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돌아가시고 버드나무 우거졌던
집 뒤 두마지기 묵은 다랭이를
제일 짝은 형이 포크레인 불러 대
연못, 밭 만들었다.
나는 연씨를 찬조했다.^^
연씨 한쪽 끝을 뻰찌 뒤턱으로 깨 연못 곳곳에 던졌다.
제일 위 맑은 못에는 중태기 가재 살겠고
다음 논에는 새우네 살겠고
그 아랫 논에는 개구리 살겠고
그 그 아랫 논에는 미꾸리 살겠다.
못마다 연잎 너울대고 연꽃 난리 나겠다.
제일 위 밭에는 토란을 심겠고
제일 아래 밭에는
곰취 둥굴레 당귀 거시기 저시기를 심겠다.
고려 연못터에서 연씨가 나와
700년 만에 싹 틔워 꽃을 피웠다더만
희망 또한 그런 거 아닌가 싶다.
꿈만 꾸어서는 그저 백년천년 꿈인 거
희망은
움직여야 싹 트고 꽃 피고 열매 맺는 거…
머지않아 봄 익으면 집 뒤 두마지기에
형의 희망이 가득 피겠다.
아먼, 그렇고 말고!
막걸리 먹기 딱 좋은 터에서…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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