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창턱 화분에 느닷없이 대갈 내미는 놈 낯익어 철사 옷걸이 펴고 펴 솟대 세워 줬더니 바지런 바지런 타고 오르다 때로는 돌아보며…

양지바른 무덤가에 할미꽃 피어 있네 딸내미 집 떠돌다 추운 겨울날 눈보라 속에서 눈감았다는 슬픈 전설 안고 꽃이 피었네 하얀 솜털,…

톡 톡 톡 많이도 떨어졌네 노오란 감꽃 댕댕이 덩굴에 알알이 꿰어 고운 이 하얀 목에 걸어도 주고 입안이 떫도록 먹어도…

삶이란 끝나버리는 것일까? 새 옷 갈아입고 또 다른 차원으로 가는 것일까…

논두렁에 연분홍 메꽃이 피어 있다. 이슬은 바지자락에 흠뻑 감기고 어디서 이 산골까지 날아 왔는지 논바닥에는 부들이 자란다. 아버지, 떠나시고 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