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라는 짐승은 얼굴을 가리니
마치 부끄러움을 아는 것 같고,
당서라는 짐승은 창자를 바꾸니
마치 후회할 줄 아는 것 같다.
부끄러움과 뉘우침을 아는 것은
사람에게 있어
악을 제거하고 선으로 가는 문이며
죽다 살아나는 길이다.
사람이 살아감에 있어 이런 생각이 없다면
이는 곧 불 꺼진 식은 재이며
말라버린 고목이니
어디서 작으나마
살아갈 방도를 찾을 수 있겠는가.
謝豹覆面, 猶知自愧. 唐鼠易腸, 猶知自悔.
사표복면, 유지자괴. 당서역장, 유지자회.
蓋愧悔二字, 乃吾人去惡遷善之門,
개괴회이자, 내오인거악천선지문,
起死回生之路也.
기사회생지로야.
人生若無此念頭, 便是既死之寒灰,
인생약무차념두, 편시기사지한회,
已枯之槁木矣. 何處討些生理?
이고지고목의. 하처토사생리?
<菜根譚채근담>
- 生理생리 : 살아갈 방도.
- 謝豹사표 : 전설에 괵주(虢州) 굴속에 사는 짐승으로 사람을 보면 앞다리를 내밀어 자신의 얼굴을 가려 마치 부끄럽다는 듯한 모습을 취한다고 한다. [※ 謝豹:蟲名. 唐·段成式<酉陽雜俎·蟲篇>:“虢州有蟲名謝豹, 常在深土中, 司馬裴、沈子常治坑獲之. 小類蝦蟆而圓如毬, 見人, 以前兩腳交覆首, 如羞狀. 能穴地如鼢鼠, 頃刻深數尺. 或出地聽謝豹鳥聲, 則腦裂而死, 俗因名之.”]
- 唐鼠당서 : 전설에 고대 당방(唐房)이 승선(昇仙)할 때 닭과 개 등을 모두 데리고 갔는데 오직 쥐만이 남아 사람에게 악한 짓을 많이 하였다. 이에 그 당방에 살던 집 쥐들은 한 달에 세 번 자신의 창자를 꺼내 놓아 따라가지 못하였음을 후회하는 심정을 드러냈다고 한다. [※ 唐鼠:傳說中的鼠名. <藝文類聚> 卷九五引 <梁州記> :“聟水北聟鄉山……山有易腸鼠, 一月三吐易其腸. 束廣微所謂唐鼠者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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