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마다 모내기 끝나갈 때면
엄니 따라서 두렁콩 심었지
매끈한 논두렁 작대기 콕콕콕
엉아가 앞서서 구멍을 파면
엄니가 구멍에 검정콩 쏙쏙쏙
구멍에 알알이 콩알 넣었지
막내는 마지막 재거름 푹푹푹
구멍의 콩알 덮으며 따랐지
논두렁 매끈히 고르던 아버지
동그마니 산에 누워계시고
두렁엔 초목만 울울하니
그나마 들콩이 덩굴 걸치네
문전의 옥답은 사람 떠나니
그대로 산으로 돌아가는데
가슴의 추억만 파고 살자니
잿가루 날리나 눈 앞 뿌옇네
– 안상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