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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용서하듯 남을 용서하라 <명심보감/범순인>


지극히 어리석은 사람일지라도

남을 책망하는 데에는 밝고

비록 총명함이 있더라도

자기를 용서하는 데에는 어둡다.

남을 꾸짖는 마음으로 자기를 꾸짖고

자기를 용서하는 마음으로 남을 용서한다면

성현의 경지에 이르지 못함을 근심할 것이 없다.


人雖至愚,  責人則明.  雖有聰明,  恕己則昏.
인수지우,  책인즉명.  수유총명,  서기즉혼.
爾曹但當以責人之心責己,  恕己之心恕人,  不患不到聖賢地位也.
이조단당이책인지심책기,  서기지심서인,  불환부도성현지위야.

<明心寶鑑명심보감 : 範純仁범순인/誡子弟계자제>


  • 범중엄[範仲淹]  범충선공(範忠宣公). 소주(蘇州) 오현(吳縣) 사람으로 자는 요부(堯夫)이고, 시호(諡號)는 충선(忠宣)이다. 송(宋)나라 때 대신(大臣)으로 범중엄(範仲淹)의 차남이다. 황우(皇祐) 원년에 진사(進士) 출신으로 벼슬은 지양성현(知襄城縣), 시어사(侍禦史), 동지간원(同知諫院), 지하중부(知河中府), 성도로전운사(成都路轉運使), 급사중(給事中), 동지추밀원사(同知樞密院事), 관문전대학사(觀文殿大學士) 등을 역임한 후에 재상이 되었다. 당시 사람들은 포의재상(布衣宰相)으로 불렀다. 저서로 범충선공집(範忠宣公集)이 있다.
  • 지우이신[至愚而神]  지극히 어리석은 사람에게도 신령한 마음이 있을 수 있다는 뜻으로, 백성의 마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당(唐)나라 육지(陸贄)의 주초(奏草)에 “이른바 일반 서민들이 지극히 어리석어도 신령스럽다고 하는 이유는 대개 다음과 같습니다. 어수룩한 자들이 혹은 혼미하고 혹은 비루하여 어리석은 것처럼 보이지만, 상의 잘잘못을 판단하지 못하는 것이 없고, 상의 좋아하고 싫어하는 바를 알지 못하는 것이 없고, 상이 비밀로 하는 것을 전하지 않는 것이 없고, 상이 하는 일을 본받지 않는 것이 없으니, 이 점에서 바로 귀신과 비슷하기 때문입니다.[所謂衆庶者 至愚而神 蓋以蚩蚩之徒 或昏或鄙 此其似于愚也 然而上之得失靡不辨 上之好惡靡不知 上之所秘靡不傳 上之所爲靡不效 此其類于神也]”라고 하였다. <陸宣公翰院集 卷13 奉天請數對群臣兼許令論事狀>
  • 책망[責望]  허물을 들어 꾸짖음. 잘못을 나무라거나 꾸짖으며 못마땅하게 여김.
  • 이조[爾曹]  그대들. 너희들.

어리석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남의 잘못은 확실히 따지고, 총명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자기의 잘못은 어물어물 용서한다. 남을 꾸짖는 마음으로 자기를 꾸짖고, 자기를 용서하는 마음으로 남을 용서한다면 성현의 경지에 미치지 못함을 걱정할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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