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臣)이 듣기로 ‘경계하고 두려워하여 날마다 더욱 근신하라. 진실로 성의를 다하여 도리를 지키면 천하를 보호하여 차지할 수 있으리라.’라고 하였습니다.
무엇으로 그러한 줄을 알겠습니까. 예전에 주(紂)가 천자(天子)가 되어 천하의 100만 대군을 거느리고 나가 왼쪽에서는 기계(淇溪)에서 말에 물을 먹이고, 오른쪽에서는 원계(洹谿)에서 말에 물을 먹이니, 물이 말라 버렸다고 합니다. 주(紂)가 이러한 대군을 이끌고 주 무왕(周武王)과 결전을 하였습니다. 무왕은 상중이었기 때문에 흰 갑옷을 입고 겨우 삼천의 병사를 이끌고 불과 하루 동안의 전투로 주(紂)의 은(殷)나라 국도(國都)를 격파하고 주(紂)를 사로잡았으며, 그의 국토(國土)를 점거하고 그의 백성을 차지하였으나 천하 사람들이 가엾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주왕이 도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또 지백(知伯)은 자기 나라와 한(韓)과 위(魏)나라의 군대를 지휘하여 진양(晉陽)에서 조양주(趙襄主)를 포위했을 때 제방을 터 물로 3개월을 공략하여 결국은 함락 직전에 이르렀습니다. 이에 조양주(趙襄主)는 거북과 시초로 점을 쳐서 얻은 점조(占兆)로 길흉을 살핀 다음에 그의 신하 장맹담(張孟談)을 파견하였는데, 그는 물속으로 잠행하여 포위망을 뚫고 나가 한(韓)나라와 위(魏)나라를 설득하여 지백과의 약속을 깨뜨리게 하여 두 나라 군대로 하여금 지백을 공격하여 그를 포로로 잡아 조양주의 지위를 회복시키게 하였습니다. 이것은 지백이 도를 이탈한 데 반하여 조양주는 도를 지켰기 때문에 얻은 결과였습니다.
지금 진(秦)나라의 국토는 긴 곳을 잘라 짧은 곳을 메우면 그 넓이가 수천 리에 달하고, 용맹하여 천하에 이름을 떨친 군대가 수십만에서 백만입니다. 호령과 상벌이 엄정하고 지형의 유리함이 천하에서 이만한 곳이 없습니다. 이러한 유리한 조건으로 천하 각국을 공격하여 점령하면 천하를 겸병하여 소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신(臣)이 감히 죽음을 무릅쓰고 대왕을 알현하기를 원한 것은, 대왕을 배알한 후에 천하 제후들의 합종(合從)을 파괴하여 조(趙)나라를 함락시키며 한(韓)나라를 멸망시키고 초(楚)나라와 위(魏)나라를 신하로 삼으며 제(齊)나라와 연(燕)나라가 친근하게 귀부(歸附)하게 하여 패왕(霸王)의 공명(功名)을 이루고 사방 제후들로 하여금 내조하게 하려는 계획을 아뢰고자 하는 것입니다.
대왕께서 제 계획대로 실행하시고도, 일거에 천하 제후들의 합종이 파괴되지 않아 조나라가 함락되지 않고 한나라가 멸망하지 않으며 초나라와 위나라가 신하 노릇 하지 않고 제나라와 연나라가 친근하게 귀부하지 않아, 패왕(霸王)의 공명(功名)을 이루지 못하고 사방 이웃의 제후들이 조현하지 않는다면 대왕께서 신(臣)을 참수(斬首)하여 나라 안에 조리돌림하셔도 마땅합니다. 그것은 계책이 성사하지 못할 경우에는 불충의 신하가 되기 때문입니다.
<한비자 제1편 초견진 (4)>
且臣聞之曰 : 「戰戰栗栗, 日愼一日, 苟愼其道, 天下可有.」 何以知其然也? 昔者紂爲天子, 將率天下甲兵百萬, 左飮於淇溪, 右飮於洹谿, 淇水竭而洹水不流, 以與周武王爲難. 武王將素甲三千, 戰一日, 而破紂之國, 禽其身, 據其地而有其民, 天下莫傷. 知伯率三國之衆以攻趙襄主於晉陽, 決水而灌之三月, 城且拔矣, 襄主鑽龜筮占兆, 以視利害, 何國可降. 乃使其臣張孟談, 於是乃潛行而出, 反知伯之約, 得兩國之衆, 以攻知伯, 禽其身, 以復襄主之初. 今秦地折長補短, 方數千里, 名師數十百萬. 秦國之號令賞罰, 地形利害, 天下莫如也. 以此與天下, 天下可兼而有也. 臣昧死願望見大王, 言所以破天下之從, 擧趙·亡韓, 臣荊·魏, 親齊·燕, 以成霸王之名, 朝四鄰諸侯之道. 大王誠聽其說, 一擧而天下之從不破, 趙不擧, 韓不亡, 荊·魏不臣, 齊·燕不親, 霸王之名不成, 四鄰諸侯不朝, 大王斬臣以徇國, 以爲王謀不忠者也. 【韓非子 第1篇 初見秦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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