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작은 풀씨를 깨우기 위해
간밤에 비를 내렸다
생명인양 묻어 두면 싹을 틔우는 봄
가슴에 묻어 둔 것들을 틔우려 하네.
담장 옆에 번지듯 돋아나는 새싹들
언 땅을 녹이고
근심의 돌을 밀치고
아침 햇살 앞에 기지개를 켠다.
봄은 일제히 돋아나
번지는 희망, 그리움, 기다림의 씨앗들로
우리 가슴에 묻어 둔
해묵은 풀씨의 이름들을 깨우려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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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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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분[春分] 24절기의 네 번째 절기. 춘분(春分)은 경칩(驚蟄)과 청명(淸明)의 중간에 드는 절기로 양력 3월 21일 전후, 음력 2월 무렵에 든다. 이날 태양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향하여 적도를 통과하는 점, 곧 황도(黃道)와 적도(赤道)가 교차하는 점인 춘분점(春分點)에 이르렀을 때, 태양의 중심이 적도(赤道) 위를 똑바로 비추어, 양(陽)이 정동(正東)에 음(陰)이 정서(正西)에 있으므로 춘분이라 한다. 이날은 음양이 서로 반인만큼 낮과 밤의 길이가 같고 추위와 더위가 같다. 이 절기를 전후하여 농가에서는 봄보리를 갈고 춘경(春耕)을 하며 담도 고치고 들나물을 캐어먹는다. <한국세시풍속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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