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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거리 [小兒辯日소아변일/兩小兒辯日양소아변일] <열자/탕문>


공자(孔子)가 동쪽 지방을 두루 돌아다니다가, 두 어린아이가 말다툼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공자가 다투는 까닭을 물으니 한 아이가 말하였다.

“저는 해는 뜨기 시작할 무렵에 사람과 가장 가깝고, 해가 중천에 떠 있을 때는 멀다고 생각하는데, 저 아이는 해가 뜰 무렵에는 멀고 해가 중천에 떠 있을 때가 가깝다고 합니다.”

그 아이가 다시 말하였다.

“해가 처음 뜰 때에는 크기가 수레 덮개만 하다가 해가 하늘 한 가운데 이르면 세숫대야만 해지니, 이것은 멀리 있으니 작게 보이고 가까이에 있으니 크게 보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다른 한 아이가 말하였다.

“해가 처음 뜰 때에는 서늘하지만, 하늘 복판에 이르면 끓는 물처럼 뜨거우니, 이것은 가까우니 뜨겁고 멀리 있으니 서늘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공자는 두 아이의 말 중 누구 말이 옳고 누구 말이 그른지 결론을 내릴 수가 없었다.

두 어린아이가 웃으며 말하였다.

“누가 당신더러 지혜가 많다고 하더이까?”

<열자 제5편 탕문>


孔子東遊, 見兩小兒辯鬥. 問其故, 一兒曰:「我以日始出時去人近, 而日中時遠也. 一兒以日初出遠, 而日中時近也.」 一兒曰:「日初出大如車蓋, 及日中, 則如盤盂, 此不爲遠者小而近者大乎?」 一兒曰:「日初出滄滄涼涼, 及其日中如探湯, 此不爲近者熱而遠者涼乎?」 孔子不能決也. 兩小兒笑曰:「孰爲汝多知乎?」  <列子 第5篇 湯問>


  이 이야기에서 ‘소아변일(小兒辯日)’의 고사성어(故事成語)가 나왔다. 소아변일(小兒辯日)은 두 어린아이가 해에 대하여 말다툼을 한다는 뜻으로, 해의 거리에 관해 서로 다른 그럴싸한 의견으로 다툼을 벌이면서 따지는데 공자(孔子)도 뚜렷이 결론을 내릴 방법이 없었다는 데서, 서로 따져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것을 이르는 말로 쓰인다. 양소아변일(兩小兒辯日)이라고도 한다.


  • 동유[東遊]  동방(東方)으로 유력(遊歷: 여러 고장을 두루 돌아다님)함. 동쪽 지방으로 놀러 다님. 동쪽 방면의 여러 고장을 두루 거침.
  • 거개[車蓋]  비나 볕을 가리기 위(爲)해 수레 위에 친, 우산(雨傘) 같은 덮개. 상류 계급의 사람들이 타는 수레 위에 둥글게 버티던 우산 같은 휘장. 비나 볕을 가리기 위한 것이다.
  • 반우[盤盂]  세숫대나 목욕탕 등의 기물. 쟁반. 접시와 사발. 밥을 담는 그릇. 盤은 둥그런 그릇을 말하고, 盂는 네모난 그릇을 말함.
  • 창창[滄滄]  매우 차가운 모양. 쌀쌀하다. 싸늘하다.
  • 양량[涼涼]  서늘함.
  • 탐탕[探湯]  열탕(熱湯)에 손을 넣다. 끓는 물에 손을 넣어 본다는 뜻으로, 더위에 괴로워하는 모양이나 고생하거나 두려워하여 경계하는 모양 따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 숙위[孰爲]  누가 ~이다. 어느 것이 ~ 이다. 누가 ~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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