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분주한 것은 마땅치 않으나
한가할 때에는 몸을 바쁘게 해야
나태한 마음을 경계하여 삼갈 수 있다.
마음을 느슨하게 해서는 안 되나
마음을 다잡은 다음에 느슨하게 하면
타고난 기질을 북돋워 펼치게 할 수 있다.
身不宜忙, 而忙於閒暇之時, 亦可儆惕惰氣.
신불의망, 이망어한가지시, 역가경척타기.
心不可放, 而放於收攝之後, 亦可鼓暢天機.
심불가방, 이방어수섭지후, 역가고창천기.
<菜根譚채근담/淸刻本청각본(乾隆本건륭본)/修身수신>
- 불의[不宜]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부적합하다. 적절하지 않다. 적합하지 않다. 어울리지 않다. 적당하지 않다, 마땅하지 않다. 좋지 않다. ~하는 것은 좋지 않다. ~하기에 적당치 않다. ~하여서는 안 된다. 사람이 죽게 되는 일 따위의 꺼림칙하거나 불길한 일. 어떤 일을 하기 좋지 않은 날. 참고로, 시경(詩經) 패풍(邶風) 곡풍(谷風)에 “훈훈하게 불어오는 동풍에, 날씨가 흐려지며 비가 내리나니, 힘쓰고 힘써 마음을 함께 할지언정, 화를 내서는 안 된다.[習習谷風, 以陰以雨. 黽勉同心, 不宜有怒.]”라고 한 데서 보인다.
- 경척[儆惕] 조심하고 두려워 함. 삼가하여 조심하고 두려워함. 계구(戒懼).
- 타기[惰氣] 게으른 마음이나 기분(氣分). 게으른 마음.
- 방심[放心] 긴장이 풀려 마음을 다잡지 않고 놓아 버림. 안심(安心)하여 주의(注意)를 하지 않음. 모든 걱정을 떨쳐 버리고 마음을 편(便)히 가짐. 염려(念慮)하던 마음을 놓음. 마음을 놓아버리는 것. 주의집중을 하지 않고 마음을 흐트러뜨리는 것. 놓아 버린 선한 마음. 놓아 버렸다는 것은 외물(外物)에 유혹되어 선심(善心)을 잃게 됨을 말한다. 참고로, 맹자(孟子) 고자 상(告子上)에 “인(仁)은 사람의 마음이요, 의(義)는 사람의 길이다. 그 길을 버리고서 따르지 않으며, 그 마음을 놓치고서 찾을 줄을 모르니, 애달프다. 닭이나 개가 달아나면 사람들이 찾을 줄을 알면서도 마음이 달아나면 찾을 줄을 모른다. 학문의 길은 다른 것이 아니다. 달아난 그 마음을 찾는 것일 뿐이다.[仁 人心也 義 人路也 舍其路而弗由 放其心而不知求 哀哉 人有雞犬放則知求之 有放心而不知求 學問之道無他 求其放心而已矣]”라고 하였고, 또 “공자가 이르기를 ‘잡으면 보존되고 놓으면 잃게 되어, 드나듦이 정해진 때가 없으며, 그 정한 방향을 알 수 없는 것은 오직 마음을 두고 이른다.’라고 하셨다.[孔子曰: 操則存, 舍則亡, 出入無時, 莫知其鄕, 惟心之謂與.]”라고 하였다.
- 수섭[收攝] 삼가다. 마음을 다잡다. 휘어잡다.
- 고창[鼓暢] 고무시켜 창성하게 하는 것. 고무시켜 창달하게 하는 것.
- 천기[天機] 만물 속에 내재한 하늘의 기틀. 하늘로부터 받은 본래의 기틀. 선천적으로 타고난 기질이나 성질. 천지자연의 오묘한 작용. 자연의 이법(理法). 내면의 천진(天眞)함. 천부적으로 타고난 기지(機智)나 성품. 하늘이 부여한 재능. 사물의 천연(天然)의 모습. 만물을 주관하는 하늘이나 대자연의 비밀 또는 신비. 모든 조화(調和)를 꾸미는 하늘의 기밀(機密). 중대한 기밀. 천리(天理)가 발용(發用)하는 것. 천부의 영기(靈機). 영성(靈性). 타고난 근기(根器). 조화(造化)의 은밀한 기틀. 참고로, 장자(莊子) 대종사(大宗師)에 “기호와 욕망이 깊은 사람은 천기(天機)가 얕다.[其耆欲深者 其天機淺]”고 하였고, 열자(列子) 설부(說符)에 춘추 시대 진 목공(秦穆公)이 일찍이 말[馬]의 상(相)을 잘 보았던 구방고(九方皐)로 하여금 천리마(千里馬)를 구해 오게 했는데, 3개월이 지난 뒤에야 구방고가 와서 천리마를 얻었다고 하므로, 목공이 어떤 말이냐고 물으니, 구방고가 누런 암말[牝而黃]이라고 대답하므로, 다른 사람을 시켜 가서 보게 한 결과 검은 숫말[牡而驪]이었다. 그러자 목공이 앞서 구방고를 천거한 그의 친구 백락(伯樂)을 불러 책망하기를 “실패했도다. 그대의 천거로 말을 구해 오게 했던 사람은 말의 색깔도 암수도 알지 못하는데, 무슨 말을 알 수 있단 말인가.”라고 하니, 백락이 말하기를 “구방고가 본 것은 곧 천기(天機)이므로, 그 정(精)한 것만 얻고 추(麤)한 것은 잊어버리며, 내면의 것만 중시하고 외면의 것은 잊어버린 것입니다.”라고 했는데, 말을 데려와서 보니, 과연 천하의 양마(良馬)였더라는 고사가 나온다.
【譯文】 身忙閑時, 心放收後.
身體不適宜忙碌, 而是忙碌在閑適餘暇之時, 又可以儆戒警惕惰懈習氣 ; 內心不可以放松, 而是放松於收斂檢攝以後, 又可以鼓動暢達天賦靈機.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