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묘한 이치와 참된 취미는
함축적이어야 하니
설파하려 말아야 한다.
그 오묘함이 끝이 없어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다.
그래서 성인은 말하지 않은 것이다.
한 번 말하고 나면
평생을 설명하여도 다하지 못하고
또 산만하고 경박해져서
조금의 씹을 거리도 없게 된다.
眞機眞味要涵蓄, 休點破.
진기진미요함축, 휴점파.
其妙無窮, 不可言喻. 所以聖人無言.
기묘무궁, 불가언유. 소이성인무언.
一犯口頰, 窮年說不盡,
일범구협, 궁년설부진,
又離披澆漓, 無一些咀嚼處矣.
우리피요리, 무일사저작처의.
<신음어呻吟語 / 성명性命>
- 진기[眞機] 진기(真機). 본연의 진실한 기밀이나 작용. 사물의 진실한 본래대로의 기틀. 현묘(玄妙)한 이치 또는 도리. 마음이나 사물의 진정한 모습. 진정한 기밀. 마음속 비밀. 우주의 근본 기틀. 우주의 가장 본래적인 근본 도리는 워낙 은미하여 잘 알 수도 없고 잘 드러나지도 않는다고 한다.
- 현묘[玄妙] 도리(道理)나 이치(理致)가 깊고 미묘(微妙)함. 이치나 기예의 경지가 헤아릴 수 없이 미묘함.
- 진미[眞味] 진미(真味). 참된 맛. 진정(眞情)한 취미. 어떤 대상에서 느껴지는 참된 가치나 재미.
- 취미[趣味] 마음에 끌려 일정(一定)한 방향(方向)으로 쏠리는 흥미(興味). 감흥을 느끼어 마음에 일어나는 멋. 아름다움이나 멋을 이해(理解)하고 감상(鑑賞)하는 능력(能力). 전문(專門)이나 본업은 아니나 재미로 좋아하는 일(것).
- 함축[涵蓄] 함축(含蓄). 어떤 뜻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말이나 글 속에 간직함. 포함하다. 함축하다. 생각이나 감정 따위를 쉽게 드러내지 않다.
- 점파[點破] 끝이 뾰족한 것으로 톡 건드려 터뜨리다. 한 두 마디로 진상(眞相)이나 감추어진 일을 폭로하다. 지적하다. 간파(看破)하다. 갈파(喝破)하다. 설파(說破)하다.
- 갈파[喝破] 남을 큰 소리로 꾸짖음. 사설(邪說)을 배격하고 진리(眞理)를 밝혀 깨침. 정당한 논리로 잘못된 주장을 바로잡고 진리를 밝힘.
- 설파[說破] 사물의 내용을 밝혀 말함. 진리가 될 만한 것을 밝혀 듣는 사람의 납득하도록 꿰뚫어 말함.
- 간파[看破] 속내를 꿰뚫어 알아차림. 상대방의 이론을 완전히 깨뜨려 뒤엎음. 드러나지 않은 일이나 숨겨진 마음 따위를 눈치나 짐작으로 앎. 간파하다. 달관하다. 단념하다. 체념하다.
- 언유[言喻] 말로 설명하다.
- 구협[口頰] 입과 뺨. 입 언저리.
- 궁년[窮年] 일생 동안. 자기의 한 평생. 어려운 시절. 한 해의 끝. 궁년(窮年)은 천년(天年), 곧 하늘이 준 수명을 다한다는 뜻으로 장자(莊子) 인간세(人間世)에 나오는 종기천년(終其天年)과 같은 뜻이다.
- 이피[離披] 분산되다. 흩어지다. 어지러이 떨어지는 모양. 쇠잔해진 모양. 흔들리는 모양. 흩어지고 떨어짐. 또는 그런 모양. 꽃이 활짝 핀 모양. 두보(杜甫)의 시 미피서남대(渼陂西南臺)에 “갈대숲이 갈라지니, 하늘과 물이 다 함께 길구나.[蒹葭離披去 天水相與永]”라고 하였고, 이상은(李商隱)의 시 칠월이십구일숭양댁연작(七月二十九日崇讓宅宴作)에 “인간 세상은 본디 모이고 흩어짐이 많은데, 붉은 연꽃은 어이하여 또 활짝 피는가.[人世本來多聚散 紅蕖何事亦離披]”라고 하였다.
- 요리[澆漓] 인정이 박함. 경박하고 후덕하지 않음. 경박하다. 야박하다. 문풍(文風)이 부염부실(浮豔不實: 겉은 화려하나 실속은 없음)함.
- 부염[浮豔] 경박하고 화사함[輕浮華豔]. 진서(陳書) 강총전(江總傳)에 “강총(江總)은 행실이 독실하고 바랐으며, 너그럽고 온유하였다. 배우기를 좋아하고 글을 잘 지어 오언시(五言詩)와 칠언시(七言詩)를 특히 잘했으나, 실속없이 겉만 아름다운[浮豔] 단점이 있었다.[總篤行義, 寬和溫裕. 好學, 能屬文, 於五言七言尤善, 然傷於浮豔.]”라고 하였다.<陳書 卷二七 江總傳>
- 부염부실[浮艶不實] 겉은 화려(華麗)하나 실속(實-)은 없음.
- 일사[一些] 약간. 조금. 얼마간(의). 여러 가지. 여러 번. 한 종류와 1회에 그치지 않는 경우를 나타냄.
- 저작[咀嚼] 음식물(飮食物)을 씹음. 음식물을 입에 넣고 씹음. 음식물을 씹다. 의미를 음미하다.
- 장구필착[張口必錯] 입을 열면 반드시 어긋난다.
【譯文】 真機真味要說得含蓄, 不要點明, 就會令人感到其妙無窮, 這種妙處, 用言語是表達不出來的. 因此說聖人是不著書立言的, 一用話語詳細地解說, 不僅窮年累月也講不清, 而且會顯得支離破碎, 華而不實, 也會令人覺得乏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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