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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업을 쌓으면서 세속적인 욕심을 가져서는 안 된다 <채근담>


선을 행한다면서 남보다 높이 보이려 하고

은혜를 베푼다면서 명예와 좋은 관계를 노리고

업적을 닦는다면서 세속을 놀래게 하려하고

절조를 세운다면서 특별해 보이기를 바란다면

이들은 모두가 선한 생각 속의 흉기이고

참된 도리의 길에 우거진 가시덤불이니

숨겨두기는 쉬워도 뽑아 없애기는 어렵다.

모름지기 그 찌꺼기를 깨끗이 씻어 없애고

그 싹을 잘라 없애야

비로소 본래의 참모습이 드러나게 된다.


爲善而欲自高勝人,  施恩而欲要名結好.
위선이욕자고승인,  시은이욕요명결호,
修業而欲驚世駭俗,  植節而欲標異見奇,
수업이욕경세해속,  식절이욕표이기,
此皆是善念中戈矛,  理路上荊棘,  最易夾帶,  最難拔除者也.
차개시선념중과모,  이로상형극,  최이협대,  최난발제자야.
須是滌盡渣滓,  斬絶萌芽,  纔見本來眞體.
수시척진사재,  참절맹아,  재현본래진체.

<菜根譚채근담/淸刻本청각본(乾隆本건륭본)/修身수신>


  • 자고[自高]  스스로 높은 체하거나 높다고 여김. 스스로 높은 체하다. 스스로를 높이 여기다.
  • 승인[勝人]  다른 사람보다 뛰어남. 남보다 뛰어남. 남보다 나음. 참고로, 당나라 고적(高適)의 행로난(行路難)에 “하루아침에 돈이 많아지면 호귀(豪貴)한 자들과 사귀고, 모든 일에서 남보다 낫고 기세가 범과 같다.[一朝金多結豪貴, 百事勝人健如虎.]”라고 하였고, 사기(史記) 오자서열전(伍子胥列傳)에 춘추 시대 초(楚)나라의 신포서(申包胥)가 “사람이 많으면 하늘을 이기는 경우도 있지만, 하늘의 뜻이 정해지면 역시 사람을 능히 깨뜨리는 법이다.[人衆者勝天, 天定者亦能勝人.]”라고 하였는데, 소식(蘇軾)의 시 용전운재화손지거(用前韻再和孫志擧)에 “사람이 많으면 하늘을 이기는 경우도 있지만, 하늘의 뜻이 정해지면 역시 사람을 이기는 법이다.[人衆者勝天, 天定亦勝人.]”라는 시구로 바꾸어 표현하였다.
  • 시은[施恩]  은혜를 베풂. 남에게 은혜(恩惠)를 베풂. 시주(施主)로부터 받은 은혜(恩惠).
  • 결호[結好]  서로 친한 관계를 맺음. 우호관계를 맺음. 좋은 의를 맺음. 결연을 맺다.
  • 요명[要名]  명예를 구함. 진(晉)나라 강동(江東)의 오중(吳中) 사람 장한(張翰)이 낙양(洛陽)에 들어가서 제왕(齊王) 경(冏)의 동조연(東曹掾)으로 벼슬살이를 하던 중에, 어느 날 갑자기 가을바람이 일어나자 자기 고향의 고채(菰菜)와 순챗국과 농어회가 생각나서 말하기를 “인생은 자기 뜻에 맞게 사는 것이 중요한데, 어찌 수천 리 밖에서 벼슬에 얽매어 명작을 구할 수 있겠는가.[人生貴得適意 何能羈宦數千里以要名爵乎]”라고 하고는, 즉시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갔던 고사가 전한다. <晉書 卷92 文苑列傳 張翰>
  • 수업[修業]  기술이나 학업을 닦아 익힘. 주역(周易) 건괘(乾卦) 문언(文言)에 “군자는 덕을 진전시키고 업을 닦으니, 충신이 덕을 진전시키는 것이고, 수사에 그 성실함을 세움이 업을 보유하는 것이다.[君子進德修業, 忠信 所以進德也, 修辭立其誠, 所以居業也.]”라고 보인다.
  • 경세[驚世]  세상을 놀라게 함. 소식(蘇軾)의 시 산산송림중가복거……(蒜山松林中可卜居……)에 “나의 재목은 호락하여 본디 쓸모가 없는데, 헛된 이름이 세상 놀래 준들 무엇이 유익하랴.[我材濩落本無用, 虛名驚世終何益.]”라고 한 데서 보인다.
  • 해속[駭俗]  남이 놀랄 만큼 풍속(風俗)이 어그러져 해괴함. 세상 사람이 놀랄 만큼 풍속에 어그러지고 해괴하다.
  • 식절[植節]  절개를 세움.
  • 과모[戈矛]  창(槍) 종류의 통칭. 예전에, 긴 나무 자루 끝에 날이 선 뾰족한 쇠붙이를 박아서 던지거나 찌르는 데 쓰는 무기를 이르던 말이다. 과수(戈殳). 모극(矛戟). 참고로, 시경(詩經) 진풍(秦風) 무의(無衣)에 “어찌 옷이 없다 해서, 그대와 솜옷을 같이 입으리오. 왕이 군사를 일으키면, 우리들 창과 모를 손질하여, 그대와 함께 원수를 치리.[豈曰無衣, 與子同袍? 王于興師, 修我戈矛, 與子同仇.]”라고 하였다.
  • 이로[理路]  사물(事物)의 도리(道理). 이치를 파악하려는 방면. 이야기나 이론 따위의 조리. 이론이나 말 등의 조리.
  • 형극[荊棘]  가시나무. 가시덤불. 나무의 온갖 가시. 괴로움이나 어려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간사하고 아첨하는 소인배 또는 온갖 고난(苦難)의 길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 가시. 고난. 장애. 뒤얽힌 사태. 분규. 나쁜 마음. 남을 해칠 마음. 가시밭길이라는 의미로 고생길을 비유함. 가시나무의 얽히고설킨 모습으로부터 분규(紛糾)를 비유함. 가시나무의 찌르려는 속성에서 인신하여 원한 또는 해하려는 마음을 비유함. 참고로, 노자(老子) 제30장에 “군대가 주둔하고 나면 가시나무가 돋아나고, 대군이 지나가고 나면 흉년이 들게 마련이다.[師之所處 荊棘生焉 大軍之後 必有凶年]”라는 말이 나오고, 진서(晉書) 권60 색정열전(索靖列傳)에 “서진(西晉)의 상서랑(尙書郞) 색정(索靖)이 천하가 장차 어지러워져 나라가 망할 것을 미리 알고는 낙양(洛陽) 궁문 앞에 서 있는 구리 낙타에 빗대어 탄식하기를 ‘이제 곧 너도 가시나무 덤불 속에 파묻히겠구나.’라고 탄식하였다.[靖有先識遠量, 知天下將亂, 指洛陽宮門銅駝, 歎曰: ‘會見汝在荊棘中耳!’]”라고 하였다는 고사에서 보인다.
  • 협대[夾帶]  몸에 숨기거나 다른 물건 속에 숨겨 몰래 휴대하다.
  • 발제[拔除]  뽑아 버리다. 제거하다. 공략하다. 부정풀이 하는 것.
  • 수시[須是]  모름지기. 반드시. 반드시 ~해야 한다. 꼭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아마[대개] ~일 것이다. 是는 須에 붙는 조사. 따라서 須是는 부사로 ‘모름지기’라는 뜻이다.
  • 척진[滌盡]  다 씻어냄. 깨끗이 씻어냄.
  • 사재[渣滓]  가라앉은 찌끼. 액체가 다 빠진 뒤 바닥에 가라앉은 찌꺼기. 사회에 해를 끼치는 쓸모없는 인간. 침전물. 앙금. 곧 기질(氣質)이 거칠고 탁한 것을 이른다. 査滓(사재)로도 쓴다.
  • 참절[斬絶]  베고 끊음. 깎아지르다. 성격이 강퍅하다. 어기(語氣)가 날카롭게 다 드러나 여지가 없는 것을 뜻한다. 참절(斬絶)은 산세가 가파름이니, 성격이 지나치게 오만한 것을 비유한다. 송(宋)나라 소순(蘇洵)의 상구양내한서(上歐陽內翰書)에 “맹자(孟子)의 글은 말은 간략(簡略)하면서도 뜻이 깊어 날카롭고 예리한 말이 아니지만 그 뾰족함을 범할 수가 없습니다.[孟子之文語約而意盡, 不爲巉刻斬絶之言而其鋒不可犯.]”라고 한 데서 보인다.
  • 맹아[萌芽]  식물(植物)에 새로 트는 싹. 사물(事物)의 시초(始初)가 되는 것. 새로운 일의 시초. 한유(韓愈)의 고한시(苦寒詩)에 “마침내 황천의 속에 숨은 맹아의 구첨까지 꺾으려 하네.[遂令黃泉下, 萌芽夭句尖.]”라고 하였고, 예기(禮記) 월령(月令) 중춘지월(仲春之月)에 “이달에는 어린싹을 보호하고 어린아이를 기르며 고아들을 편안하게 한다.[是月也 安萌芽 養幼少 存諸孤]”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재견(현)[纔見]  조금 보다. 비로소 보게 되다. 잠깐 봄. 설핏 살핌. 비로소 (드러나다).
  • 본래[本來]  변(變)하여 온 사물(事物)의 처음 바탕. 어떤 사물이 전하여 내려온 그 처음. 사물이나 현상이 만들어지거나 생겨난 처음부터. 본디. 본시(本是).
  • 진체[眞體]  참된 모습. 참된 실체. 진정한 본체. 사물의 참 모습. 사물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 진리의 본체. 진리의 여실한 모습. 마음의 참된 본모습. 죽은 이의 시체. 생사를 해탈하여 변함없이 자유자재한 진여(眞如).

【譯文】 除荊滌渣,  護本全眞.
做了善事又想抬高自己勝過他人,  布施恩惠又想要求名譽交結合好,  修營功業又想震驚世人駭炫末俗,  樹立氣節又想標榜怪異顯現奇特,  這些都是善良念頭中的殺氣,  義理道路上的障礙,  最容易夾雜裹帶,  最難拔除的了.  必須是蕩滌全部殘渣餘滓,  斬斷斷絕它的萌發產生,  才能顯現本來的眞實本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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