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반성하는 사람은
닥치는 일마다 약과 침이 되지만
하늘을 원망하고 남을 탓하는 사람은
생각하는 것이 바로 흉기가 된다.
하나는 모든 선의 길을 열고
하나는 모든 악의 원천을 트니
둘의 거리는 하늘과 땅의 차이이다.
反己者, 觸事皆成藥石. 尤人者, 動念卽是戈矛.
반기자, 촉사개성약석. 우인자, 동념즉시과모.
一以闢衆善之路, 一以濬諸惡之源, 相去霄壤矣.
일이벽중선지로, 일이준제악지원, 상거소양의.
<채근담菜根譚/명각본明刻本(만력본萬曆本)/전집前集>
- 반기[反己] 자신을 반성함. 스스로를 돌아봄.
- 촉사[觸事] 일을 범하여 일으킴. 하는 일마다. 주희(朱熹)의 큰아들 숙(塾)이 1191년 1월에 죽었는데, 주희는 그해에 오백풍(吳伯豐)에게 편지를 보내 “쇠하고 늙었는데 이런 화까지 당하니 몹시 견디기 힘듭니다. 바로 죽지 못한 데다 분수에 따라 버티면서 장례를 도모하고 애비 잃은 손자를 위로하려니, 하는 일마다 마음이 아파서 죽느니만 못합니다.[衰晩, 遭此禍故, 殊不可堪. 旣末卽死, 又且得隨分支吾, 謀葬撫孤, 觸事傷懷, 不如無生也.]”라고 하였다. <朱子大全 卷52 答吳伯豐>
- 약석[藥石] 질병을 치료하는 약재(藥材)와 석침(石鍼). 여러 가지 약을 통틀어 이르는 말. 약제(藥劑)와 폄석(砭石)의 약칭. 편석은 돌로 만든 침(針)을 말한다. 잘못을 바로잡도록 규계(規戒)하는 말의 비유로 사용한다. 남의 잘못을 지적하고 주의를 주어서 그것을 고치는 데에 도움이 되는 말. 약석지언(藥石之言)의 준말.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양공(襄公) 23년 조에, 노(魯)나라 계무자(季武子: 계손季孫)는 적자(嫡子)가 없었는데, 큰아들을 놔두고 자신이 사랑하는 작은아들을 후계자로 세우는 과정에서 장손(臧孫)이 이를 지지하였으므로 계무자는 그를 매우 좋아하였다. 반면 맹손(孟孫)은 그를 매우 미워하였는데, 맹손이 죽자 장손(臧孫)이 매우 슬피 울면서 “계손(季孫)이 나를 좋아하는 것은 나에게 질병(疾病)과 같고 맹손(孟孫)이 나를 미워하는 것은 나에게 약석(藥石)과 같다. 고통(苦痛)이 없는 질병[美疢]이 고통이 있는 약석[惡石]만 못하다. 약석은 오히려 나를 살리지만 고통이 없는 질병은 그 해독(害毒)이 매우 많다. 맹손이 죽었으니 내가 멸망(滅亡)할 날도 멀지 않았다.[季孫之愛我, 疾疢也, 孟孫之惡我, 藥石也, 美疢不如惡石. 夫石, 猶生我愈己疾也, 疢之美, 其毒滋多. 孟孫死, 吾亡無日矣.]”라고 하였다.
- 약석지조[藥石之助] 약석(藥石)의 도움. 경계가 되는 유익한 말. 교훈이 되거나 훈계할 만한 일을 비유하는 말이다. 당(唐)나라 원행충(元行沖)이 적인걸(狄仁傑)에게 말하기를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섬기는 일은 비유하자면 부유한 집에서 온갖 것을 비축하였다가 그것을 의뢰하는 것과 같으니, 포와 고기 따위를 비축하여 맛난 음식을 공급하고 온갖 약초를 마련하여 질병에 대비합니다. 문하(門下)에게는 맛있는 음식은 가득하니, 소인을 하나의 약석(藥石)으로 비축하기를 바랍니다. 괜찮겠습니까?[下之事上, 譬富家儲積以自資也, 脯腊奚胰以供滋膳, 參芝桂以防疾疢. 門下充旨味者多矣, 願以小人備一藥石, 可乎?]”라고 하자, 적인걸이 “자네는 바로 나의 약롱 안의 약물이니, 하루도 없어서는 안 된다.[君正吾藥籠中物, 不可一日無也.]”라고 한 고사에서 온 말이다. <新唐書 卷200 儒學列傳下 元澹>
- 우인[尤人] 하늘을 원망하고 남을 탓하다(怨天尤人). 모든 것을 원망하다. 논어(論語) 헌문(憲問)에 “나는 하늘을 원망하지도 않고 사람을 탓하지도 않는다. 아래로는 인간의 일을 배우고 위로는 하늘의 이치를 터득하려고 노력할 따름인데, 나를 알아주는 분은 아마도 하느님뿐일 것이다.[不怨天, 不尤人. 下學而上達, 知我者, 其天乎.]”라는 공자의 말이 나온다.
- 동념[動念] 유념하다. 개의하다. 움직일 생각을 하다. 꿈쩍하려고 하다. 마음이 언짢아 진정하지 못하다. 마음이 움직이다. 마음이 끌리다. 마음이 언짢아 진정하지 못함.
- 과모[戈矛] 창(槍) 종류의 통칭. 예전에, 긴 나무 자루 끝에 날이 선 뾰족한 쇠붙이를 박아서 던지거나 찌르는 데 쓰는 무기를 이르던 말이다. 과수(戈殳). 모극(矛戟). 참고로, 시경(詩經) 진풍(秦風) 무의(無衣)에 “어찌 옷이 없다 해서, 그대와 솜옷을 같이 입으리오. 왕이 군사를 일으키면, 우리들 창과 모를 손질하여, 그대와 함께 원수를 치리.[豈曰無衣, 與子同袍? 王于興師, 修我戈矛, 與子同仇.]”라고 하였다.
- 중선[衆善] 여러 가지 선행. 아주 많은 선사(善事). 많은 사람이 한 선사(善事). 많은 선인(善人). 아함경(阿含經)에 나오는 칠불통계(七佛通戒)의 게송(偈頌) 중 약계(略戒)에 “악을 짓지 말고 선을 봉행하라. 그리고 스스로 마음을 깨끗이 할 것이니, 이것이 여러 부처의 가르침이다.[諸惡莫作 衆善奉行 自淨其意 是諸佛敎]”라고 한 데서 보이고, 주역(周易) 건괘(乾卦) 문언(文言)에 나오는 말로 이에 대해 주희(朱熹)는 본의(本義)에서 “원은 만물을 처음 내는 것이니, 천지의 덕 중에서 이보다 앞서는 것은 없다. 따라서 계절로 보면 봄이 되고, 사람에게 있어서는 인이 되어 뭇 선의 으뜸이 되는 것이다.[元者 生物之始 天地之德 莫先於此 故於時爲春 於人則爲仁而衆善之長也]”라고 한 데서 보인다.
- 근원[根源] 물줄기가 나오기 시작하는 곳. 사물이 비롯되는 근본이나 원인. 나무의 뿌리와 물이 흘러나오는 곳. 원류. 근본. 시초. 사물의 생겨나는 본바탕.
- 원천[源泉] 물이 솟아나는 근원. 사물의 근원. 물이 흘러나오는 근원. 맹자(孟子) 이루 하(離婁下)에 “근원이 있는 샘물은 위로 퐁퐁 솟아 나와 아래로 흘러내리면서 밤이고 낮이고 멈추는 법이 없다. 그리고 구덩이가 파인 곳 모두를 채우고 난 뒤에야 앞으로 나아가서 드디어는 사방의 바다에 이르게 되는데, 학문에 근본이 있는 자도 바로 이와 같다.[源泉混混 不舍晝夜 盈科而後進 放乎四海]”라고 하였다.
- 소양[霄壤] 하늘과 땅. 천양지차(天壤之差). 격차가 매우 심함. 천양(天壤). 천지(天地).
- 소양지차[霄壤之差] 소양지판(霄壤之判). 하늘과 땅 차이라는 뜻이니, 곧 사물이 엄청나게 다름을 일컫는 말이다. 의(義)의 높음은 하늘과 같고, 리(利)의 낮음은 땅과 같은 것이다.
- 소양지판[宵壤之判] 하늘과 땅의 차이. 곧 사물이 엄청나게 다름을 일컫는 말. 소양지차, 천양지차.
【譯文】 諸惡莫作, 眾善奉行.
反省自己的人, 接觸事物都成爲藥劑砭石 ; 怨天尤人的人, 萌動念頭那就是操戈執矛. 一種可以開辟眾多行善的道路, 一種可以浚發諸多惡行的源泉, 兩者相距眞是霄壤之別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