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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思二首춘사2수 / 봄시름 / 賈至가지


[其一]

草色靑靑柳色黃[초색청청류색황]   풀빛은 푸르고 버들 빛은 노랗고

桃花歷亂李花香[도화력란리화향]   복사꽃 난만하고 오얏꽃 향기롭네

東風不爲吹愁去[동풍불위취수거]   봄바람 불어도 시름은 못 거둬가니

春日偏能惹恨長[춘일편능야한장]   봄날은 오히려 한만 일으켜 키우네

[其二]

紅粉當壚弱柳垂[홍분당로약류수]   미녀 주막에 여린 버들 드리우고

金花臘酒解酴醿[금화랍주해도미]   금화 납주를 이제 열어 걸러내니

笙歌日暮能留客[생가일모능류객]   저물녘 생황 노래 나그네 잡아매어

醉殺長安輕薄兒[취살장안경박아]   장안의 경박아는 술에 곤죽이 되네

<春思二首춘사2/ 봄날은 한만 키우네 / 賈至가지>

  이 시(詩)는 가지(賈至)가 당 숙종(唐肅宗)때 악주사마(岳州司馬)로 좌천된 임지로 가던 도중, 동정호(洞庭湖) 부근에서 지은 시라고 한다.


  • 가지[賈至]  당(唐) 나라 때의 시인으로 하남(河南) 낙양(洛陽) 사람이다. 자는(字) 유린(有隣) 또는 유기(幼幾)고, 가증(賈曾)의 아들이다. 현종(玄宗) 천보(天寶) 10년(751) 명경과(明經科)에 급제하여 단보위(單父尉)가 되었다. 안록산(安祿山)의 난 때 현종(玄宗)을 따라 촉(蜀) 땅으로 달아나, 기거사인(起居舍人)과 지제고(知制誥)를 지냈다. 제위를 숙종(肅宗)에게 넘기자 전위책문(傳位冊文)을 지었고, 중서사인(中書舍人)에 올랐다. 지덕(至德) 연간에 장군 왕사영(王士榮)이 어떤 일에 연좌되어 참수를 당하게 되자, 재주를 아낀 황제가 사면했는데, 그가 간언하여 처형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후에 다른 작은 법에 연루되어 악주사마(岳州司馬)로 좌천되었다. 악주사마로 쫓겨나 있던 3년 동안에 이백(李白)과 만났다. 보응(寶應) 원년(762) 중서사인(中書舍人)으로 궁으로 돌아왔고, 대력(大曆) 연간 초기에 신도현백(信都縣伯)에 봉해졌고 상서우승(尙書右丞)과 예부시랑(禮部侍郞)을 지냈다. 우산기상시(右散騎常侍)에 임명되어 현역으로 죽어, 예부상서(禮部尙書)로 추증(追贈)되었다. 사후 시호를 문(文)이라 하였다. 시문에 능했고, 준일(俊逸)한 기품은 남조 때 송나라의 포조(鮑照)와 유신(庾信) 등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했다. 가지집(賈至集) 20권과 별집(別集) 15권이 있었으나 산실되었다.
  • 청청[靑靑]  푸릇푸릇하다. 나이가 젊다. 머리카락이 검다. 하늘빛이 캄캄하다. 어둡다. 무성한 모양. 짙푸른 빛깔. 젊은 날을 가리킨다. 아주 검은 것을 가리킨다. 버드나무를 가리킨다. 초목이 무성한 것을 가리킨다. 육유(陸游)의 숙능인사(宿能仁寺)에 “멀리 푸른 부평초를 사랑하노니 개굴개굴 개구리 듣기도 싫증이 난다.[遙憐萍靑靑 厭聽䵷閤閤]”라고 하였고, 왕유(王維)의 송원이사안서(送元二使安西)에 “위성의 아침 비가 가벼운 먼지를 적시니, 객사는 푸르디푸른 버들 빛이 새롭구나.[渭城朝雨浥輕塵 客舍靑靑柳色新]”라고 하였다. 청청(青青).
  • 이화[李花]  오얏꽃(자두꽃)을 가리킨다.
  • 역란[歷亂]  혼잡하고 어수선하다. 뒤섞여 어지럽다. 뒤죽박죽이다. 반란·전란 따위를 겪다. 너저분하다. 소란하다. 어지러워 순서가 없는 모양.
  • 역란[歷亂]  꽃이 많이 피어 화려하다. 꽃이 어지러이 날린다. 꽃이 난만하게 피다. 꽃이 어지럽게 피어 있는 모양. 노조린(盧照隣)의 시 방수(芳樹)에 “바람 가자 꽃들이 어지러이 피고, 해 지자 그림자 들쭉날쭉하네.[風歸花歷亂 日度影參差]”라고 하였다.
  • 동풍[東風]  동쪽에서 불어오는 바람. 봄바람. 샛바람. 춘풍(春風). 이백(李白)의 시 춘일독작(春日獨酌)에 “봄바람에 훈기가 돌고, 물과 나무 봄빛에 무성해지네.[東風扇淑氣 水木榮春暉]”라고 하였다. 또, 두목(杜牧)의 시 적벽(赤壁)에 “동풍이 주유에게 불어주지 않았다면, 오나라 두 미녀 동작대 안에 갇혔을 테지.[東風不與周郞便 銅雀春深鎖二喬]”라고 하였는데, 유비(劉備)와 손권(孫權)이 연합하여 조조(曹操)의 수군을 적벽(赤壁)에서 화공으로 물리쳤을 때 제갈량(諸葛亮)이 조조(曹操)의 수군(水軍)을 불(火)로 공격하기 위해 동남풍(東南風)을 이용했다는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에 실린 이야기를 인용한 것이다.
  • 불위[不爲]  ~하지 못한다. ~를 위하려는 것이 아니다. ~를 위해서 ~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때문이 아니다.
  • 편능[偏能]  오로지 ~이 능하다. 단지 ∼하다.
  • 야한[惹恨]  한(恨)을 불러일으킨다. 한을 야기(惹起)하다.
  • 홍분[紅粉]  여인이 화장할 때 쓰는 붉은 연지(臙脂)와 하얀 분(粉). 붉은 연지와 흰 분을 바른 여자. 이것이 나중에는 젊은 여인 또는 미녀를 나타내는 말로도 쓰였다.
  • 홍분[紅粉]  홍분은 곱게 치장한 기녀(妓女)를 가리킨다. 당나라 두목(杜牧)이 낙양(洛陽)의 분사(分司)에 어사(御史)로 근무할 적에 이원(李愿)의 연회에 초청을 받고 가서는, 자운(紫雲)이라는 기녀가 누구냐고 묻고서 그녀에게 특별히 관심을 보이며 ‘명불허득(名不虛得)’이라고 극찬하자, 다른 기녀들이 머리를 돌리고 웃었는데, 이에 두목이 시를 짓기를 “화당에서 오늘 성대한 잔치 개최하면서, 누가 분사의 어사님을 오라고 불렀는가. 홀연히 광언을 발하여 만좌를 놀라게 하니, 두 줄로 앉은 홍분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리누나.[華堂今日綺筵開 誰喚分司御史來 忽發狂言驚滿座 兩行紅粉一時廻]”라고 했다는 일화가 송나라 계민부(計敏夫)가 지은 당시기사(唐詩紀事) 권56 두목(杜牧)에 나온다.
  • 당로[當壚]  술을 벌려놓은 토단. 술파는 집, 즉 주점. 선술집의 술청에 나와 앉아 술을 팖. 중국 전한(前漢)의 사마상여(司馬相如)가 자기 아내 탁문군(卓文君)을 술독을 둔 곳에 앉혀 술을 팔게 하였다는 데서 유래한다.
  • 약류[弱柳]  여린 버들가지. 연약한 버들. 부드럽고 가느다란 버들가지를 가리킨다.
  • 금화[金花]  황금빛깔의 아름다운 꽃. 여기서는 술 표면에 뜬 누런 술 꽃을 가리킨다. 술이 아주 잘 익었다는 의미이다.
  • 금화[金花]  술의 생산지 난릉(蘭陵)의 별명이다. 금화(金華).
  • 금화[金花]  음력 정월 초이레, 즉 인일(人日)에 부인(婦人)들이 머리에 장식하는 수식(首飾)인 금색(金色)의 조화(造化)를 이르는데, 두보(杜甫)의 인일시(人日詩)에 “머리꾸미개의 금화는 추위를 잘도 견디네.[勝裏金花巧耐寒]”라고 하였다. <杜少陵集 卷二十一>
  • 납주[臘酒]  납월(臘月), 즉 음력 12월에 빚어 두었다가 이듬해에 거른 술. 섣달에 담가서 해를 넘긴 후 걸러 마시는 세주(歲酒). 납주는 섣달 중순경에 빚어두었다가 납일에 마시는 술이다. 섣달에 술을 담가서 해를 묵혀 떠낸다. 이 술은 매우 특이한 방법으로 빚는다. 평소 먹고 남아 모아두었던 쉰밥을 이용하는 방법이 그것으로, 상법대로 술을 빚되 쉰밥을 함께 섞고 버무려 술독에 안쳐서 한 번 발효시키는 단양주이다. 대개 10일 정도면 술이 익게 되는데, 이때 용수를 박아 그 안에 고인 청주를 다 떠낸 다음, 더 이상 술이 고이지 않으면 물을 쳐가면서 탁주를 걸러 마신다. <林園十六志, 農政會要>
  • 도미[酴醿]  거듭 빚은 술. 거르지 않은 전내기 술. 도미주(酴醾酒). 도미주는 여러 차례 빚은 술이라 중양주(重酿酒)라 부르기도 하고 도미화 꽃잎과 향을 넣어 만든 술을 이르기도 한다. 연하세시기(輦下歲時記)에 “장안에서는 해마다 청명절에 신하들에게 도미주를 하사했는데 거듭 빚은 술이었다.[長安每歲淸明, 賜宰臣以下酴醾酒, 卽重酿也]”라고 하였다. 꽃을 가리키기도 한다. 도미(酴蘼). 도미(酴縻).
  • 도미[酴醾]  장미과에 속하는 꽃 이름이다. 만생(蔓生)하는 관목(灌木)으로 초여름 경에 장미를 닮은 하얀 꽃이 핀다. 도미(酴醾)는 원래 술 이름인데 꽃이 그 술 빛처럼 하얗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歲時記> 도미(荼蘼). 도미(荼縻).
  • 생가[笙歌]  생황(笙簧)을 연주하며 노래하는 것. 음악소리와 노랫소리. 생황(笙簧)은 아악(雅樂)에 쓰는 관악기이다. 옛날 연회에서 노래를 부르면서 생황을 연주하곤 했는데, 이 노래와 연주곡은 모두 시경(詩經) 소아에 있는 것들로, 합쳐서 생가(笙歌)라 하며, 바뀌어 전아한 노래로서의 아악(雅樂)을 뜻하기도 한다. 예기(禮記) 단궁(檀弓)에 의하면, 공자가 일찍이 대상(大祥)을 마친 10일 후에야 생가가 제대로 되었다고 하였다.
  • 취살[醉殺]  몹시 취하다. 술에 녹초가 되다. 술에 곤죽이 되다. 살(殺)은 앞 글자의 어세(語勢)를 강하게 하는 강세접미사(强勢接尾辭)이다.
  • 경박아[輕薄兒]  언행이 경솔하고 천박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여기선 술 좋아하는 풍류남아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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