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왕(成王)이 당(唐) 숙우(叔虞)와 소꿉놀이를 하다가, 오동나무 잎을 잘라 규(圭)처럼 당 숙우에게 주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내 이것으로써 그대를 제후에 봉하노라!”
당 숙우가 기뻐하면서 이 사실을 주공(周公)에게 알렸다.
이에 주공이 성왕을 만나 물었다.
“천자께서 당 숙우를 봉하셨습니까?”
성왕이 말하였다.
“나는 그저 당 숙우와 놀이삼아 한 번 그리하였을 뿐입니다.”
그러자 주공이 이렇게 말하였다.
“제가 듣건대, 천자는 실없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습니다. 한 번 말을 내뱉으면 사관은 이를 기록하고, 공인은 이를 칭송하며, 선비들은 이를 찬미하게 됩니다.”
그리고 주공은 당 숙우를 진후에 봉하도록 하였다.
주공 단은 이처럼 설득에 뛰어났다. 한 번 말하여 성왕이 더욱 말을 중히 여기게 하였으며, 아우를 사랑하는 의를 밝혔고, 왕실을 튼튼하게 보필하였다.
<설원 / 군도>
成王與唐叔虞燕居, 剪梧桐葉以為圭, 而授唐叔虞曰:「余以此封汝.」 唐叔虞喜, 以告周公, 周公以請曰:「天子封虞耶?」 成王曰:「余一與虞戲也.」 周公對曰:「臣聞之, 天子無戲言, 言則史書之, 工誦之, 士稱之.」 於是遂封唐叔虞於晉, 周公旦可謂善說矣, 一稱而成王益重言, 明愛弟之義, 有輔王室之固. <說苑 / 君道 :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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