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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피[鹿皮]~녹피관[鹿皮冠]~녹피옹[鹿皮翁]~녹피왈자[鹿皮曰字]


녹피[鹿皮]  사슴의 가죽. 녹비(鹿-)의 원말. 주견(主見)이 없이 남의 말에 붙좇거나, 일이 이리도 저리도 되는 형편(形便)을 가리키는 말이다.

녹피관[鹿皮冠]  은사(隱士)의 관이다. 하상지(何尙之)가 집에 있을 적에는 늘 이 관만을 썼는데 벼슬길에 나아간 뒤 어느 날 천자가 거둥하고 백관이 시위한 자리에서 심경지(沈慶之)가 “오늘은 왜 녹피관을 쓰지 않았는가.”라고 농하였다. <南史 何尙之傳> ❏

녹피옹[鹿皮翁]  옛 선인(仙人)의 이름이다. 열선전(列仙傳)에 의하면, 잠산(岑山) 위에는 본디 신천(神泉)이 있었으나, 산세가 하도 험준하여 아무도 오르지 못했는데, 녹피옹이 일찍이 그곳에 잔도(棧道)를 만들어 이것을 타고 정상(頂上)에 올라간 뒤에는 다시 속세에 내려오지 않고 그곳에서 지초(芝草)를 캐 먹고 신천을 마시면서 살았다고 한다.

녹피옹[鹿皮翁]  한(漢) 나라 때 치천(淄川) 사람으로 녹피공(鹿皮公)이라고도 하는데 기계를 잘 만들었다 한다. 젊었을 때 지방 관청의 말단 관리로 있다가 잠산(岑山) 위에 있는 신천(神泉)에 수레와 잔도(棧道)를 만들어 올라가서 샘 곁에다 집을 짓고 사슴갖옷을 입고서 지초(芝楚)를 캐먹고 신천을 마시며 70여 년을 살았다 한다. <列仙傳 鹿皮公>

녹피왈자[鹿皮曰字]  사슴 가죽에 쓴 曰자는 잡아당기는대로 왈(曰) 자도 되고 일(日) 자도 된다는 뜻으로, 주관이 없이 변덕을 부림. 우리나라 고래 속담에 ‘녹피에 가로왈 자[鹿皮曰字]’라는 말이 있는데, 부드러운 녹피에 쓴 왈(曰) 자는 그 가죽을 당기는데 따라 일(日) 자도 되고 왈(曰) 자도 된다는 뜻이다. 이는 곧 주견이 없이 남의 말에 붙좇거나, 일이 이리도 저리도 되는 것을 비유하는 말로서 원의 판결이 그와 같음을 기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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