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蜀葵花촉규화 / 접시꽃 / 崔致遠최치원


寂寞荒田側[적막황전측]   고요하고 쓸쓸한 묵정밭 가에

繁花壓柔枝[번화압유지]   촘촘한 꽃에 휜 가녀린 가지

香輕梅雨歇[향경매우헐]   매실비 그쳐 향기는 가벼운데

影帶麥風欹[영대맥풍의]   보리바람에 긴 그림자 기울어

車馬誰見賞[거마수견상]   수레에 말 탄 그 누가 보아주랴

蜂蝶徒相窺[봉접도상규]   벌이며 나비들만 서로 엿볼 뿐

自慚生地賤[자참생지천]   사는 땅이 천함을 부끄러워하며

堪恨人棄遺[감한인기유]   사람에게 버려진 한 견디어내네

<蜀葵花촉규화 / 접시꽃 / 崔致遠최치원 : 東文選동문선>


  • 최치원[崔致遠]  신라(新羅) 말(末)의 학자(學者)이며 문장가(文章家). 본관은 경주(慶州). 자(字)는 고운(孤雲), 해운(海雲). 시호(諡號)는 문창후(文昌侯). 문장의 대가로 최승우(崔承祐), 최언위(崔彦撝)와 함께 신라삼최(新羅三崔)로 꼽힌다. 12세 때 당(唐)나라에 유학하여 18세에 장원 급제했다. 선주(宣州) 율수현위(溧水縣尉)가 된 후, 승무랑(承務郞), 전중시어사내공봉(殿中侍御史內供奉)으로 도통순관(都統巡官)에 올라 비은어대(緋銀魚袋)를 하사받은 데 이어 자금어대(紫金魚袋)도 받았다. 황소(黃巢)의 난이 일어났을 때는 고변(高駢)의 종사관으로서 토황소격문(討黃巢檄文)을 초하였으며, 고운(顧雲), 나은(羅隱) 등 문인들과 교류하면서 문명(文名)을 크게 떨쳤다. 신라로 귀국하여서는 시독겸한림학사(侍讀兼翰林學士) 수병부시랑(守兵部侍郞) 서서감지사(瑞書監知事)가 되었다. 시무책(時務策) 10여 조(條)를 진성여왕에게 상소, 문란한 국정을 통탄하고 외직을 자청, 대산 등지의 태수를 지낸 후에 아찬이 되었다. 그 후 관직을 내놓고 난세를 비관하며 각지를 유랑하다가 가야산 해인사에서 생을 마쳤다. 글씨를 잘 썼다. 고려 현종 때 내사령(內史令)에 추증되었으며, 문묘에 배향되어 문창후(文昌侯)에 추봉되었다. 최치원이 남긴 글씨로는 대숭복사비(大崇福寺碑), 진감국사비(眞鑑國師碑), 지증대사적조탑비(智證大師寂照塔碑), 무염국사백월보광탑비(無染國師白月葆光塔碑), 봉암사비문(鳳巖寺碑文), 숭복사비문(崇福寺碑文), 사산비(四山碑)가 있고, 저서로는 사륙집(四六集) 1권과 계원필경(桂苑筆耕) 20권, 중산복궤집(中山覆簣集), 석순응전(釋順應傳), 법장화상전(法藏和尙傳) 등이 있다.
  • 적막[寂寞]  고요하고 쓸쓸함. 적적(寂寂)하다. 고요하다. 외롭다. 쓸쓸하다. 적막하다. 조용하다. 괴괴하다.
  • 황전[荒田]  황폐한 밭. 거두지 아니하여 거칠어진 논밭. 묵은 땅. 황무지.
  • 번화[繁花]  무성한 꽃. 갖가지 꽃. 각양각색의 꽃.
  • 매우[梅雨]  6월 초순과 7월 초순 사이 매실이 익을 무렵에 내리는 비를 말한다. 매실(梅實)이 누렇게 익어 떨어질 무렵에는 물이 불어나고 흙이 습하여 울증(鬱蒸)한 기운이 비를 내리게 하는데 이것을 말한다. 당 태종(唐太宗)의 시 영우(詠雨)에 “따뜻한 바람이 푸른 들에 부니, 매우가 밭에 흩뿌리네.[和風吹綠野 梅雨灑芳田]”라고 하였다.
  • 매우[梅雨]  강남(江南) 지방에서 매실이 처음 맺기 시작하는 음력 3월에 내리는 비를 영매우(迎梅雨)라 이르는 데서 온 말이다. 5월에 내리는 비는 송매우(送梅雨)라 한다. 참고로 당나라 백거이(白居易)의 시 화몽득하지억소주정로빈객(和夢得夏至憶蘇州呈盧賓客)에 “낙양은 보리가 익는 달이요, 강남은 매우가 내리는 때로다.[洛下麥秋月, 江南梅雨天.]”라고 하였다. <全唐詩 卷462 和夢得夏至憶蘇州呈盧賓客>
  • 매우[梅雨]  매실(梅實)이 누렇게 익을 무렵에 내리는 비를 말하는데, 보통 늦은 봄이나 초여름 무렵에 시작되는 장맛비로 황매우(黃梅雨)라고도 한다. 이 기간 동안에는 공기가 음습하여 곰팡이가 쉽게 슬기 때문에 매우(霉雨)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 임우(霖雨)라고도 한다.
  • 영대[影帶]  개기일식(皆旣日蝕)의 직전이나 직후(直後)에, 땅위로 빨리 지나는 것처럼 보이는 띠 모양(模樣)의 어두운 그림자. 개기일식(皆旣日食) 때, 그 직전이나 직후에 지상(地上)에 명암(明暗)이 있는 줄무늬가 흔들려 보이는 현상.
  • 맥풍[麥風]  보리 익는 계절, 즉 맥추(麥秋)에 불어오는 바람을 말한다. 보리 위로 스치는 바람이라는 뜻으로 초여름을 알리는 바람이다. 장강과 회수 지역에서 음력 5월에 부는 바람을 의미한다. 맥신(麥信)이라고도 한다.
  • 거마[車馬]  수레와 말. 수레에 맨 말. 수레와 말을 아울러 이르는 말.
  • 기유[棄遺]  내버리다. 포기하다.

<접시꽃 : 촉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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