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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미眞味는 담담하고 지인至人은 평범하다 <채근담>


진하고 기름지고 맵고 단 것은

참다운 맛이 아니니

참다운 맛은 그저 담담할 뿐이다.

신비롭고 기묘하고 탁월하다 해서

지극한 사람이 아니니

지극한 사람은 그저 평범할 뿐이다.


醲肥辛甘非眞味,  眞味只是淡.
농비신감비진미,  진미지시담.
神奇卓異非至人,  至人只是常.
신기탁이비지인,  지인지시상.

<菜根譚채근담/明刻本명각본(萬曆本만력본)/前集전집>


  • 진미[眞味]  진미(真味). 참된 맛. 진정(眞情)한 취미. 어떤 대상에서 느껴지는 참된 가치나 재미. 소식(蘇軾)의 시 화전안도기혜건다(和錢安道寄惠建茶)에 “설화며 우각 따윌 어찌 말할 거나 있으랴, 건다(建茶) 한 잔 마시니 진미가 무궁함을 알겠네.[雪花雨脚何足道 啜過始知眞味永]”라고 하였다.
  • 탁이[卓異] 보통 사람보다 뛰어나게 다름. 걸출하여 이채로움. 탁월하게 다름.
  • 지인[至人]  지인(至人)은 도가(道家)에서 세속을 초월한 무아(無我)의 경지에 오른 사람을 가리킨다. 장자(莊子)에 보면, 우주 간의 일체 사물의 생사(生死)와 수요(壽夭), 시비(是非)와 득실(得失), 물아(物我)와 유무(有無) 등은 모두 동등하다고 한다. 장자(莊子) 제물론(齊物論)에 “지인은 신묘하고 측량할 수 없다. 큰 연못을 태워버릴 뜨거운 불도 그를 뜨겁게 할 수 없고, 황하와 한수를 얼어붙게 할 추위도 그를 춥게 할 수 없으며, 산을 깨트리는 빠른 우레나 바다를 흔들어놓는 거센 바람도 그를 놀라게 할 수 없다.[至人神矣! 大澤焚而不能熱, 河漢沍而不能寒, 疾雷破山, 風振海而不能驚.]”라고 하였다.
  • 지인[至人]  지인(至人)은 보통 도덕(道德)과 수양(修養)이 극치(極致)에 이른 사람을 이르는데, 도가(道家)에서는 영극(靈極)에 도달하여 진여(眞如)를 잃지 않는 사람. 즉, 덕(德)이 지극한 경지에 이르고, 이치를 온전히 깨달아 세속에 구애되지 않고 무심(無心)에 노니는 경지로 성인(聖人)보다 더 높다고 한다. 장자(莊子) 소요유(逍遙遊)에 나오는 “지인은 자기를 내세우지 아니하고, 신의 경지에 이른 사람은 공을 내세우지 아니하며, 성인은 이름을 얻고자 하는 생각이 없다.[至人無己 神人無功 聖人無名]”라고 하여 지인, 신인, 성인을 구분한 말에서 유래하였다. 황제내경(黃帝內經) 상고천진론편 제1(上古天眞論篇第一)에 “황제가 말하기를……중고 시대에는 지인이 있었는데, 그는 도덕을 잘 지켰고 음양에 조화를 이루었고, 사철의 기후에 맞게 생활하였고, 세상풍속을 떠나서 정을 간직하고 신을 온전히 하여 천지 사이를 오갈 수 있었으며 먼 곳까지 보고 들었다. 이에 그는 오래 살게 되고 건강해서 역시 진인과 같이 되었다.[黃帝曰……中古之時有至人者 淳德全道 和於陰陽 調於四時 去世離俗 積精全神 游行天地之間 視聽八達之外 此蓋益其壽命而强者也 亦歸於眞人]”라고 하였다.
  • 지인[至人]  지인(至人)은 장자(莊子)에서는 탈속하여 무아의 경지에 도달한 사람을 의미하며, 순자(荀子)에서는 사상적으로나 도덕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한 사람을 가리킨다. 장자(莊子) 제물론(齊物論)에 “지인은 신령스러워서 큰 늪지대가 불타도 뜨겁게 느끼지 않고, 황하와 한수가 얼어붙어도 차갑게 여기지 않는다.[至人神矣 大澤焚而不能熱 河漢冱而不能寒]”라는 말이 나오고, 순자(荀子) 천론(天論)에 “그러므로 자연계의 법칙과 사람이 취해야 할 행동에 대해 분명하게 알 수 있는 사람은 지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故明於天人之分, 則可謂至人矣]”라고 하였다. 참고로 후한서(後漢書) 권79 중장통 열전(仲長統列傳)에 “지인은 마음대로 변하고 달사는 세속에서 벗어난다.[至人能變, 達士拔俗.]”라고 하였다.
  • 지극[至極]  어떠한 정도(程度)나 상태(狀態) 따위가 극도(極度)에 이르러 더할 나위 없음.

【譯文】 淡中知眞味,  常裏識英奇.  眞味是淡,  至人是常.
濃烈肥美辛辣甘甜不是眞正的美味,  眞正的美味只是淸淡  ;  神妙奇特卓越優異不是至高的完人.  至高的完人來只是常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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