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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이 있던 자리


샘이었다. 샘터였다. 수렁이었다.

지적지적 논바닥인

샘이 있던 자리를 판다.

 

내 모르는 옛날처럼 샘이 솟을까.

장에서 돌아오던 장꾼들이

목축이고 손을 씻고

발에 묻은 장터의 소란을 털고

산골로 다시 돌아갔을

 

다랑논 파 모아 큰 논이 되고

이젠 그럴 듯이 집도 앉을 터

내가 다시 샘의 숨을 틔우고

내 남은 삶을 담을 집을 지을까.

 

– 안상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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