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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취했다 꺼리지 말고 혼자 깨었다 자만도 마라 <채근담>


명리를 다투고 쫓음은 남에게 맡기되

모두가 취해있다고 꺼리지 마라.

평온하고 담담함은 내가 즐기되

홀로이 깨어 있다고 자랑하지도 마라.

이것이 바로 불교에서 말하는

법에도 매이지 않고 공에도 매이지 않아

몸과 마음이 모두 자유자재하다는 것이다.


競逐聽人,  而不嫌盡醉.  恬淡適己,  而不誇獨醒.
경축청인,  이불혐진취.  염담적기,  이불과독성.
此釋氏所謂,  “不爲法纏,  不爲空纏,  身心兩自在”者.
차석씨소위,  “불위법전,  불위공전,  신심양자재”자.

<菜根譚채근담/明刻本명각본(萬曆本만력본)/後集후집>


  • 경축[競逐]  다투어 쫓다. 다투어 각축하다. 삼국지(三國志) 오지(吳志) 오주전(吳主傳)에 “하물며 현재 사악한 자들이 서로 각축을 벌이고 있으며 시랑이 같은 자들이 길에 가득 차 있는데, 가까이 있는 사람을 애도하려고 예제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이것은 문을 열고 강도를 불러들이는 것과 같은 것이지, 인(仁)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況今姦宄競逐, 豺狼滿道, 乃欲哀親戚, 顧禮制. 是猶開門而揖盜, 未可以為仁也.]”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청인[聽人]  청각 장애인에 상대하여, 청력의 소실이 거의 없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 남에게 청하다.
  • 진취[盡醉]  술이 몹시 취함. 술에 매우 취함. 두보(杜甫)의 시 곡강(曲江)에 “퇴청해서는 나날이 봄옷을 전당 잡혀, 날마다 강 머리에서 실컷 취해 돌아오네.[朝回日日典春衣, 每日江頭盡醉歸.]”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염담[恬淡]  명리(名利)를 멀리하여 담박함. 욕심(慾心)이 없고 담백(淡白)함. 이익(利益)을 탐내는 마음이 없음. 청정하고 담박함. 명리에 열중하지 않음. 세상 물욕이 없다. 평안하고 고요하다. 무사태평하고 명예나 이익을 탐내지 않다. 사리사욕이 없다. 고요하고 평안한 마음. 명리에 집착하지 않는 것을 가리킨다. 도덕경(道德經) 제31장에 “담담하고 맑은 것을 으뜸으로 한다.[恬淡爲上.]”고 하였고, 장자(莊子) 천도(天道)에 “허정과 염담, 적막과 무위는 하늘과 땅의 기준이며 도덕 수양의 최고 경계라서 고대의 제왕과 성인들이 모두 이 경계 위에 머물렀다.[夫虛靜恬淡, 寂寞無爲者, 天地之平而道德之至也, 故帝王聖人休焉.]”라고 하였다.
  • 적기[適己]  자기에게로 향함. 자기 마음대로 함. 자기 멋대로 함. 자기에게 돌림. 자기가 즐김. 자기에게만 맞게 함. 스스로 깨닫다. 자득(自得). 사기(史記) 권63 노자한비열전(老子韓非列傳)에서 장자의 학설을 가리켜 “그의 말은 광대하고 심원하여 자기 마음대로였기에 왕공대인들도 마음대로 그를 부릴 수 없었다.[其言洸洋自恣以適己, 故自王公大人不能器之.]”라고 하였다.
  • 독성[獨醒]  홀로 깨어 있음. 혼란한 사회에서 홀로 각성함. 시속(時俗)에 휩쓸리지 않음. 세상이 다 취해 있는데 홀로 깨어 있다는 뜻으로, 세속에 휩쓸리지 않는 사람을 이른다. 온 세상이 모두 더러운 오탁(汚濁) 속에 빠져 있는데, 자신만이 청절(淸節)을 굳게 가지고 있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굴원(屈原)의 어부사(漁父辭)에 “굴원이 쫓겨나 강담에서 노닐고, 못가를 거닐면서 시를 읊조리매, 안색이 초췌하고 형용에 생기가 없었다.[屈原旣放, 游於江潭, 行吟澤畔, 顔色樵悴, 形容枯槁.]”라고 하였고, “온 세상이 모두 탁하거늘 나 홀로 맑으며, 뭇사람 모두 취했거늘 나 홀로 깨어 있어, 이 때문에 추방을 받았도다.[擧世皆濁我獨淸, 衆人皆醉我獨腥, 是以見放.]”라고 하였다.
  • 법[法]  물(物), 심(心), 선(善), 악(惡)의 물질과 정신의 모든 것. 불교의 진리(眞理). 부처의 가르침. 불도(佛道). 도리(道理). 사람이 지켜야 할 준칙(準則).
  • 공[空]  불교에서 실체(實體)를 부정하는 말. 결국에는 실체(實體)가 없어 보이는 경지. 불교의 교리에서 만상(萬像)을 빈[空] 것으로 본다. 헛되이. 공연히. 쓸데없이.
  • 자재[自在]  제 스스로 존재함. 구속과 방해가 없음, 마음대로 무엇이나 자유롭지 않은 것이 없고 장애될 것이 없음을 일컫는 말. 자유롭다. 편안하다. 안락하다. 자재(自在)는 대자재(大自在)의 준말로 불교 용어인데, 구애된 바가 없이 진퇴하여 마음이 번뇌를 떠나는 것을 이른다. 법화경(法華經) 오백제자수기품(五百弟子受記品)에 “제불(諸佛)은 대자재의 신통력(神通力)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復聞諸佛有大自在神通之力.]”라고 하였는데, 후세에 자유자재(自由自在)를 가리키는 데에 많이 사용하였다. 참고로, 송(宋)나라 나대경(羅大經)의 학림옥로(鶴林玉露) 권9에 “사람이 되려면 제멋대로 굴면 안 되고, 제멋대로 굴면 사람이 안 된다.[成人不自在 自在不成人]”라는 속담이 소개되어 있다.
  • 자재무위[自在無爲]  자재(自在)는 세속의 속박을 받지 않고 마음대로 하는 것이며, 무위(無爲)는 인위적으로 함이 없이 자연에 순응함을 이른다.
  • 자유자재[自由自在]  자유롭고 거침이 없이 자기의 뜻대로 할 수 있음. 구속도 간섭도 없이 완전히 자기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는 상황, 자기의 뜻대로 자유롭게 마음대로 할 수 있음. 아무 거리낌이 없는 상태. 무궁자재(無窮自在).

【譯文】 恬淡適己,  身心自在.
競爭追逐聽憑他人,  不嫌棄他人全都沉醉  ;  恬靜淡泊閑適自得,  不誇耀自己獨自淸醒.  這就是佛家所說 :  “不被事物纏擾,  不被虛空困擾,  身體心靈兩者都能逍遙自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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