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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곳에서 삼가라. 남모르게 지은 죄도 반드시 드러난다 <채근담>


간에 병이 들면 눈이 멀게 되고

콩팥에 병이 들면 귀가 멀게 된다.

병은 사람이 볼 수 없는 데로 들어서

반드시 모두가 볼 수 있는 데로 드러난다.

그러므로 군자는

훤히 드러나는 죄를 짓지 않으려면

먼저, 드러나지 않는 죄를 짓지 말아야 한다.


肝受病則目不能視,  腎受病則耳不能聽.
간수병즉목불능시,  신수병즉이불능청.
病受於人所不見,  必發於人所共見.
병수어인소불견,  필발어인소공견.
故君子欲無得罪於昭昭,  先無得罪於冥冥.
고군자욕무득죄어소소,  선무득죄어명명.

<菜根譚채근담/明刻本명각본(萬曆本만력본)/前集전집>


  • 수병[受病]  병이 듦. 병(病)을 얻음. 병에 걸리다. 대개 병의 증상이 곧 나타나지 않는 경우에 쓰인다.
  • 불견[不見]  보지 못함. 만나지 못함. 사람들에게 알려지거나 쓰이지 않음. 참고로, 대학장구(大學章句) 전 7장에 “마음이 있지 않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고, 먹어도 그 맛을 알지 못한다.[心不在焉 視而不見 聽而不聞 食而不知其味]”라고 하였고, 두보(杜甫)의 시 불견(不見)에 “이생[이백李白]을 못 만난 지 오래이어라, 거짓 미친 꼴이 참으로 가련하구려. … 광산의 글 읽던 곳으로, 머리 희었으니 좋이 돌아올지어다.[不見李生久, 佯狂眞可哀. … 匡山讀書處, 頭白好歸來.]”라고 하였다.
  • 공견[共見]  함께 봄. 모두가 봄. 현재의 한 사건에서 현재의 다른 사건을 추리함.
  • 득죄[得罪]  남에게 큰 잘못을 저질러 죄를 지음. 남에게 대한 큰 잘못이나 죄(罪)를 얻음. 남의 미움을 사다. 실례가 되다. 남의 노여움을 사다. 남의 기분을 상하게 하다. 참고로, 맹자(孟子) 이루 상(離婁上)에 “정치를 하기가 어렵지 않으니, 거실에 죄를 짓지 말아야 한다. 거실이 사모하는 바를 온 나라가 사모하고, 온 나라가 사모하는 바를 천하가 사모한다. 그러므로 패연한 덕교(德敎)가 사해에 넘치는 것이다.[孟子曰 爲政不難 不得罪於巨室 巨室之所慕 一國慕之 一國之所慕 天下慕之 故沛然德敎 溢乎四海]”라고 하였다.
  • 소소[昭昭]  사리(事理)가 환하고 뚜렷함, 밝은 모양. 밝음 환하고 또렷함. 분명한 모양. 빛나다. 밝다. 환하다. 명백(明白)하다. 밝은 해. 참고로, 소학(小學) 계고(稽古)에 “위 영공(衛靈公)이 부인과 함께 밤에 앉아 있었는데, 수레바퀴 소리가 삐걱삐걱거리며 대궐문에 이르러 그쳤다가 대궐문을 지나 다시 소리가 나는 것을 듣고는, 영공이 부인에게 묻기를 ‘이 사람이 누구인지 알겠소?’라고 하니, 부인이 ‘이 사람은 거백옥(蘧伯玉)입니다.’라고 하였다. 영공이 ‘어떻게 아시오?’라고 묻자, 부인이 대답하기를 ‘첩이 듣기로는 예(禮)에 대궐문 앞에서는 수레에서 내리고 임금의 수레를 끄는 말에 대해서는 경례를 한다 하였으니, 이는 공경을 넓히는 것입니다. 충신과 효자는 밝게 드러난다고 하여 절개를 펴지 않고, 어둡다고 하여 행실을 태만히 하지 않습니다. 거백옥은 위나라의 어진 대부입니다. 어질면서도 지혜가 있고 윗사람을 섬김에 공경을 다합니다. 따라서 이 사람은 반드시 남이 모르는 밤중이라고 해서 예를 폐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 때문에 아는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영공이 사람을 시켜 살펴보았더니, 과연 거백옥이었다.[衛靈公與夫人夜坐, 聞車聲轔轔, 至闕而止, 過闕復有聲. 公問夫人曰: 知此爲誰? 夫人曰: 此蘧伯玉也. 公曰: 何以知之? 夫人曰: 妾聞, 禮下公門, 式路馬, 所以廣敬也. 夫忠臣與孝子, 不爲昭昭信節, 不爲冥冥惰行. 蘧伯玉衛之賢大夫也, 仁而有智, 敬於事上. 此其人必不以闇味廢禮. 是以知之. 公使人視之, 果伯玉也.]”라고 하였다. <古列女傳 卷3 衛靈夫人>
  • 명명[冥冥]  아득하고 그윽함. 드러나지 않고 으슥함. 나타나지 않아 알 수 없는 모양. 드러나지 않고 은미(隱微)한 모양. 보이지 않는 곳. 어두운 모양. 어두운 밤. 배우지 않아서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긴 분별력이 없는 상태. 자신도 모르는 사이[不知不覺]. 침사하여 정성을 다함. 남의 눈에 띄지 않는 일. 조상의 영혼. 저승. 천지 만물의 근원인 원기의 모양. 먼 하늘. 높고 멀다. 깊고 크다. 자욱하다. 가득하다. 참고로, 시경(詩經)에 “큰 수레를 몰지 마라, 먼지만 앞 못 보게 일어나느니라.[無將大車 維塵冥冥]”라고 하였고, 양웅(揚雄)의 법언(法言)에 “기러기 높은 하늘 날아가는데, 주살 가진 사람이 어찌 잡을 수 있겠는가.[鴻飛冥冥 弋人何簒焉]”라고 하였다.

【譯文】  禍於昭昭,  罪於冥冥  :  君子無禍,  勿罪冥冥.
肝髒遭受病變眼睛就不能看東西,  腎髒遭受病變耳朵就不能聽聲音  ;  病變發生在人們所看不見的地方,  必然發作在人們都能看見的時候.  所以君子想不獲罪於明顯處,  必須首先不獲罪於隱蔽場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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