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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귀를 경시하고 명의를 중시한다는 그 마음도 버려라 <채근담/취고당검소>


부귀를 가벼이 여길지라도

부귀를 경시하는 마음을 경시하지 못하고

명분과 의리를 중히 여길지라도

명의를 중시하는 생각까지 중시한다면

일로서는 속된 기운을 쓸어내지 못함이요

마음으로는 그 맺힌 것을 잊지 못함이다.

이를 뽑아내어 깨끗이 하지 못한다면

돌을 치우면 잡초가 다시 자라나듯 할 것이다.


能輕富貴,  不能輕一輕富貴之心.
능경부귀,  불능경일경부귀지심.
能重名義,  又復重一重名義之念.
능중명의,  우부중일중명의지념.
是事境之塵氛未掃,  而心境之芥蒂未忘.
시사경지진분미소,  이심경지개체미망.
此處拔除不淨,  恐石去而草復生矣.
차처발제부정,  공석거이초부생의.

<菜根譚채근담/淸刻本청각본(乾隆本건륭본)/修身수신>
<醉古堂劍掃취고당검소/小窓幽記소창유기 : 法법>


  • 명의[名義]  명분(名分)과 의리(義理). 명칭과 그 명칭에 따르는 도의. 대의명분(大義名分). 통감절요(通鑑節要) 당기(唐紀)에, 송경(宋璟)이 장열(張說)에게 이르기를 “명분과 의리가 지극히 중하니, 귀신을 속이기 어렵다. 간사한 자에게 편당하여 올바른 사람을 모함해서 구차히 화를 면하기를 구해서는 안 된다.[名義至重, 鬼神難欺. 不可黨邪陷正, 以求苟免.]”라고 한 데서 보인다.
  • 명의[名義]  어떤 일에 공식적으로 내세우는 문서상(文書上)의 이름. 어떤 집단이나 기관 또는 개인을 대표하여 나타내는 이름으로서 발행이나 이전, 변경, 제출, 증여의 대상이 된다.
  • 우부[又復]  그 밖에 또. 다시 또.
  • 진분[塵氛]  티끌과 먼지. 먼지와 안개. 티끌 세상에 대한 분위기. 세속에 대한 연정.
  • 심경[心境]  마음의 상태 또는 마음의 경지(境地)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한가한 마음과 무위의 심경, 넉넉하고 한가한 심경, 일 있을 때에 일 없을 때의 심경 등 마음의 상태를 나타낸다.
  • 개체[芥蒂]  마음속의 응어리. 원한이나 불평 따위가 가슴 속에 꽉 차 있음. 불만. 울분. 적의. 반감. 맺힌 것. 맺힌 마음. 하찮은 것. 작은 가시가 목에 걸려서 계속 신경 쓰임. 마음에 담아두고 늘 생각하는 것. 겨자와 같은 작은 여분과 오이의 꼭지와 같은 여분. 목구멍에 걸려서 기분이 상쾌하지 않거나 마음에 원혐이 생기는 것을 비유하여 쓰는 말. 참고로, 소식(蘇軾) 이윤론(伊尹論)에 “옛날 군자(君子)들은 반드시 세상에 뛰어난 행실이 있었으나, 구차히 남들과 다르게 하려고 한 것이 아니었다. 경상(卿相)의 지위와 천금(千金)의 부유함을 마음에 연연하여 달갑게 여기지 않았던 것은 장차 스스로 자기 마음을 넓혀 궁달(窮達)과 이해(利害)로 하여금 자기 마음에 개체(芥蔕)가 되지 못하게 하여, 자신의 재주를 온전히 해서 훌륭한 일을 성취함이 있고자 했던 것이다.[古之君子, 必有高世之行, 非苟求爲異而已. 卿相之位, 千金之富, 有所不屑, 將以自廣其心, 使窮達利害, 不能爲之芥蔕以全其才, 而欲有所爲耳.]”라고 한 데서 보이고, 금(金)나라 원호문(元好問)의 시 유황화산(遊黃華山)에 “천길 폭포수 갑자기 눈앞에 솟아, 평생 맺힌 응어리를 단숨에 씻어낸다.[懸流千丈忽當眼, 芥蒂一洗平生胸.]”라고 한 데서 보이고, 송(宋)나라 소식(蘇軾)의 시 송로도조(送路都曹)에 “괴애노인은 한이 없어, 단번에 가슴속 불쾌를 씻어 버린다.[恨無乖崖老, 一洗芥蒂胸.]”라고 한 데서 보인다. 괴애(乖崖)는 북송 때 문인관료였던 장영(張咏)의 호이다. 장영은 담소(談笑)하면서 서촉(西蜀)의 반란군을 평정하여 태평하게 다스린 것으로 유명하다. 개체(芥滯). 개체(芥懘). 개체(芥蔕). 개체(芥蒂).
  • 공[恐]  두렵다. 아마. 추측컨대. 으르다.

【譯文】 拔除塵芥,  澄靜心念.
能夠輕視富裕顯貴,  不能減輕一些富裕顯貴的心思  ;  能夠重視名聲道義,  又再加重一份名聲道義的意念.  這是事物境界的塵俗氣氛沒有掃除,  內心境界的怨恨不滿沒有忘卻.  這些地方拔除不幹淨,  恐怕石頭移去草木就重新生長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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