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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이 혼란하면 가다듬고, 마음이 급박하면 내려놓아라 <채근담>


정신이 혼란할 때는 가다듬을 줄 알아야 하고

마음이 급박할 때는 놓아버릴 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갈팡질팡하는 병을 내몬다 해도

다시금, 안절부절못하는 괴로움이 찾아든다.


念頭昏散處,  要知提醒.  念頭喫緊時,  要知放下.
염두혼산처,  요지제성.  염두끽긴시,  요지방하.
不然恐去昏昏之病,  又來憧憧之擾矣.
불연공거혼혼지병,  우래동동지요의.

<채근담菜根譚/명각본明刻本(만력본萬曆本)/전집前集>


  • 염두[念頭]  마음의 속. 생각의 맨 처음. 머리 속의 생각.
  • 혼산[昏散]  마음이 어둡고 산란한 것. 혼미하고 산란함. 혼침산란(昏沈散亂).
  • 혼란[昏亂]  정신이 흐리고 어지러움. 마음이 어둡고 어지러움. 혼모(昏耗)와 난명(亂命).
  • 혼모[昏耗]  사람이 늙어서 정신이 흐리고 기운이 쇠약함. 늙고 쇠약해지다. 흐리멍덩해지다. 혼미해지다.
  • 난명[亂命]  임종에 임박하여 정신이 혼미할 때에 하는 유언(遺言). 평상시에 정신이 맑아 사라판단을 할 수 있을 때 자식에게 남긴 유언은 이명(理命) 또는 치명(治命)이라 한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선공(宣公) 15년조에 “위 무자(魏武子)가 처음 병이 들었을 적에 아들인 위과에게 명하기를 ‘내가 죽거든 이 사람(사랑하는 첩)을 반드시 개가시켜라.’라고 하더니, 병이 위독해지자 ‘반드시 이 사람을 순장시켜라.’라고 하였다. 위무자가 죽은 뒤에 위과는 그 여자를 개가시키며 ‘병이 위독하면 정신이 혼란해지니, 나는 아버지의 정신이 맑을 때 하신 명[治命]을 따르려는 것이다.’라고 말한 일이 있었다. 보씨(輔氏)에서 진(秦)나라와 전쟁할 때 위과는 어떤 한 노인이 풀을 맺어 적장 진(秦) 두회(杜回)의 길을 막는 것을 보았는데, 두회가 그 맺어 놓은 풀에 걸려 넘어졌기 때문에 두회를 사로잡았다. 그날 밤 꿈에 그 노인이 위과에게 나타나 말하기를 ‘나는 그대가 개가시킨 부인의 아비이다. 그대가 선인(先人)의 정신이 맑을 때 내린 명을 따랐기 때문에 내가 이로써 보답한 것이다.’라고 하였다.[武子疾, 命顆曰:‘必嫁是’, 疾病則曰:‘必以爲殉.’ 及卒, 顆嫁之曰:‘疾病則亂, 吾從其治也.’ 及輔氏之役, 顆見老人結草以亢杜回, 杜回躓而顚, 故獲之. 夜夢之曰:‘余, 而所嫁婦人之父也. 爾用先人之治命, 余是以報.’]”는 고사가 있다.
  • 제성[提醒]  잊었던 것을 생각하여 깨우치게 함. 일깨우다. 주의를 환기시키다. 상기시키다.
  • 끽긴[喫緊]  마음을 긴박(緊迫)하게 먹다. 급박하다. 긴요하다. 아주 긴요(緊要)함. 끽긴(喫緊)은 본디 ‘긴요하다’, ‘급박하다’, ‘중요하다’라는 뜻의 형용사로, 끽(喫)은 어조사(語助辭)에 가깝다. 중용장구(中庸章句) 제12장에 “군자의 도(道)는 비(費)하고 은미한 것이다.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솔개는 날아서 하늘에 이르고 물고기는 못에서 뛴다.’라고 하였으니, 이는 도의 쓰임이 위아래에 나타난 것을 말한 것이다.[君子之道費而隱 …… 詩云鳶飛戾天 魚躍于淵 言其上下察也]”라고 하였고, 그 집주(集注) 정자(程子)의 말에 “이 한 대목은 자사께서 매우 긴요하게 사람을 위한 곳으로, 생동감이 넘친다.[此一節 子思喫緊爲人處 活潑潑地]”라고 한 말에서 그 예를 볼 수 있다.
  • 방하[放下]  일체의 집착을 버리고 해탈하는 일. 돈이나 곡식을 풀어서 나누어 줌. 내려놓다. 내버리다. 임명되다.
  • 공파[恐怕]  (나쁜 결과를 예상해서) 아마 ~일 것이다. 대체로. 두려워하다. 염려하다. 대략.
  • 혼혼[昏昏]  머리가 어지러운 모양. 도리에 어둡고 마음이 흐린 모양. 마음이 흐린 모양. 깊이 잠든 모양. 어둡고 침침한 모양. 어리석은 모양. 우매한 모양. 몽롱하다. 정신이 아뜩하여 희미하여지다. 혼미하다. 흐리멍덩하다. 정신이 흐릿해지고 몸이 노곤해지다. 백거이(白居易)의 시 권주14수(勸酒十四首) 불여래음주7수(不如來飮酒七首) 가운데 “차라리 내게 와 술을 마시고, 눈을 감고 몽롱하게 취하는 게 낫지.[不如來飮酒, 合眼醉昏昏.]”라고 한 데서 보이고, 한유(韓愈)가 조주(潮州)로 귀양 가는 도중에 지은 시 제임롱사(題臨瀧寺)에 “조주에 이르지 않았어도 내가 말할 수 있나니, 해변의 장기(瘴氣) 자욱이 어려 물이 하늘에 부딪치리라.[潮陽未到吾能說 海氣昏昏水拍天]”라고 한 데서 보인다.
  • 동동[憧憧]  마음이 정해지지 않은 모양. 흔들거리는 모양. 왔다 갔다 하는 모양. 끊임없이 오가는 모양. 마음이 잡히지 않아 안정되지 못한 상태. 마음이 흔들려서 가라앉지 않는 모양. 갈팡질팡하다. 왕래가 끊이지 않는 모양으로, 잊지 못하고 자주 왕래함을 이른다. 주역(周易) 함괘(咸卦) 구사(九四) 효사(爻辭)에 “정(貞)하면 길(吉)하여 뉘우침이 없으리니, 왕래하기를 동동(憧憧)히 하면 벗만이 네 생각을 따르리라.[貞吉悔亡 憧憧往來 朋從爾思]”라고 한 데서 보인다.
  • 곤요[困擾]  괴롭힘. 성가심. 혼란. 귀찮게 굴다. 성가시게 하다.

【譯文】 震聾啓聵,  保持淸醒.
意念頭緒昏沉散亂的地方要知道提撥警醒,  意念頭緒吃重緊張的時候要知道放棄擱置  ;  否則恐怕去除了昏昏沉沉的毛病,  又會到來憧憧擾擾的困擾中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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