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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념에 물들지 말고 도의에 뒤처지지 말라 <채근담>


욕념에 관한 일은 그 편리함을 즐겨

잠시라도 손 담그지 마라.

한번 손 담그게 되면 바로

만 길 구렁텅이로 떨어지고 만다.

도리에 관한 일은 그 어려움을 꺼려

조금이라도 뒤로 물러서지 마라.

한번 물러서게 되면 문득

천개의 산을 사이에 둔 듯 멀어지게 된다.


欲路上事,  毋樂其便而姑爲染指,  一染指便深入萬仞.
욕로상사,  무락기편이고위염지,  일염지변심입만인.
理路上事,  毋憚其難而稍爲退步,  一退步便遠隔千山.
이로상사,  무탄기난이초위퇴보,  일퇴보변원격천산.

<菜根譚채근담/明刻本명각본(萬曆本만력본)/前集전집>


  • 욕로[欲路] 욕망의 길. 욕망(欲望)에 관한 일, 욕정(欲情)에 관계되는 일.
  • 욕념[欲念] 무엇을 탐내거나 누리고 싶어하는 마음. 가지고 싶어하는 마음. 하고자 하는 마음.
  • 염지[染指] 손가락을 고깃국에 넣어 국물을 찍어서 맛보는 것. 전(轉)하여 자기 분수에 지나친 이득을 얻으려는 행위를 비유하는 말. 분수 밖의 것을 바람.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선공(宣公) 4년에 “초인(楚人)이 정 영공(鄭靈公)에게 자라를 바쳤다. 공 자송(公子宋: 자공子公)이 자가(子家)와 함께 영공(靈公)을 뵈러 가는데 자공(子公)의 식지(食指)가 움직이니, 이를 자가(子家)에게 보이며 말하기를 “전일(前日)에 이런 일이 있으면 반드시 별미(別味)를 맛보았다.”고 하였다. 두 사람이 궁중(宮中)으로 들어가니, 재부(宰夫)가 자라를 해체(解體)하고 있으므로 두 사람은 서로 바라보며 웃었다. 영공(靈公)이 웃는 까닭을 묻자, 자가(子家)가 그 이유(理由)를 고(告)하였다. 대부(大夫)들에게 자라 고기를 먹일 때 자공(子公)을 불러만 놓고 자라 고기를 주지 않으니, 자공(子公)은 노(怒)하여 자라 국이 담긴 솥에 손가락을 담가 맛을 보고 나갔다. 그러자 영공(靈公)은 노(怒)하여 자공(子公)을 죽이려 하였다. 자공(子公)이 자가(子家)와 먼저 임금을 죽일 것을 모의(謀議)할 때 자가(子家)가 말하기를 “늙은 가축(家畜)도 오히려 죽이기를 꺼리는 것인데, 하물며 임금이겠는가?”라고 하며 반대하자, 자공(子公)이 도리어 영공(靈公)에게 자가(子家)를 참소(讒訴)하니 자가(子家)는 겁이 나서 자공(子公)의 뜻을 따라 여름에 영공(靈公)을 시해(弑害)하였다.[楚人獻黿於鄭靈公, 公子宋, 與子家將見, 子公之食指動, 以示子家, 曰, 他日我如此, 必嘗異味, 及入, 宰夫將解黿, 相視而笑, 公問之, 子家以告, 及食大夫黿, 召子公而弗與也, 子公怒, 染指於鼎, 嘗之而出, 公怒, 欲殺子公, 子公與子家謀先, 子家曰, 畜老猶憚殺之, 而況君乎, 反譖子家, 子家懼而從之, 夏弑靈公.]”라고 하였다. 그래서 후세에 정당히 자기에게 돌아오지 않는 것을 함부로 넘어다보는 데 쓰는 말이 되었다.
  • 염지[染指] 손가락을 솥 속에 넣어 국물의 맛을 봄. 부정한 물건을 남몰래 가지다. 욕망에 끌려 손을 대다. 과분한 이익을 보려 하다. 자기 몫이 아닌 이익을 취하다. 부당한 이익을 취하다. 손가락을 솥 속에 넣어 국물의 맛을 본다는 뜻으로, 남의 물건을 옳지 못한 방법으로 가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선공(宣公) 4년에 보이는 염지우정(染指于鼎)의 고사에서 보인다. 정(鄭)나라 영공(靈公) 때 공자 송(公子宋)은 길을 가다가 자신의 식지(食指)가 떨리는 것을 느꼈다. 그는 공자(公子) 자가(子家)와 함께 궁궐로 들어가다가 자신은 식지가 떨리면 반드시 맛있는 음식을 먹게 된다고 떠벌렸다. 대궐에 들어서자 과연 궁궐 주방장이 초나라 사람이 바친 자라탕을 끓이고 있었다. 공자 송과 공자 자가가 그것을 보고 웃자 정 영공이 무엇 때문에 웃느냐고 물었다. 공자 송이 다시 자신의 식지가 영험함을 자랑했다. 그러자 정 영공은 공자 송을 놀리기 위해 공자 송에게 자라탕을 주지 말라고 몰래 명령했다. 다른 사람은 모두 자라탕을 맛보고 있는데 자신의 몫은 없는 것을 본 공자 송은 분노하여 자라탕을 끓여놓은 솥 앞으로 가서 자신의 손가락을 자라탕에 담갔다. 그리고 손가락을 빼서 입안에 넣고 자라탕 국물을 빨아먹으며 임금에게 인사도 하지 않고 궁궐 밖으로 나가버렸다. 정 영공은 그의 무례한 태도를 보고 그를 죽이려 했으나, 오히려 공자 송이 반격을 가해 정 영공을 시해했다. 공자 송은 정 영공의 아우 정 양공을 보위에 올렸으나 정 양공은 오히려 공자 거질(去疾)을 시켜 공자 송을 죽였다.
  • 심입[深入] 안으로 깊숙이 들어감. 깊이 가라앉다. 깊이 숨다. 깊이 들어가다. 깊이 파고들다. 깊이 침투하다. 참고로 제갈량(諸葛亮)의 출사표(出師表)에 “5월에 노수를 건너, 불모의 땅으로 깊이 들어간다.[五月渡瀘, 深入不毛.]”라고 한 데서 보이고, 장자(莊子) 제물론(齊物論)에 “모장과 여희는 사람들이 아름답게 여기는 미인이지만, 고기가 그들을 보면 물속으로 깊이 들어가고 새가 그들을 보면 높이 날아가고 사슴이 그들을 보면 달아나 버린다.[毛嬙麗姬 人之所美也 魚見之深入 鳥見之高飛 麋鹿見之決驟]”라고 한 데서 보인다.
  • 퇴보[退步] 정도나 수준이 지금의 상태보다 뒤떨어지거나 못하게 됨. 재지(才智)나 힘이 전(前)만 못하게 됨. 각보(却步). 양보하다. 후퇴(後退). 뒷걸음질 할 여지. 뒤로 물러감.
  • 이로[理路] 사물(事物)의 도리(道理). 이치를 파악하려는 방면. 이론이나 말 등의 조리.

【譯文】  欲路勿染,  理路勿退.
欲念上的事情,  不要享受它方便而姑且有所染指,  一但染指就會深深墜入萬丈深淵  ;  義理上的事情,  不要忌憚它艱難而稍微有所退步,  一但退步就會遠遠隔離千重高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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