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거함에는 원수라 꺼리지 않는다 [擧不避讎거불피수] <한비자>

해호(解狐)가 자기 원수(怨讐)를 간주(簡主)에게 천거하여 재상으로 삼도록 하였다. 그 원수가 되는 인물은 다행히 원한이 풀린 것으로 알고, 해호를 찾아가 감사의 뜻을 표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해호는 활을 쏘아 그를 내쫓으며 말하였다.

“너를 추천한 것은 공적으로 그렇게 한 것이다. 네가 적임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를 원수로 여기는 것은 나의 사사로운 원한이다. 사사로운 원한이 있다고 해서 너를 추천하지 않을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사사로운 원한을 조정에 끌어들이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다.

일설에 의하면 다음과 같다.

해호가 형백류(邢伯柳)를 상당(上黨)의 태수(太守)로 천거했다. 형백류가 해호를 찾아와 감사의 뜻을 전하며 말하였다.

“당신이 나의 죄를 용서해 주었는데, 어찌 감사의 절을 올리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해호가 말하였다.

“그대를 추천한 것은 공적인 일이고, 그대를 원수로 알고 있는 것은 사적인 일이다. 썩 물러가라. 내가 그대를 원수로 여기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한비자 제33편 외저설(좌하)>


解狐薦其讎於簡主以爲相. 其讎以爲且幸釋已也, 乃因往拜謝. 狐乃引弓迎而射之, 曰:「夫薦汝, 公也, 以汝能當之也. 夫讎汝, 吾私怨也, 不以私怨汝之故擁汝於吾君.」 故私怨不入公門.  一曰:解狐擧邢伯柳爲上黨守, 柳往謝之, 曰:「子釋罪, 敢不再拜?」 曰:「擧子, 公也;怨子, 私也. 子往矣, 怨子如初也.」 <韓非子 第33篇 外儲說(左下)>


  • 간주[簡主]  조양자(趙襄子)의 부친 조간자(趙簡子)로 이름은 앙(鞅)이다. 조맹(趙孟) 또는 지부(志父)로도 불린다. 진나라 내부에서 6경(卿)이 세력 다툼을 벌일 때 2경인 범씨(范氏)와 중항씨(中行氏)를 몰아내고 조(趙)나라를 일으키는 바탕을 마련했다.
  • 천거[薦擧]  어떤 일을 맡아 할 수 있는 사람을 그 자리에 쓰도록 책임지고 소개하거나 내세움. 전근대 시대 관리 임용 제도의 하나이다. 천거는 중국 한대(漢代)부터 쓰인 관료 등용의 한 방식으로 과거제・음서제와 함께 전근대 시대 관료 임용 제도의 근간을 이루었다.
  • 배사[拜謝]  삼가 감사(感謝)의 뜻을 표함. 존경하는 웃어른에게 공경히 받들어 사례함.
  • 공문[公門]  대궐의 문 또는 군왕(君王)의 문을 말한다. 임금이 거처하는 곳과 일반인이 거처하는 곳을 구분하는 경계의 의미가 있다. 군문(君門).
  • 재배[再拜]  두 번 하는 절. 웃어른에게 편지(便紙)할 때 자기(自己) 이름 다음에 쓰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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