盆蘭분난 / 화분의 난초 / 鄭燮정섭
春蘭未了夏蘭開[춘란미료하란개] 봄 난 지기 전에 여름난 꽃 피우고 萬事催人莫要呆[만사최인막요매] 만사에 재촉하여 가만두질 못하네 閱盡榮枯是盆盎[열진영고시분앙] 피고 시듦이 다 화분 속 일이건만…
春蘭未了夏蘭開[춘란미료하란개] 봄 난 지기 전에 여름난 꽃 피우고 萬事催人莫要呆[만사최인막요매] 만사에 재촉하여 가만두질 못하네 閱盡榮枯是盆盎[열진영고시분앙] 피고 시듦이 다 화분 속 일이건만…
問春桂[문춘계] 묻노니 봄 계수나무야 桃李正芬華[도리정분화] 복사꽃 오얏꽃 한창 흐드러져 年光隨處滿[년광수처만] 봄볕 이르는 곳마다 가득하거늘 何事獨無花[하사독무화] 무슨 일로 너만 홀로 꽃이…
四脚松盤粥一器[사각송반죽일기] 네 다리 소나무 소반에 죽 한 그릇 天光雲影共徘徊[천광운영공배회] 하늘 빛 구름 그림자 함께 노니네 主人莫道無顔色[주인막도무안색] 주인이여 무안하다 말하지 마시라…
瘦骨稜稜滿禿毛[수골릉릉만독모] 앙상한 몰골에 뭉텅뭉텅 털은 빠져 傍隨老馬兩分槽[방수노마양분조] 늙은 말 곁따라 구유를 나눠 쓰네 役車荒野前功遠[역거황야전공원] 황야에 수레 끌던 예전의 공은 멀고…
浮浮我笠等虛舟[부부아립등허주] 둥둥 내 삿갓은 가볍기 빈 배 같아 一着平生四十秋[일착평생사십추] 한번 쓰게 되어 사십 평생 흘렀네 牧竪輕裝隨野犢[목수경장수야독] 목동이 가뜬 쓰고 소…
本以高難飽[본이고난포] 본시 청고해선 배부르기 어렵거늘 徒勞恨費聲[도로한비성] 헛되이 한탄하여 소리만 허비하네 五更疏欲斷[오경소욕단] 동틀 녘 끊어질 듯 소리 뜸해져도 一樹碧無情[일수벽무정] 나무는 무정하니…
臘日常年暖尙遙[납일상년난상요] 예년 납일엔 따뜻함이 멀기만 하더니 今年臘日凍全消[금년납일동전소] 금년 납일에는 얼었던 것 다 녹았네 侵陵雪色還萱草[침릉설색환훤초] 눈빛 물리치고 원추리가 다시 돋고 漏泄春光有柳條[누설춘광유류조] …
蒼蒼山中桂[창창산중계] 푸르고 푸른 산속의 계수나무 托根臨嶮巇[탁근임험희] 험한 틈바구니에 뿌리 내렸네 霰雪紛可畏[산설분가외] 몰아치는 눈보라 두렵지만 孤貞亮難移[고정양난이] 외곬 곧은 절개 바꿀 수…
凌波仙子生塵襪[능파선자생진말] 물결 위 선녀의 먼지 이는 버선인가 水上輕盈步微月[수상경영보미월] 물 위를 사뿐히 희미한 달빛을 걷네 是誰招此斷腸魂[시수초차단장혼] 누가 이처럼 애끓는 혼을 불러와서…
此州乃竹鄕[차주내죽향] 이 고을은 대나무의 고장이라 春筍滿山谷[춘순만산곡] 봄 죽순이 온 산골에 가득하네 山夫折盈抱[산부절영포] 산 사람이 한 아름 가득 꺾어서 抱來早市鬻[포래조시죽] 안고…
圉圉洋洋各自由[어어양양각자유] 빌빌대든 팔팔하든 제 나름 자유로이 或行或舞或沈浮[혹행혹무혹침부] 가거나 혹 춤추거나 잠기거나 뜨거나 觀魚未必知魚樂[관어미필지어락] 물고기 구경으로 물고기의 낙을 아랴 政恐淸波照白頭[정공청파조백두] 맑은…
羲農去我久[희농거아구] 복희 신농씨 떠난 지 오래이고 擧世少復眞[거세소복진] 세상에 천진함 찾는 이 드무네 汲汲魯中叟[급급노중수] 노나라 늙은이 골똘히 애를 써 彌縫使其淳[미봉사기순] 세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