代耕本非望[대경본비망] 벼슬살이 본디 바라던 바 아니었고
所業在田桑[소업재전상] 생업 삼은 것은 밭갈이와 누에치기
躬親未曾替[궁친미증체] 몸소 농사지으며 그친 적이 없는데
寒餒常糟糠[한뇌상조강] 변변찮은 음식에 늘 춥고 굶주리네
豈期過滿腹[기기과만복] 배 채우기 말고는 무엇을 바라겠나
但願飽粳糧[단원포갱량] 그저 쌀밥이나 실컷 먹어 보았으면
禦冬足大布[어동족대포] 겨울나기 올 굵은 베옷이면 족하고
麤絺以應陽[추치이응양] 여름나기 거친 갈포면 되건마는
正爾不能得[정이불능득] 어찌 이 조차도 얻을 수 없나
哀哉亦可傷[애재역가상] 슬프고도 가슴 찢어질 것 같도다
人皆盡獲宜[인개진획의] 대개의 사람들은 단란하게 살건만
拙生失其方[졸생실기방] 못난 나는 살아갈 방도를 잃었나니
理也可奈何[이야가내하] 천리가 그렇다면 어찌 할 수 있으랴
且爲陶一觴[차위도일상] 일단 도연히 술이나 한 잔 마실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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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雜詩十二首[其八]잡시12수8 / 뜻대로 안 되는 삶 / 陶淵明도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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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경[代耕] 대신하여 경작하다. 농사 대신 다른 방법으로 생계를 도모하다. 벼슬길에 나가다. 관리가 되다. 벼슬살이 하다. 벼슬을 얻으면 밭을 갈지 않고 녹봉을 받아 살아갈 수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불렀다.
- 소업[所業] 업(業)으로 하는 일. 업(業) 삼아 하는 일.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지속적으로 하는 일.
- 생업[生業] 살아가기 위하여 하는 일. 생활비를 벌기 위해 하는 일. 먹고 살아가기 위한 직업(職業).
- 전상[田桑] 밭일과 양잠(養蠶).
- 궁친[躬親] 몸소 하다. 몸소. 스스로 하다. 친히.
- 한뇌[寒餒] 추위와 굶주림.
- 조강[糟糠] 지게미와 쌀겨. 가난한 사람이 먹는 변변치 못한 음식(飮食)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어동[禦冬] 겨울 추위를 막음, 또는 그런 일. 겨울을 날 준비(準備).
- 응양[應陽] 여름나기. 여름을 지낸다. ‘응(應)’ 대처하다. ‘양(陽)’ 여름의 햇볕.
- 졸생[拙生] 자기를 겸손(謙遜)하여 이르는 말. 남자가 웃어른을 대하여 자기를 낮추어 가리키는 말.
- 이치[理致] 사물(事物)의 정당(正當)한 조리(條理). 또는, 도리(道理)에 맞는 취지(趣旨).
- 천리[天理] 천지만물이 생성되고 움직이는 이치. 천지(天地) 자연(自然)의 도리(道理). 하늘의 바른 도리(道理). 천지자연의 이치. 자연의 법칙. 하늘의 바른 도리.
- 도연[陶然] 술이 거나하게 취한 모양. 즐겁고 편안한 모양. 흐뭇하다. 느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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