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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


부지런히 낫을 갈아 이슬 참에

산골 다랑논에 혼자 나가자

한나절은 벼를 베고

반나절은 볏단 내고

나머지 반나절은 남은 햇볕 동무 삼아

벼 베어낸 다랑논 갈개를 추어

숨어나오는 미꾸리를 잡자

누렇고 살진 놈을 옹솥에 끓여 놓고

막걸리도 서너 되 걸러 놓으면

먼 곳의 친구가 찾아와 주려니

달빛에 마주앉아 잔을 나누자

 

– 안상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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