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관리들만 배부른 나라 [中飽之國중포지국/中飽私囊중포사낭]

조간주(趙簡主)가 세리(稅吏)를 파견하려고 하니, 세리는 세금을 무겁게 할 것인지 또는 가볍게 할 것인지에 대한 지침을 내려줄 것을 요청하였다.

간주가 말하였다.

“가볍게 하지도 무겁게 하지도 마라. 세를 무겁게 하면 군주(君主)에게만 이익이 들어가고, 만약 가볍게 한다면 백성들에게만 이익이 돌아가지 않겠는가. 관리들이 사리사욕에 흐르지 않고 공정하기만 하면 된다.”

박의(薄疑)가 간주에게 말하였다.

“임금님의 나라 안 사람들은 중간층이 풍족합니다.”

간주는 기뻐하며 즐거운 마음에 물었다.

“어느 정도인가.”

박의가 대답하였다.

“위를 보면 국고가 텅텅 비어 있고, 아래를 보면 서민들이 가난과 주림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중간에 있는 간사하고 부정한 관리들만은 부유합니다.”

<한비자 제35편 외저설(우하)>


趙簡主出稅者, 吏請輕重. 簡主曰:「勿輕勿重. 重則利入於上;若輕, 則利歸於民. 吏無私利而正矣.」 薄疑謂直簡主曰:「君之國中飽.」 簡主欣然而喜曰:「何如焉?」 對曰:「府庫空虛於上, 百姓貧餓於下, 然而姦吏富矣.」 <韓非子 第35篇 外儲說(右下)>


  • 조간주[趙簡主]  조양자(趙襄子)의 부친 조간자(趙簡子)로 이름은 앙(鞅)이다. 조맹(趙孟) 또는 지부(志父)로도 불린다. 진나라 내부에서 6경(卿)이 세력 다툼을 벌일 때 2경인 범씨(范氏)와 중항씨(中行氏)를 몰아내고 조(趙)나라를 일으키는 바탕을 마련했다.
  • 출세[出稅]  세금을 냄. 세금이나 공물 따위를 냄.
  • 세리[稅吏]  세금(稅金)을 받는 관리(官吏). 세금 징수의 일을 맡아보는 관리.
  • 중포사낭[中飽私囊]  중간에 가로채어 사사로이 자신의 주머니를 채움.
  • 중포지국[中飽之國]  중간에서 사적인 욕심을 채워 중간의 관리들만 부유한 나라.
  • 흔연[欣然]  기쁘거나 반가워 기분(氣分)이 좋은 모양.
  • 부고[府庫]  관청의 문서(文書)나 재물(財物)을 넣어 곳간으로 지은 집. 예전에, 곳간으로 쓰기 위해 지은 집을 이르던 말.
  • 연이[然而]  그러나. 하지만. 그렇지만. 그러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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