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턱 화분에 느닷없이
대갈 내미는 놈 낯익어
철사 옷걸이 펴고 펴
솟대 세워 줬더니
바지런 바지런 타고 오르다
때로는 돌아보며
뭐더러 머리 박고 일허슈?
넉살도 부리며
그 하늘이 지 하늘인양 오르던 놈이
오늘은
유리창에 디맞고 윗 창턱에 처맞고
대가리 푹 떨구고
팔이란 팔마다 허우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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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인다고 다 잡히는 건 아닌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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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새 눈물만한 보라 꽃 피고
산새 눈깔만한 콩이 여물 동안 나는
네 겨드랑이 사이로 달려드는
고향하늘이나 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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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상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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