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향(沈香) / 서정주(徐廷柱)

沈香을 만들려는 이들은, 山골 물이 바다를 만나러 흘러내려 가다가 바로 따악 그 바닷물과 만나는 언저리에 굵직 굵직한 참나무 토막들을 잠거 넣어 둡니다. 沈香은, 물론 꽤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 이 잠근 참나무 토막들을 다시 건져 말려서 빠개어 쓰는 겁니다만, 아무리 짧아도 2-3百年은 水底에 가라앉아 있은 것이라야 香내가 제대로 나기 비롯한다 합니다. 千年쯤씩 잠긴 것은 냄새가 더 좋굽시요.

그러니 질마재 사람들이 沈香을 만들려고 참나무 토막들을 하나씩 하나씩 들어내다가 陸水와 潮水가 合水치는 속에 집어넣고 있는 것은 自己들이나 自己들 아들딸이나 손자손녀들이 건져서 쓰려는 게 아니고, 훨씬 더 먼 未來의 누군지 눈에 보이지도 않는 後代들을 위해섭니다.

그래서 이것을 넣는 이와 꺼내 쓰는 사람 사이의 數百 數千年은 이 沈香 내음새 꼬옥 그대로 바짝 가까이 그리운 것일 뿐, 따분할 것도, 아득할 것도, 너절할 것도, 허전할 것도 없읍니다.

– 서정주(徐廷柱) –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