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기상빈가[祁祁傷豳歌] 기기(祁祁)는 숫자가 많은 모양을, 빈가(豳歌)는 빈풍(豳風) 칠월(七月)을 가리킨다. 사령운(謝靈運)의 시 등지상루(登池上樓)에 “쑥 많이 캔다는 빈풍 노래 슬프고, 봄 풀 무성하다는 초은사 느꺼워. 홀로 살면 오래 살 수 있지만. 떨어져 살아 마음 둘 곳 없어라.[祁祁傷豳歌 萋萋感楚吟 索居易永久 離群難處心]”라고 읊었다. 빈풍(豳風) 칠월(七月)에 “봄날 길고 지루해서 쑥 수북이 캐놓고서, 여인의 마음 울적해져 공자에게 시집가고 싶어하네.[春日遲遲, 采蘩祁祁. 女心傷悲, 殆及公子同歸]”라고 하였다.
기기상자신[騎箕上紫宸] 기성 타고 상제 궁전에 오름. 죽어서 신선이 되어 날아간다는 뜻이다. 장자(莊子) 대종사(大宗師)에 “부열(傅說)이 도를 얻으면 무정(武丁)의 재상이 되어서 문득 천하를 소유할 것이無悶徵在今(무민징재금)며, 동유성(東維星)과 기미성(箕尾星)을 타고 올라가서 열성(列星)들 사이에 끼일 것이다.”라 하였다. 부열성(傅說星)이 기성과 미성의 사이에 있는데, 이 별은 부열이 죽은 뒤에 하늘로 올라가서 별로 화한 것이라고 전한다. 후대에는 이를 인해서 사람이 죽어서 하늘로 올라가는 것을 뜻하게 되었다. 자신(紫宸)은 당송(唐宋) 시대에 천자가 조정 백관과 외국 사신들을 접견하던 정전(正殿) 이름으로, 전하여 임금이 사는 대궐을 가리킨다. 당나라 두보(杜甫)의 시 동지(冬至)에 “여장은 눈 온 뒤에 붉은 골짝에 임하고, 패옥은 아침 밝아 오자 자신전에 울려 퍼지누나.[杖藜雪後臨丹壑, 鳴玉朝來散紫宸.]”라고 하였다. <全唐詩 卷231 冬至>
기기서[騎箕逝] 세상을 떠난 것을 말한다. 남송(南宋)의 명상(名相) 조정(趙鼎)이 간신(奸臣) 진회(秦檜)의 배척으로 주애(朱崖)에 유배되었을 때, 병이 위중해지자 스스로 자신의 명정(銘旌)을 쓰기를 “이 몸은 기미(箕尾)를 타고 하늘로 돌아가고, 기운은 산하(山河)가 되어 본조(本朝)를 튼튼하게 하였네.[身騎箕尾歸天上, 氣作山河雄本朝.]”라고 하였는데, 조정은 이 명정을 쓰고 나서는 마침내 먹지 않고 굶어 죽었다고 한다. <宋史 卷三百六十 趙鼎列傳>
기기서불류[騎箕逝不留] 기미성(箕尾星)을 타고 떠나 자취가 없음. 조정 대신(大臣)의 죽음을 말할 때 쓰는 표현이다. 기미성(箕尾星)은 기성(箕星)과 미성(尾星) 두 별의 이름인데, 은(殷)나라의 명상(名相) 부열(傅說)이 죽은 뒤에 그의 혼이 하늘로 올라가 기성과 미성 사이에 별자리를 이루었다는 고사에서 유래하였다. 장자(莊子) 대종사(大宗師)에 “부열이 도를 얻어 죽은 뒤에 천상의 별이 되어서 동유성(東維星)과 기미성을 타고서 뭇별과 나란히 있다.[傅說得之, 乘東維, 騎箕尾, 而比於列星.]”라고 보인다.
기기애애[期期艾艾] 반 벙어리, 말할 때 몹시 더듬거리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중국 한(漢) 나라 때의 장군인 주창(周昌)은 말할 때 매우 더듬거렸다. 한나라의 고조(高祖)가 정부인 여후(呂后)가 낳은 태자를 폐하고 총애한 척부인(戚夫人)의 아들인 여의(如意)를 황태자로 세우려 하자 다른 대신들을 비롯해 주창도 크게 반대하였다. 반벙어리인 주창은 고조에게 “신이 입으로 말은 잘 못하지만, 신은 기필코기필코 그것이 불가한 일인 줄은 압니다. 폐하께서 아무리 태자를 폐하려 하시더라도 신은 기필코기필코 조서를 받들지 않을 것입니다.[陛下欲廢太子 臣期期不奉詔]”라고 간하면서 기(期)자를 되풀이하여 기기(期期)라고 하였다는 이야기가 사기(史記) 주창전(周昌傳)에 전하고, 또한 중국의 삼국시대 촉(蜀)나라를 멸망시킨 위(魏)나라의 뛰어난 장수(將帥)인 등애(鄧艾)도 말더듬이였는데, 말할 때 애애(艾艾)를 되풀이하였다는 이야기가 세설신어(世說新語)에 전해진다. 주창이 말한 기기(期期)와 등애가 말한 애애(艾艾)가 합해져서 말을 더듬는 것을 가리키게 되었다.
기기여어[棄其餘魚] 여분의 물고기를 도로 놓아줌. 회남자(淮南子) 제속(齊俗) 편(篇)에 “혜자(惠子)가 수레 백승(百乘)을 거느리고 맹제택(孟諸澤)을 지나는데 장자(莊子)가 그를 보고서 여분의 물고기를 놓아줘버렸다.[棄其餘魚]”라고 하였다. 이 구절의 주석에 “장주(莊周)는 혜시(惠施)가 백승(百乘)의 수레에도 오히려 만족해하지 않는 모양을 보고서, 이 때문에 먹고 남음직한 여분의 물고기를 못 속에 놓아줘버린 것이다.”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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