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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이지 않은 배처럼 물 흐르는 대로 [불계지주不繫之舟 유행감지流行坎止] <채근담>


몸은 매이지 않은 배처럼 하여

흐름과 멈춤을 모두 맡겨 두고

마음은 재가 된 나무처럼 하여

쪼개든 향 바르든 아랑곳 마라.


身如不繫之舟,  一任流行坎止.
신여불계지주,  일임유행감지.
心似旣灰之木,  何妨刀割香塗.
심사기회지목,  하방도할향도.

<菜根譚채근담/明刻本명각본(萬曆本만력본)/後集후집>


  • 불계지주[不繫之舟]  매어 놓지 않는 배. 속세를 초월한 무념무상(無念無想)의 경지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정처 없이 방랑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허심범연(虛心泛然)한 경지를 비유한 말이다. 장자(莊子) 열어구(列禦寇)에 “기교가 많은 자는 수고로울 것이며, 아는 것이 많은 자는 걱정이 많은 법이다. 능력이 없는 자는 오히려 추구하는 것이 없을 것이니, 배불리 먹고 유유히 노닐다가 매어있지 않은 배처럼 두둥실 떠다니고 마음을 텅 비워 무심히 소요하게 될 것이다.[巧者勞而知者憂, 无能者无所求, 飽食而敖遊, 汎若不繫之舟, 虛而敖遊者也.]”라고 하였고, 그 소(疏)에 “성인은 범연하니 매임이 없어, 비유하자면 저 빈 배와 같아 자연의 흐름에 맡겨 자유로이 노닌다.[聖人汎然無係, 譬彼虛舟, 任運逍遙.]”고 하였다.
  • 허심범연[虛心泛然]  마음에 다른 생각이나 거리낌이 없고, 무엇에 특별한 관심이 없어 데면데면한 것을 이른다.
  • 일임[一任]  어느 한 사람에게 전적으로 맡김. 내버려 두다. 한 차례. 자유에 맡기다. 마음대로 하게 하다. ~하여도. ~일지라도. 한 임기(任期). 한결같다.
  • 유행감지[流行坎止]  일이 순조로 울 때에는 벼슬길에 나가고 막힐 때에는 은거해 있음을 이르는 말. 출사(出仕)하고 은거(隱居)하는 일을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조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환경의 순역(順逆)에 따라 진퇴(進退)와 행지(行止)를 결정하는 것을 비유한다. 참고로 한(漢)나라 가의(賈誼)의 복조부(鵩鳥賦)에 “흐름을 타면 흘러가고, 구덩이를 만나면 멈춘다.[乘流則逝, 得坎則止.]”라고 하였고, 송(宋)나라 구양수(歐陽脩)의 제자정범공문(祭資政范公文)에 “진퇴에 법도가 있었으니, 평탄하면 가고 험난하면 멈추었다오.[進退有儀, 夷行險止]”라고 하였다. 감지유행(坎止流行).
  • 하방[何妨]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도 무방하다. ~해도 괜찮다. 괜찮다. 지장이 없다.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는다. 아무런 걸림이 되지 않는다.

【譯文】 來去自如,  融通自在.
身體猶如不用系纜的舟船,  任憑它順流而行遇坎卽止  ;  內心好似卽將灰燼的樹木,  無礙於刀具切割香料塗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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