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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삼모사(朝三暮四)<장자/제물론>


신명(神明)을 괴롭혀 하나로 하려 애쓰면서도, 그것이 본래 같음을 알지 못하는 것을 조삼(朝三)이라 한다. 무엇을 조삼이라고 하는가?

원숭이를 기르는 사람이 원숭이들에게 상수리를 주며 말하였다.

“아침에는 세 개 저녁에는 네 개(朝三暮四)를 주겠다.”

그러자, 원숭이들이 모두 화를 내었다. 그래서 다시 말하였다.

“그러면 아침에 네 개 저녁에 세 개를 주겠다.”

그러자 원숭이들이 모두 기뻐하였다.

명분이나 실질에 있어서는 달라진 것이 없는데도 기뻐하고 성내는 작용을 하는 것도 역시 이 때문이다. 그래서 성인은 모든 시비를 조화시켜 하늘의 저울[天鈞]에 맡기고 편안히 쉬니, 이것을 일컬어 양행(兩行)이라 한다.

<장자(내편) : 제2편 제물론>


勞神明爲一, 而不知其同也, 謂之朝三. 何謂朝三? 狙公賦芧曰:「朝三而暮四.」 衆狙皆怒. 曰:「然則朝四而暮三.」 衆狙皆悅. 名實未虧而喜怒爲用, 亦因是也. 是以聖人和之以是非而休乎天鈞, 是之謂兩行. <莊子(內篇) : 第2篇 齊物論 10>


  • 신명[神明]  총명함, 영민함. 사람의 정신. 신처럼 극히 지혜로움. 황제내경(黃帝內經)에 “심장은 군주의 기능을 하는 기관(器官)으로, 거기에서 신명(神明)이 나온다.”라고 하였다.
  • 신명[神明]  하늘과 땅의 신령(神靈). 신의 총칭. 사리에 밝으며 신령스러움. 어떠한 일에 신나게 빠져들거나 즐겁게 일을 할 때와 같이 단기적으로 삶에 만족할 때 사용하는 말.
  • 신명[神明]  자신을 닦아 성인처럼 되는 것과 남을 다스리며 왕도(王道)를 펴는 것으로, 즉 내성외왕(內聖外王)의 도를 말한다. 장자(莊子) 천하(天下)에 “신은 어디서 내려오며, 명은 어디서 나오는가. 성인이 내는 바가 있고, 제왕이 이루는 바가 있다.[神何由降 明何由出 聖有所生 王有所成]”라는 말이 나오고, 또 지금 천하의 사람들을 보면 완전했던 옛사람들에 비해서 “천지의 아름다움을 구비하고 신명의 경지에 걸맞은 인물을 거의 찾을 수 없기 때문에, 내성외왕의 도가 어두워져서 밝아지지 않고 답답하게 막혀 나오지 않는 것이다.[寡能備於天地之美 稱神明之容 是故內聖外王之道 闇而不明 鬱而不發]”라는 말이 나온다.
  • 저공[狙公]  원숭이를 달리 이르는 말. 원숭이를 기르는 사람. 예전에, 원숭이를 가지고 재주를 부리게 하여 돈벌이를 하던 사람.
  • 양행[兩行]  두 가지를 다 시행함. 인간이기에 부득이한 삶의 양태들을 기꺼이 인정하고 수용하며 도를 향한 길을 추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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