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雜興九首[其五]잡흥9수5 / 이룬 것 없이 늙어 / 崔惟淸최유청


默默又默默[묵묵우묵묵]   이룬 것 없이 아무 이룬 것 없이

百年會有極[백년회유극]   백년 인생 마침내 끝을 맞누나

頭上蓬已踈[두상봉이소]   머리 위 엉긴 백발 이미 성근데

眼邊花正黑[안변화정흑]   이제 눈마저 어지럽고 침침해라

春至苦無悰[춘지고무종]   봄이 와도 괴롭고 즐겁지 않으니

夢歸竟何益[몽귀경하익]   꿈속에서 돌아간들 무슨 소용이랴

擧頭看白日[거두간백일]   고개 들어 밝은 해 바라보노니

長安在西北[장안재서북]   서울은 저 멀리 서북쪽에 있는데

<雜興九首[其五]잡흥95 / 이룬 것 없이 늙어 / 崔惟淸최유청 : 東文選동문선>


  • 최유청[崔惟淸]  고려(高麗) 시대의 학자이자 문신이다. 자는 직재(直哉)이고 본관은 창원(昌原)이며 문하시랑 최석(崔奭, 崔錫)의 아들이다. 예종 때 과거에 급제했으나 학문이 완성되지 않았다 하여 벼슬을 하지 않고 독서에만 힘썼다. 후에 추천을 받아 직한림원(直翰林院)이 되었으나 인종초에 이자겸(李資謙)의 간계로 파직되었다. 이자겸이 몰락한 뒤 내시(內侍)가 되었고, 좌사간(左司諫)·상주수(尙州守)·시어사(侍御史)를 역임하였다. 1132년(인종10)에 예부원외랑(禮部員外郎)으로 진주사(陳奏使)가 되어 송나라에 다녀왔다. 1142년에 간의대부(諫議大夫)로 금나라에 다녀와 호부시랑(戶部侍郎)에 제수되었고, 동북면병마부사(東北面兵馬副使)·승선(承宣)을 역임하였다. 1149년(의종3)에 참지정사, 중서시랑평장사가 되고, 2년 후 왕제 대령후(大寧侯)가 참소된 사건에 처남인 정서(鄭敍)와 함께 관련되어 남경유수사(南京留守使)로 좌천되고, 6년 뒤 충주목사(忠州牧使), 광주목사(廣州牧使)로 좌천되었다. 1161년(의종15)에 중서시랑평장사에 오르고, 정중부의 난 때 다른 문신은 모두 화를 입었으나 평소 그의 덕망에 감화한 무신들이 그를 보호하여 화를 면했다. 명종이 즉위하자 중서시랑평장사에 다시 임명되었고 이어 수사공집현전대학사판예부사(守司空集賢殿大學士判禮部事)로 치사했다. 경사에 해박했으며, 불경에도 관심이 깊어 많은 학생과 승려의 자문에 응했다. 왕의 조서를 받들어 이한림집주(李翰林集註)을 편찬했고 유문사실(柳文事實)을 주해했다. 문집에 남도집(南都集)이 있으며 동문선(東文選)에 6수의 시와 45편의 문이 실려 있다. 시호는 문숙(文淑)이다.
  • 묵묵[默默]  뜻을 얻지 못한 모양. 묵묵하다. 아무 말 없이 잠잠(潛潛)하다. 묵묵히. 말없이. 소리 없이.
  • 백년[百年]  백년(百年)은 한 생을 가리킨다. 사람이 살아가는 일평생. 사람의 일생(一生)
  • 안화[眼花]  안중화(眼中花)라고도 하며, 눈이 침침하고 꽃이 날리는 것처럼 어른어른하여 잠시 어지러워지는 것을 말한다. 두보(杜甫)의 시 음중팔선가(飮中八仙歌)에 “하지장이 말을 타면 흔들흔들 배를 탄 듯, 눈은 어른거려 우물 속에 빠져 자기도 한다네.[知章騎馬似乘船 眼花落井水底眠]”라고 하였다.
  • 백일[白日]  구름이 끼지 않은 맑은 날의 밝게 빛나는 해. 대낮. 백주(白晝). 밝은 태양으로 군왕을 비유한다.
  • 백일[白日]  시간. 세월. 백거이(白居易)의 시 호가행(浩歌行)에 “세월을 묶어둘 긴 끈이 없고, 젊은 날 머물게 할 단약도 없네.[既無長繩繫白日 又無大藥駐朱顔]”라고 하였다.
  • 장안[長安]  시문에서 즐겨 쓰는 도성(都城)의 대칭이다.
  • 장안일[長安日]  장안(長安)의 해. 군왕을 비유한다. 당나라 두보(杜甫)의 시 건도12운(建都十二韻)에 “부디 장안에 뜬 해를 굽혀서, 그 빛으로 북쪽 들판 비춰주기 바라네.[願枉長安日 光輝照北原]”라고 하였다. <全唐詩 卷226 建都十二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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