 주었는데 “자첨이 해남으로 귀양을 가니, 당시의 재상이 그를 죽이려 했네. 혜주의 밥 배불리 먹고, 자세히 연명 시에 화답하였네. 팽택은 천 년토록 이름 남겠고, 동파도 백세까지 전해지리라. 둘의 출처 비록 같지 않지만, 기상과 취미만은 서로 같아라.[子瞻讁海南 時宰欲殺之 飽喫惠州飯 細和淵明詩 澎澤千載人 東坡百世士 出處雖不同 氣味乃相似]”라고 한 구절이 있다.
  • 화염[火焰]  불꽃. 타고 있는 불에서 생겨나는, 붉은빛을 띤 기운.

【譯文】  富貴如火,  必將自焚.
生長在富豪權貴聚集環境中的人,  嗜好欲望猶如猛烈的燃火,  權柄勢力好似熾烈的火焰  ;  如若不帶一些淸雅冷靜的氣質意味,  這個火焰不至於焚燒他人,  必然將自我銷鑠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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