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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칸 방 / 허수경


신혼이라 첫날 밤에도

내 줄 방이 없어

어머니는 모른 척 밤마실 가고

붉은 살집 아들과 속살 고운 며느리가

살 섞다 살 섞다

구비 구비야 눈물 거느릴 때

한 짐 무거운 짐

벗은 듯 하냥 없다는 듯

어머니는 밤별 무리 속을 걸어

신혼부부 꿈길

알토란 같은 손자 되어 돌아올꺼나

곱다란 회장 저고리 손녀 되어

풀각시 꽃각시 매끄러진 댕기 달고

신혼 며느리보다

살갑게 돌아올꺼나

– 허수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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