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자(列子)가 공부한지 3년이 되자 마음으로 옳고 그른 것을 생각하지 않게 되었고, 입으로 옳고 그른 것을 말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노상씨(老商氏)가 겨우 한번 거들떠볼 정도였다.
공부한지 다시 5년이 되니 마음으로 옳고 그른 것을 생각하게 되었고, 입으로 다시 이롭고 해로운 것을 말하게 되었다. 그러자 노상씨가 겨우 얼굴이 풀리면서 웃었다.
다시 7년이 지나자 마음 내키는 대로 생각하여도 그 이상 옳고 그른 것을 따지는 생각이 없게 되었고,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을 하여도 그 이상 이롭고 해로운 것을 말하지 않았다. 그때서야 노상씨가 열자를 가까이 앉게 하였다.
다시 9년이 지나자 마음대로 생각하고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을 하여도 나의 옳고 그른 것과 이롭고 해로운 것을 몰랐고 또 상대방의 옳고 그른 것과 이롭고 해로운 것도 몰랐다.
이렇게 외적 세계와 내적 세계의 구별이 다 없어진 뒤에야 눈의 감각은 귀와 같게 되었고, 귀의 감각은 코와 같게 되고, 코의 감각은 입과 같게 되고, 입의 감각은 어느 감각과도 같지 않은 것이 없게 되었고, 뼈와 살이 다 융합되어 자기 형체가 의지하고 있는 곳과 발이 딛고 있는 곳과 마음이 생각하고 있는 것과 말이 가지고 있는 뜻도 다 지각할 줄 몰랐다.
이와 같이만 되면 도학의 이치는 은폐되는 일이 없다.
<열자 : 제4편 중니 (6)>
子列子學也, 三年之後, 心不敢念是非, 口不敢言利害, 始得老商一眄而已. 五年之後, 心更念是非, 口更言利害, 老商始一解顔而笑. 七年之後, 從心之所念, 更無是非 ; 從口之所言, 更無利害. 夫子始一引吾竝席而坐. 九年之後, 橫心之所念, 橫口之所言, 亦不知我之是非利害歟, 亦不知彼之是非利害歟, 外內進矣. 而後眼如耳, 耳如鼻, 鼻如口, 口無不同. 心凝形釋骨肉都融 ; 不覺形之所倚, 足之所履心之所念, 言之所藏. 如斯而已. 則理無所隱矣. 【列子 : 第4篇 仲尼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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