榮華難久居[영화난구거] 영화는 오래 누리기 어렵고
盛衰不可量[성쇠불가량] 성쇠는 가늠할 수가 없구나
昔爲三春蕖[석위삼춘거] 접때는 봄 삼월 연꽃이더니
今作秋蓮房[금작추연방] 이제는 가을의 연방 되었네
嚴霜結野草[엄상결야초] 된서리 들풀에 엉기어 붙어
枯悴未遽央[고췌미거앙] 시들시들 말라 죽진 않았네
日月有環周[일월유환주] 해와 달은 돌고 돌아오지만
我去不再陽[아거부재양] 나는 가면 다시 살 수가 없네
眷眷往昔時[권권왕석시] 가버린 옛시절 돌이켜 보니
憶此斷人腸[억차단인장] 추억이 사람 애간장을 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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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雜詩十二首[其三]잡시12수3 / 애끊는 추억 / 陶淵明도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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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榮華] 몸이 귀하게 되어 이름이 세상에 드러나고 빛남. 세상(世上)에 드러나는 영광(榮光). 권력(權力)과 부귀(富貴)를 마음껏 누리는 일.
- 성쇠[盛衰] 융성(隆盛)과 쇠망(衰亡). 세력이나 힘이 한참 일어나는 일과 차차 줄어져 약해지는 일.
- 삼춘[三春] 춘삼월(春三月). 봄의 석 달 동안. 즉 맹춘(孟春)과 중춘(仲春)과 계춘(季春). 음력으로 봄에 해당하는 세 달. 음력 3월. 세 해의 봄.
- 연방[蓮房] 연실(蓮實). 연밥 송이. 연꽃의 열매인 연밥이 박혀 있는 송이. 연봉(蓮篷)이라고도 함.
- 엄상[嚴霜] 된서리. 늦가을에 아주 되게 내리는 서리. 왕안석(王安石)의 시 거상화(拒霜花)에 “모든 꽃 다 지고 혼자 피어서, 붉은 꽃들 서리조차 무서워 않네.[落盡羣花獨自芳 紅英渾欲拒嚴霜]”라고 읊었다.
- 고췌[枯悴] 몸이 말라서 파리함. 시들시들하다. 초췌하다.
- 거앙[遽央] 끝내다. 마치다. 다하다. 왕안석(王安石)의 시 소광희문장(少狂喜文章)에 “깊은 밤 아직 다하지 않았는데, 푸른 빛 등 몇 개 밤을 더욱 춥게 하네.[良夜未遽央 靑燈數寒更]”라고 하였다.
- 환주[環周] 순환. 회전. 둘러싸는 것. 장화(張華)의 시 여지(勵志)에 “사계절 기운이 빽빽하게 들어차, 추위와 더위가 돌고 돌아가네.[四氣鱗次 寒暑環周]”라고 하였다.
- 재양[再陽] 양(陽)은 생(生)의 뜻이다. 장자(莊子) 제2편 제물론(齊物論)에 “마음을 봉함(封緘)한 것처럼 덮어버리는 것은 늙어서 욕심이 넘침을 말함이니 죽음에 가까이 간 마음인지라 다시 살아나게 할 수가 없다.[其厭也如緘 以言其老洫也 近死之心 莫使復陽也]”라고 하였다.
- 권권[眷眷] 권권(睠睠). 그리워하여 잊지 못함. 가엽게 여기어 늘 마음속으로 잊지 않는 모양.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자꾸 돌아보는 모양. 시경(詩經) 소아(小雅) 소명(小明)에 “그곳에 있는 사람 생각하느라, 자꾸만 마음 쓰여 돌아다보네[念彼共人 睠睠懷顧]”라고 하였다.
- 애끊다 : 매우 슬퍼서 창자가 끊어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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