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는 세 가지 품(品)이 있다. 왕도정치의 교화와 패도정치의 위세, 강압정치의 협박이 그것이다.
무릇 이 세 가지는 각각 그 쓰이는 바가 있기는 하지만, 교화가 가장 훌륭한 것이다. 무릇 교화시켜도 어떤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때에는 그 다음에 위세를 써야 한다, 또 위세로도 변화가 없을 때에는 협박을 써야 하며, 협박으로도 변화가 없는 후라야 형벌을 가하게 되는 것이다.
무릇 형벌까지 이르는 것은 왕도정치로서는 할 일이 못되는 것이다.
그래서 성왕(聖王)은 먼저 덕과 교화를 베푼 후에 형벌을 가하되, 명예와 치욕이 무엇이라는 것을 세워놓고 나서 방지하고 금지하며, 예의의 절도를 높여 이를 보여 주어야 한다. 또 재물과 이익의 폐단이 천함을 알려 주고, 이로써 변화시킨다.
그런가 하면 임금 자신의 내정(內政)과 문 안에서의 예(禮)를 잘 닦아 비(妃)·필(匹)의 서열을 하나같이 바르게 해놓으면, 그 누구의 의례(義禮)의 명예를 사모하고 탐란(貪亂)의 치욕을 미워하지 아니하는 자가 없게 된다. 그렇게 되도록 하는 것은 다름 아닌 바로 교화가 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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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손(季孫)이 공자(孔子)에게 물었다.
“무도한 자를 죽여 도(道) 있는 곳으로 나아가게 하면 어떻습니까?”
공자가 말하였다.
“그대는 정치를 하면서 어찌 죽이는 방법을 쓰고자 합니까? 그대가 선을 행하고자 하면 백성들도 선해지는 법입니다. 군자의 덕이 바람이라면 소인의 덕은 풀입니다. 풀 위로 바람이 불면 풀은 눕게 되어 있습니다.”
이 말은 오직 교화로써 하여야 함을 밝힌 것이다.
<설원 / 정리>
政有三品:王者之政化之, 霸者之政威之, 強者之政脅之, 夫此三者各有所施, 而化之為貴矣. 夫化之不變而後威之, 威之不變而後脅之, 脅之不變而後刑之;夫至於刑者, 則非王者之所得已也. 是以聖王先德教而後刑罰, 立榮恥而明防禁;崇禮義之節以示之, 賤貨利之弊以變之;修近理內政橛機之禮, 壹妃匹之際;則莫不慕義禮之榮, 而惡貪亂之恥. 其所由致之者, 化使然也.
季孫問於孔子曰:「如殺無道, 以就有道, 何如?」 孔子曰:「子為政, 焉用殺, 子欲善而民善矣. 君子之德, 風也;小人之德, 草也;草上之風必偃.」 言明其化而已矣. <說苑 / 政理 :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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