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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하게 깨우쳐주고 따스하게 타일러라 <채근담>


집안사람에게 잘못이 있으면

격노하지도 가벼이 보아 넘기지도 마라.

대놓고 말하기 어렵다면

다른 일을 빗대어 은근히 깨우쳐주고

오늘 깨닫지 못하면

내일을 기다려 다시 타일러라.

봄바람에 언 땅이 풀리고

따스한 기운이 얼음장을 녹이듯 하라.

이것이 바로 가정을 다스리는 모범이다.


家人有過,  不宜暴怒,  不宜輕棄.
가인유과,  불의폭로,  불의경기.
此事難言,  借他事隱諷之  ;  今日不悟,  俟來日再警之.
차사난언,  차타사은풍지  ;  금일불오,  사내일재경지.
如春風解凍,  如和氣消冰,  纔是家庭的型範.
여춘풍해동,  여화기소빙,  재시가정적형범.

<채근담菜根譚/명각본明刻本(만력본萬曆本)/전집前集>


  • 가인[家人]  가족(家族). 한집안 사람. 한 집안 식구. 일가. 한 가족이나 가까운 일가를 이르는 말. 하인. 종. 참고로, 대명률부례(大明律附例)에 “가인(家人)은 이성(異姓)이나 무복친(無服親)을 구분하지 않고, 단지 동거만 하면 모두 가인이다.[家人 不分異姓有無服 但同居卽是]”라고 하였고, 대명률집해부례(大明律集解附例)에 “가인은 한집안의 사람으로, 예를 들어 형이나 아우, 아들이나 손자, 노복(奴僕) 따위가 모두 이에 해당한다.[家人是一家之人 如兄弟子孫奴僕之類 皆是]”라고 하였다.
  • 폭로[暴怒]  격노(激怒)하다. 몹시 성내다. 지나치게 화를 내거나 성을 내는 것임. 참고로 심경부주(心經附註) 권1 징분질욕장(懲忿窒慾章)에 주희(朱熹)가 친구인 여조겸(呂祖謙)에 대해서 “그는 젊었을 적에 성질이 거칠고 사나워서 음식이 마음에 안 들면 언짢게 여겨 집안의 살림살이를 때려 부수곤 하였는데, 뒷날 오래도록 병을 앓으면서 단지 논어(論語) 한 책을 가지고 조석으로 익히 보다가 ‘자기를 책망함은 후하게 하고 남을 책망함은 적게 한다.’라는 대목에 이르러 홀연히 마음속 생각이 한순간에 평온해짐을 깨달았으며, 그 뒤로는 죽을 때까지 분노를 폭발하는 일이 없었다고 하였다. 이는 기질을 변화시키는 법으로 삼을 만하다.[說少時性氣粗暴 嫌飮食不如意 便打破家事 後日久病 只將一冊論語 早晩閑看 至躬自厚而薄責於人 忽然覺得意思一時平了 遂終身無暴怒 此可爲變化氣質法]”라고 평한 말이 실려 있다.
  • 경기[輕棄]  가볍게 버려둠. 가볍게 보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가볍게 지나치다. 가볍게 여겨 버려두다.
  • 은풍[隱諷]  은근히 풍자하다. 은근히 충고하다. 은근히 풍간(諷諫)하다. 은근히 비유로 깨우쳐줌. 참고로, 소순(蘇洵)이 이르기를 “유세(遊說)하는 기술로 간언(諫言)하는 법이 될 만한 것은 다섯 가지가 있으니, 이치로 깨우치고, 형세(形勢)로 금(禁)하며, 이익(利益)으로 꾀고, 격동(激動)시켜 노하게 하며, 은유(隱喩)로 풍간하는 것이다.[說之術, 可爲諫法者五. 理諭之, 勢禁之, 利誘之, 激怒之, 隱諷之之謂也.]”라고 하였다.
  • 해동[解凍]  얼었던 것이 녹아서 풀림.
  • 형범[型範]  전형적인 모범. 틀.

【譯文】 春風解凍,  和氣消冰.
家中的人犯有過錯,  不應該暴露傳揚,  不應該輕易放棄.  這件事情難以直言,  假借其他事情來隱寓靜諷他  ;  今天不能醒悟,  等到明天再警示他..  猶如春風化解凍土 · 和氣消融堅冰,  這才是家庭的典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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